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이 유모차 탄다?…전력도매시장 개편 지금이 골든타임
성인이 유모차 탄다?…전력도매시장 개편 지금이 골든타임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20.07.12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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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거래소 주관 서울국제전력시장 컨퍼런스에서 이 같은 지적 이어져
발전단가 중심 변동비반영시장 20년째 이어지고 있다는 문제점 제기돼
예비율↑ 연료비↓ 그린뉴딜↑ 등 감안할 때 지금이 전력시장 개편 적기
박종배 교수, 지금의 기회 놓치면 10년 뒤에 이 같은 얘기 다시 할수도
지난 10일 코엑스인터콘티넨탈호텔(서울 강남구 소재)에서 전력거래소가 제16회 서울국제전력시장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왼쪽부터 조영탁 전력거래소 이사장, 주영준 산업부 에너지자원실 실장, 양이원영 의원(더불어민주당), 박종배 건국대 교수, 옥기열 전력거래소 팀장.
지난 10일 코엑스인터콘티넨탈호텔(서울 강남구 소재)에서 전력거래소가 제16회 서울국제전력시장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왼쪽부터 조영탁 전력거래소 이사장, 주영준 산업부 에너지자원실 실장, 양이원영 의원(더불어민주당), 박종배 건국대 교수, 옥기열 전력거래소 팀장.

【에너지타임즈】 내년이면 전력시장이 개설된 지 20년이 되지만 이 시장 개설 한시적으로 운영하기로 했던 변동비반영시장이 현재까지 이어지면서 이를 빗대어 성인이 유모차를 타고 있는 격이란 지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전력시장 개편을 서둘러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졌다. 전력예비율이 높다는 점과 발전연료비가 낮다는 점, 정부에서 강한 에너지전환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지금이 전력시장 개편 골든타임으로 손꼽히고 있기 때문에서다.

전력거래소(이사장 조영탁)는 지난 10일 코엑스인터콘티넨탈호텔(서울 강남구 소재)에서 ‘한국 전력산업 전환점-도매전력시장 개선과 에너지신산업 육성’을 주제로 한 제16회 서울국제전력시장 컨퍼런스(The 16th Seoul Internatuonal Conference on the Electricity Market)를 개최했다.

현재 전력시장은 발전단가를 중심으로 한 경제급전인 변동비반영시장(CBP). 이 시장은 전력시장 개설 당시 도입됐으며, 당시 전력시장에 가해질 충격 완화와 안정적인 시장운영을 목표로 잠시 도입할 예정이었지만 지금까지 개편되지 못하고 있다.

이날 컨퍼런스에서 전력시장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현재 에너지환경변화 등을 감안할 때 전력시장을 개편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라는 것이다. 이 기회를 놓이게 될 경우 전력시장 개편은 묘연해 진다는 것이다.

주영준 산업부 에너지자원실장은 “내년이면 우리나라 전력시장은 20년임에도 불구하고 2001년 전력산업구조개편에 의거 전력시장 개설 후 현재까지 개편 없이 유지되고 있다”고 현재 전력시장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어 그는 정산조정계수제도와 한전에만 의존하고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전력시장 내 제대로 된 경쟁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고 충분한 가격신호를 주지 못하는 문제점이 이어지고 있다고 예를 들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현 전력시장 관련) 성인이 유모차를 타고 있는 겪이란 비판이 나올 정도”라고 현재 전력시장 문제점을 꼬집었다.

박종배 건국대 교수는 전력시장 개편 필요성 관련 북미·유럽지역 내 재생에너지 급증에 따라 이 지역 전력시장은 체계적인 유연성 확보를 위해 정교한 전력시장 구현과 신기술 유인에 나사고 있다고 소개했다.

