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가스터빈 종주국 美 본토 가나?
한국형 가스터빈 종주국 美 본토 가나?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20.09.24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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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발전‧두산重 북미지역 한국형 가스복합발전사업 공동개발 뜻 모아
국내외 가스터빈 시장 동시 공략으로 상용화 도모하는데 큰 의미 있어
분산전원 등 틈새시장과 정비서비스 등으로 단점을 보완한 전략 구사
美 가스터빈 테스트베드 제공했던 韓 설움 딛고 美 테스트베드로 활용
두산중공업에서 독자모델로 개발한 한국형 발전용 가스터빈.
두산중공업에서 독자모델로 개발한 한국형 발전용 가스터빈.

【에너지타임즈】 한국형 가스복합발전시스템이 북미지역 진출 가능성을 타진하는 행보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형 가스터빈을 개발한 두산중공업과 국내에서 상용화에 큰 힘을 보태고 있는 서부발전이 손을 잡고 셰일가스 보급 확대 등으로 가스복합발전시스템 수요가 급증하는 북미지역 진출에 뜻을 모았기 때문이다.

4만 개에 달하는 부품으로 구성된 가스터빈을 두산중공업이 300곳에 달하는 기업과 함께 공급하는 탓에 이 프로젝트가 성공할 경우 두산중공업뿐만 아니라 300곳에 달하는 기업이 새로운 시장에 진출하게 되는 셈이다.

한국서부발전(주)(사장 김병숙)은 두산중공업‧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 등과 함께 발전용 가스터빈 개발로 완성된 한국형 가스복합발전시스템 수출을 위해 공동으로 협력하기로 하고 지난 22일 서울 모처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협약을 체결했다.

이 협약이 체결됨에 따라 이들은 가스복합발전시스템 수출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해 오는 10월 팀-코리아를 구성해 연말부터 북미지역 등을 대상으로 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설 방침이다.

이 행보는 국내‧외 가스터빈 시장을 동시에 공략함으로써 최단기간 내 가스터빈을 상용화시킬 수 있다는데 큰 의미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현재 서부발전은 미국 코네티컷(Connecticut)주에서 추진하고 있는 KEC(Killing Energy Center) 가스복합발전사업을 개발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사업으로 미국 가스복합발전시장에 진입해 입지를 굳힌 뒤 한국형 가스복합발전시스템을 수출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는데 방점을 찍고 있다. 이 사업은 한국개발연구원(KDI) 예비타당성조사를 받고 있다.

서부발전은 가스터빈 제작회사들이 이미 독점한 시장보다 규모는 작지만 분산전원형태로 운영될 수 있는 틈새시장을 중심으로 사업을 개발할 계획이며, 두산중공업은 기존 가스터빈 제작회사의 까다로운 정비서비스 횡보를 완화한 정비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후발주자란 단점을 각각 보완해 나가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세문 서부발전 해외사업처장은 “서부발전은 국내 시장만으로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개발한 두산중공업 가스터빈이 상용화되기에 역부족이라고 판단해 이 프로젝트를 추진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다만 두산중공업이 가스터빈 시장에서 후발주자이란 점을 고려해 서부발전은 전략적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상용화시킨 뒤 두산중공업 후속 모델을 통해 가스터빈 시장 확대를 도모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한국형 가스복합발전시스템이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또 다른 의미가 있다. 미국 가스터빈 제조회사인 GE가 우리나라를 기반으로 세계 시장 점유율을 크게 확대한 바 있기 때문이다.

GE는 가스터빈 시제품을 서인천복합화력‧신인천복합화력에 각각 공급하면서 세계 시장에서 모두 900기에 달하는 가스터빈을 판매한 바 있다.

이에 앞서 서부발전은 국내에서 한국형 가스복합발전시스템 상용화를 위해 발전설비용량 495MW 규모 김포열병합발전사업에 두산중공업에서 개발한 가스터빈을 적용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두산중공업에서 독자적으로 개발한 발전설비용량 270MW급 가스터빈 설치‧실증 후 현재 개발 중인 업그레이드 모델인 340MW급 가스터빈 설치‧실증 등으로 한국형 가스터빈이 실적을 쌓을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김병숙 서부발전 사장은 한국형 가스터빈 상용화 관련 이미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일부 가스터빈 제작회사와의 기술격차를 단기간 내 따라잡을 수 있는 압축성장에 대한 필요성을 어필한 뒤 자생적인 생태계 구축을 위한 초기물량과 실증운전을 통한 성능검증이 수반돼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 서부발전은 한국형 가스터빈이 자생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실증 참여를 통한 마중물 역할로 생태계 활성화와 세계 시장 진출 교두보를 확보할 수 있도록 그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언급한 뒤 “국내 실증 성공과 함께 수출을 바탕으로 새로운 신화를 쓸 것”을 약속했다.

정연인 두산중공업 사장은 “이 같은 시도는 한국형 가스터빈 첫 수출을 앞당기는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한 뒤 “앞으로도 두산중공업은 가스터빈산업을 유관 협력회사들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육성해 나갈 것”이란 의지를 표명했다.

한편 두산중공업은 2013년 정부 예산 600억 원과 자체 예산 1조 원을 투입해 2010년 처음으로 출시된 H-클래스를 모델로 한 270MW급 가스터빈모델인 ‘DGT6-300H S1’을 개발한데 이어 창원공장 내 부하성능시험장에서 성능시험을 하고 있다. 또 이 모델과 함께 2014년 처음으로 출시된 H+-클래스를 모델로 한 340MW급 가스터빈모델인 ‘DGT6-300H S1+’를 함께 개발하고 있다.

가스터빈은 항공기 제트엔진을 모태로 출발했고, 발전시장이 성장하면서 급격한 기술발전을 이뤄진 제품으로 현재 가스터빈 독자 모델을 보유한 기업은 GE(미국)·SIEMENS(독일)·MHPS(일본) 등이다. 이들 기업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제트엔진을 보유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운영 중인 가스터빈은 모두 158기다.

이중 제작회사별 가스터빈을 살펴보면 ▲GE(미국) 40기(비중 25.3%) ▲SIEMENS(독일) 34기(21.5%) ▲MHPS(일본) 27기(17.1%) ▲Westinghouse(미국) 25기(15.8%) ▲Alstom(스위스) 20기(12.7%) ▲두산중공업(MHPS 생산면허) 12기(7.6%) 등으로 집계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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