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公, 조직문화 '확' 바꾸고 새롭게 태어난다
석유公, 조직문화 '확' 바꾸고 새롭게 태어난다
  • 윤병효 기자
  • ybh15@energytimes.kr
  • 승인 2009.08.14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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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AT 3020’ 달성 위해 성과중심 전략경영 체제 도입
해외 컨설팅社 자문용역 마치고 조직재정비 본격 착수
빠른 의사결정·해외자산 적시 인수 위해 해외본부 설립

<기획특집>-글로벌 석유개발기업으로 도약위해 ‘변화’ 선택한 한국석유공사

한국석유공사가 중견규모의 세계적 석유개발회사로 거듭나기 위해 파격적인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2012년까지 일일생산량 30만배럴, 매장량 20억배럴을 확보한다는 ‘GREAT KNOC 3020’ 전략목표를 세운 석유공사는 이를 성공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실질적 성과보상제 도입, 그리고 석유개발업무의 역량 강화 등의 내용을 담은 변화 안을 곧 도입 적용할 계획이다.

하지만 석유공사의 이런 변화가 제대로 정착될지 의심하는 사람들도 많다. 예전에 많은 공기업들이 이런 변화를 시도했다가 결국 흐지부지하게 끝난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석유공사의 이번 시도는 호락호락하게 끝날 것 같지 않다. ‘강대리’란 별명이 붙을 정도로 철저한 업무주의자인 강영원 사장의 강력한 의지아래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공사 내부직원들도 석유공사를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해선 새로운 조직문화가 필요하다는 의식을 공감하고 있어 최대한 변화의 흐름에 동참하는 모습이다.

석유공사의 파격적 변화가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타 공공기관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석유공사가 어떤 변화를 준비하고 있는지 자세히 알아보고자 한다.

 

◇‘GREAT KNOC 3020’ 전략목표 달성의 꿈, 개개인 의지에 달렸다= 석유공사는 ‘GREAT KNOC 3020’ 전략목표를 성공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전략경영의 실행에 경영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전략경영 실행은 기업차원의 커다란 전략목표를 실현가능하도록 팀 단위 그리고 각 개인별로 목표를 세분화하고 전략목표 특성에 맞게 적용시키는 것.

따라서 공사 직원 개개인마다 달성 목표가 주어진다. 이 목표들이 하나 둘씩 달성되면 종국엔 전략목표라는 커다란 과제가 이뤄지게 되는 것이다.

사실 석유공사는 이전에도 전략경영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다. 하지만 기업전체 목표와 세부조직 목표 간의 연계성이 부족해 직원들이 목표 달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 문제였다.
석유공사는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기존의 주요성과지표(KPI)를 모두 재검토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불필요한 지표들은 없애고 반드시 필요한 업무 중심으로 지표를 새로 설정했다.

또한 그 수준을 높이기 위해 149개 지표 중 80%에 해당하는 119개를 상향조정하고 중점추진 과제 176개를 새로 발굴했다. 이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6월 중순부터 경영진과 중간 관리자급(처실장, 팀장, 과장) 전원이 참석하는 회의가 2주간 계속 열렸으며, 7월 1일에는 이들이 참석한 ‘성과지표 쇄신 및 목표 서명식’이 개최됐다.

또한 이런 성과지표들이 제대로 달성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월간, 분기, 반기 별로 성과분석회의가 열리고, 경영자가 상시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전략경영정보시스템(SEM)도 구축했다.

석유공사는 성과지표 중심의 전략경영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석유공사 대형화 목표실행을 위한 내부 역량이 높아지고, 전체 조직원간에 공감대 형성이 높아지며, 성과중심 기업문화가 정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무늬만 연봉제 아닌 실질적 연봉제 도입한다= 전략경영시스템을 제대로 실행하기 위해선 직원들의 적극적인 참여의지가 필요하다. 또 이 참여의지를 이끌어 내기 위해선 직급이 아닌 철저한 성과에 따른 보상이 중요하다. 이런 이유로 성과보상제는 민간기업에선 쉽게 적용이 가능하지만 관료제 성격이 짙은 공공기관에선 제대로 정착되지 않는다.