다만 박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 전력시장인 변동비반영시장과 한전과 발전공기업 간 정산을 조정하는 정산조정계수제도는 에너지전환 추진과 온실가스 감축, 신산업·신기술 유인 등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출력변동성이 높은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아지면서 원전·석탄발전 등 기저발전 정지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변동비반영시장 규제 기반으로 계통운영과 시장운영에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옥기열 전력거래소 팀장도 현재 전력시장 문제점으로 전력예비력·송전제약 등 실제 계통여건을 반영하지 못하는 전력거래로 전력거래 실효성이 상실되고 있다고 문제점을 꼬집었다. 그 일환으로 제주의 경우 계통안정성을 위한 필수운전을 고려하지 않는 거래제도에 따른 시장가격이 심각하게 왜곡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현행 전력시장 관련 경쟁구조 한계와 비용평가제도·정산조정제도 등으로 인해 선도시장이 될 수 없는 한계점과 함께 하루전시장 미비, 당일·실시간시장 미비, 시장외적제약정산, 전력거래량·급전지시이행유인 미흡 등으로 현물시장이 성숙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전력시장 관련 문제점들이 제기된 가운데 더 늦기 전에 전력시장 개편이 서둘러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졌다.

박종배 교수는 현재 전력예비율이 높다는 점과 함께 가스복합발전 발전연료인 천연가스가격이 낮다는 점, 에너지전환에 대한 정부의 의지 등을 감안할 때 전력시장을 개혁할 적기라고 진단하면서 지금 전력시장을 개혁하지 않으면 10년 후에도 이 같은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우려했다.

그러면서 그는 전력시장 개선방안으로 단기적으로 ▲단계적 제약 반영 통한 전력시장 효율성 증대 ▲신재생에너지 예측과 가격결정 반영 ▲일반발전기·기저발전기 분리 ▲실시간전력시장인프라 등 구축, 중정기적으로 ▲하루전시장·실시간시장·전력예비력시장 통합 다중통합시장 개설 ▲신재생에너지 입찰을 통한 시장 참여 ▲전력도매시장과 전력소매시장 연동 등을 각각 제시했다.

조영탁 전력거래소 이사장은 “최근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코로나-19 이후 지속가능복구계획에 에너지 관련 투자와 장기가격신호 정합성을 강조한 바 있고 전력시장은 가격신호를 제공해주는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뒤 “에너지신산업 성공은 전력시장제도 성공과 매우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고 강조했다.

양이원영 의원(더불어민주당)은 “그린뉴딜이 본격화되면서 에너지산업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언급한 뒤 “전력시장이 어떻게 변화하느냐가 그린뉴딜, 재생에너지 보급, 에너지효율개선사업 등에 대한 성공의 열쇠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자리에서 전력시장 개편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전력거래소는 전력시장 개편을 본격화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옥기열 팀장은 재생에너지 확대에 대응한 전력계통 윤영성과 전력계통 안정성을 확보하고 재생에너지 수용성 확대를 위한 출력유연성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정부와 전력거래소는 1단계 전력시장(현물시장)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개편방향으로 ▲제약발전계획 기반 하루전시장 ▲계통한계가격 / 지점한계가격 ▲당일시장·실시간시장·전력예비력시장 ▲보조서비스용량 가치 등 보상합리화 ▲비용평가 개선 / 가격입찰 도입 등을 내놨다.

그러면서 그는 기본설계 마련과 시장가격·거래대금 분석 등을 추진하고 있으며, 앞으로 정책협의를 거쳐 올해 하반기부터 전력시장 의견수렴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반면 기존 전력시장 참여자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이날 컨퍼런스에 참석한 한 민간발전회사 관계자는 “현재 전력시장이 개편돼야 한다는 것에는 동감하지만 현재 전력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발전사업자가 변동비반영시장을 반영해 사업을 추진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적잖은 혼란이 있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지난 10일 코엑스인터콘티넨탈호텔(서울 강남구 소재)에서 전력거래소가 제16회 서울국제전력시장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지난 10일 코엑스인터콘티넨탈호텔(서울 강남구 소재)에서 전력거래소가 제16회 서울국제전력시장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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