전기료 연료비연동제…전문가 더 미룰 수 없다고 경고
전기료 연료비연동제…전문가 더 미룰 수 없다고 경고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20.11.11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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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제 박사, 투명하고 예측 가능한 전기요금체계 구축 필요성 강조
김성수 교수, 전기료 과도한 억제로 전력수급난 유발할 가능성 제기
임지산 상무, 5년 만에 찾아온 적기 놓치면 몇 년 더 기다려야 지적
한전 본사(전남 나주시 소재) 전경.
한전 본사(전남 나주시 소재) 전경.

【에너지타임즈】 전문가들이 전기요금체계에 연료비연동제도를 도입을 더 미룰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전기요금이 공평·공정하고 합리적인 수준에서 결정될 수 있도록 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장섭 의원(더불어민주당)에서 주최하고 대한전기협회에서 주관한 제4차 전력정책포럼이 ‘2020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투명하고 예측 가능한 전기요금체계 구축’을 주제로 11일 국회 의원회관(서울 영등포구 소재)에서 열렸다.

정연제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주제발표를 통해 공평·공정하고 합리적인 수준에서 전기요금이 결정돼야 할 것이란 전제로 현행 전기요금체계는 제대로 된 원가를 반영하지 못해 비효율성을 초래하는 한편 정책적 목적에 따른 전기요금체계 왜곡으로 인해 교차보조 등 소비자 간 형평성을 저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그는 연료비 변동분을 소매가격인 전기요금에 자동으로 반영함으로써 가격신호를 적기에 제공해 소비자의 합리적인 전력 소비를 유도하는 제도인 연료비연동제도를 전기요금체계에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정 연구위원은 이 제도의 도입 필요성에 대해 전기요금 조정 시차에 따라 발생하는 가격 왜곡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 저유가에 이 제도를 도입함으로써 전기요금 인하 혜택을 부여할 수 있다는 점, 투명하고 예측 가능한 전기요금체계를 마련할 수 있다는 점 등을 손꼽았다.

또 그는 이 제도를 도입함으로써 전기요금 부담 분산과 합리적 소비, 가격 왜곡에 따른 에너지 대체 소비 방지와 효율 개선, 효율적인 생산관리와 비용 최소화 달성, 위험요인 감소를 통한 전력산업 공급 안정성 확보 등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정 연구위원은 저유가가 이어지고 있는 지금이 이 제도를 도입하기 가장 좋은 시점이란 의견을 내놨다.

그는 고유가였다면 물가가 오르는데 전기요금까지 인상하느냐는 비판이 있을 수 있으나 저유가에서 이 같은 비판은 없게 된다는 것을 이유로 손꼽았다. 한전도 저유가에 이 제도를 도입하면 흑자 규모를 줄일 수 있으나 합리적인 전기요금체계를 마련할 수 있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패널토론에 참석한 전문가들도 이 제도 도입의 필요성에 목소리를 높였다.

김성수 한국산업기술대 교수는 전기요금을 인위적으로 낮게 유지하는 정책을 많은 부작용을 낮을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그 대표적인 사례로 2011년 발생한 9.15 순환정전사태를 손꼽았다.

그는 국제유가가 급등하는 시기에 소비자물가를 위해 전기요금을 과도하게 억제하면서 열에너지가 전기로 대체되면서 전력수요가 급증해 전력공급부족사태를 야기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성범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는 한전의 경우 연료비가 저렴한 시기엔 수익이 나지만 연료비가 높은 시기엔 적자가 나고 있다면서 국제통상법적 관점에서 한전은 원가와 적정투자보수가 전기요금에 반영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보완해야 할 것이란 의견을 냈다.

석광훈 녹색연합 전문위원은 국가독점 전기사업자는 정부의 정무적 판단과 통제대상인 탓에 전력시장 개방 없이 연료비연동제도만 시행하면 가격 정상화 노력은 지속적인 효과를 얻기 어렵다면서 실제로 도시가스 분야에 연료비연동제도가 이미 시행 중이나 가스공사 체계에서 여전히 정부와 국회가 임의적 가격개입의 문제점을 손꼽았다.

임지산 삼일회계법인 상무는 연료비연동제도 관련 2011년 이미 도입한 경험이 있으나 전기요금 인상을 염려한 정부에 의해 유보되면서 폐지됐다고 언급한 뒤 과거 경험을 고려할 때 이 제도는 전기요금 인하가 가능한 시점에 시행돼야 국민이 그 효익을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고 큰 논란 없이 이 제도를 안착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제유가가 하향 안정화된 지금이 2015년 이후 5년 만에 찾아온 적기라면서 이 기회를 놓치면 다시 몇 년을 기다려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장섭 의원은 우리나라 전기요금체계는 소비에 왜곡을 가져올 우려로 비합리적인 전기요금체계를 향한 개선의 목소리가 제기돼 왔다면서 미래 전력산업에 대한 국민의 친환경과 안정성 요구는 증대되고 있으나 원가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에너지가격 왜곡 현상이 발생하고 있고 가격 왜곡은 비효율적 에너지소비구조로 이어진단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전기요금체계 개편은 미룰 수 없고 지속 가능한 전기요금체제의 구축방안을 모색해야 할 때라면서 원료가격과 기후환경 등 다양한 비용요인을 고려하고 유연한 전기요금체계를 통해 적정한 공급원가를 반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갑 전기협회 회장(한전 사장)은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에 원료비 등 원가변동요인과 외부비용이 적기에 탄력적으로 반영되는 전기요금체계를 정립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고 언급하면서 우리나라도 미래 지향적 전기요금 체계를 더 이상 늦출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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