석유공사 역시 연봉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평가와 보상의 연계가 미흡해 무늬만 연봉제 시행이라는 소리를 들었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기존 관행을 모두 뒤집고 성과에 따라 기본연봉까지 차이를 두는 실질적 연봉제를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석유공사의 연봉제 개선내용에 따르면 고성과자와 저성과자 간의 보상차이를 늘리기 위해 기본연봉 차등을 현재보다 2배로 늘리고 성과연봉 차등도 현재 ±65%에서 ±300%까지 늘릴 계획이다.
또한 성과와 역량이 저조한 성과관리 개선 대상자에 대해서는 현행 기본연봉의 5%를 감축하고 경력개선 프로그램과 전직지원제도를 통해 개인 역량을 높일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성과보상제를 기초로한 실질적 연봉제 도입은 아직 노조와 협의를 거쳐야 하는 단계를 남겨두고 있다.

 

 

◇2012년 세계 석유개발기업 50위권 위해 석유개발 강화에 집중= 석유공사의 원유 생산량은 현재 일일 약 7만배럴 규모로 세계 석유개발기업 가운데 간신히 90위권에 머물고 있다. 이를 3년 만인 2012년까지 일일 30만배럴 규모의 50위권으로 높이기 위해선 가장 필요한 게 석유개발 부문의 역량강화이다.

석유공사는 현재의 기술부문 역량을 최단시간 안에 획기적으로 높이기 위해 E&P(탐사·생산) 분야의 세계적 컨설팅 기업인 우드맥킨지(Wood Mackenzie)사와 액센추어(Accenture)사로부터 자문을 받았다.
우드맥킨지는 공사의 전반적 성장전략 부문을, 액센추어는 성정전략에 필요한 조직·인력 구성과 기술력 향상과정 부문에 대한 자문을 했다.

두 자문을 종합해 전략목표 실행을 위한 로드맵 구상을 마친 석유공사는 조직, 인력, 기술력, 자산인수, 프로세스 등 5분야에 걸친 9가지 주요 추진과제를 세우고 이를 전담해 추진할 ‘성장전략 실행추진반’ 임시조직도 만들었다.

9가지 과제의 주요내용으로는 글로벌 E&P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석유개발부문을 총괄하는 부사장제를 전격도입하고 석유개발연구원의 기능과 역할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E&P 전문기술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스페셜리스트(Specialist) 제도를 도입키로 했다. 이 제도는 기술자의 역량을 최고로 높이기 위한 것으로, 이들이 승진시점에서 기술부문과 관리부문으로 나눠 진출할 수 있게 만들었으며 기술부문 진출자에 대해서는 역량을 높일 수 있는 모든 지원을 다 해준다.

글로벌 기업문화를 정착하기 위해 가까운 시일 내에 인사고문(HR adviser)과 석유개발연구원장 등 2개 직위에 대해 해외전문인력을 채용하고 향후 범위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해외본부를 설치해 빠른 정보력 습득과 의사결정으로 해외자산 매입을 적시에 이룰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석유공사의 대형화 목표인 ‘GREAT KNOC 3020’ 이란?

지난해 6월 석유공사는 2012년까지 세계 중견규모의 석유개발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대형화 방안을 발표했다. 주요 골자는 2012년까지 일일생산량을 30만배럴로 늘리고, 매장량은 20억배럴을 확보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올해 3월 발표한 석유공사의 전략목표인 ‘GREAT KNOC 3020’이다. 정부는 이를 지원하기 위해 법정자본금을 10조원에서 30조원으로 늘리고 직원 수도 500여명에서 2500명으로 충원할 계획이다.

석유공사는 전략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탐사광구 위주의 확보에서 생산광구와 석유개발기업 인수를 적극 추진키로 했으며, 원자재가격이 많이 하락한 최근 시기를 최대한 이용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자본금 확충을 위해 정부에서 재원4조1000억원을 포함해 19조원을 투입하고, 석유기업 인수 시 고급 기술인력, 운영노하우도 등도 함께 확보해 석유기업으로서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심해유전개발이 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심해탐사 등 핵심기술을 자체 개발하고 해외 서비스기업과 전략적 제휴를 맺어 기술수준을 높힌다. 사업부서 가운데 개발부문을 확대하기 위해 비개발부문의 인력을 재교육시켜 개발부문 인력으로 활용하고 단일 기업으론 세계 최대 천연가스 구매력을 갖고 있는 가스공사와 전략적 협력 체제를 구축해 사업진출과 인력양성에서 시너지효과를 거둘 계획이다. 

석유공사 대형화가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우리나라 석유 자주개발률은 2012년 18.1%에서 최대 25%까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초대형 광구에 대한 독자적 운영 기술력 확보도 가능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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