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무대응…韓 2100년 피해액 3128조 육박
기후변화 무대응…韓 2100년 피해액 3128조 육박
  • 정아름 기자
  • dkekckd@naver.com
  • 승인 2020.11.09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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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정책평가硏 온실가스 배출경로 기후변화 피해액 보고서 발표
탄소중립 이행하면 피해액 46%인 1667조 줄어들 것으로 분석돼
아르헨티나 파타고니아 지역의 로스 글라시아레스 국립공원의 페리토 모레노 빙산이 녹아 부서져 내리고 있다. / 사진=뉴시스
아르헨티나 파타고니아 지역의 로스 글라시아레스 국립공원의 페리토 모레노 빙산이 녹아 부서져 내리고 있다. / 사진=뉴시스

【에너지타임즈】 우리나라가 기후변화대응에 나서지 않을 때 2100년까지 받을 누적 피해액이 3128조 원에 이르는 반면 탄소중립을 이행한다면 그 피해액을 46%까지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됐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은 온실가스 배출 시나리오를 ▲무대응(No Action)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장기 저탄소 발전전략(LEDS) ▲탄소중립 등 4가지로 나눈 2020년부터 2100년까지 시나리오별 누적 피해액을 계산한 ‘온실가스 배출경로에 따른 기후변화 피해액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고 8일 밝혔다.

연구진은 현 추세대로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상황을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2014년 5차 평가보고서에서 제시한 대표농도경로(RCP) 8.5로 설정했다. IPCC는 RCP 8.5일 경우 2081년부터 2100년까지 지구 기온이 3.7℃, 해수면은 63cm 상승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이 보고서는 현재 에너지 소비 경향과 규제 수준을 2100년까지 유지한다면 올해부터 2100년까지 80년간 누적 피해액은 3128조 원에 달하고, 4000조 원 이상 누적 피해액이 발생할 확률도 20%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이 보고서는 LEDS에 의거 2050년까지 탄소배출을 75% 수준으로 줄이고 이후 점진적으로 탄소 배출량을 줄이면 피해액은 64% 수준인 2008조 원으로 줄어들고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이행하면 같은 기간 발생하는 누적 피해액은 1667조 원으로 많이 감소해 기후변화 무대응 시 발생하는 피해액보다 46%나 적은 것으로 분석했다.

LEDS와 탄소중립을 이행하면 4000조 원 이상 피해액이 발생할 확률도 1.8%와 0.0002%로 크게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이 보고서는 기후변화 무대응 시 2100년 세계기후변화에 따른 누적 피해액은 국내총생산(GDP) 6.0% 수준으로 나타났으나 탄소중립을 이행하면 누적 피해액은 GDP 1.9% 수준으로 계산했다.

그러면서 연구진은 기후변화 피해액과 대규모 피해발생 확률을 고려하면 보다 선제적 온실가스 감축이 요구되고 탄소중립 시나리오에서 대규모 피해발생 확률이 현저하게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뿐만 아니라 이 보고서는 각국이 제출한 NDC를 이행하면 2100년 지구 기온이 현재보다 27℃ 오를 것이란 전망하고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합의된 지구 기온 상승 제한 온도인 2℃를 훌쩍 뛰어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NDC는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 당사국들이 자국의 상황과 역량을 고려해 마련한 2030년까지 자발적 온실가스 감축 기여 방안이다. 장기적 관점에서 기후변화정책 비전을 담은 LEDS와 달리 NDC는 목표 달성 여부를 주기적으로 점검·평가받아야 한다.

우리 정부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현재 수준 대비 37% 감축하는 내용의 NDC를 지난 2018년 유엔에 제출한 바 있다.

다만 유엔환경계획(UNEP)은 지난해 발간한 ‘배출량 갭 보고서(Emissions Gap Report)’를 통해 각국에서 제출한 NDC만으로 파리기후변화협약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우리 정부는 이 같은 지적에 NDC 수정을 검토하고 있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지난 5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회의에 출석해 2050년 탄소중립 계획에 맞는 NDC를 수정하기 위해 논의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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