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도약 시급하나 낡고 눈높이 맞지 않는 규제들이 발목 잡고 있다 진단
모래알처럼 흩어져 있는 회원사 목소리 한데 모으고 국회·정부 등 소통 방점
【에너지타임즈】 도시가스 수요 정체 등으로 구조적 한계에 직면한 도시가스업계가 그 동안 치중했던 수직적 성장을 뒤로 하고 수소산업 등 수평적 성장을 도모하는데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송재호 신임 도시가스협회 회장은 지난 13일 취임 후 처음으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도시가스산업을 둘러싼 현안을 냉철하게 진단한 뒤 앞으로 도시가스업계 구심점인 도시가스협회를 이끌어갈 방향을 이 같이 제시했다.
그는 수소·연료전지·열병합발전 등으로 도시가스업계는 수평적 성장을 이뤄내야 하나 낡은 규제와 눈높이에 맞지 않은 규제 등으로 만만찮은 현안들에 직면해 있다고 언급한 뒤 이 현안을 풀어내는데 역량을 집중할 것이란 당찬 포부를 밝혔다.
그 일환으로 그는 현재 도시가스산업을 둘러싼 현안을 풀어내기 위해 백사장 모래알처럼 흩어져 있는 회원사 목소리를 하나로 모으는 한편 이 목소리가 국회·정부·유관기관 등에 전달될 수 있도록 채널을 만들 것이란 구체적인 방안을 내놨다.
먼저 송 회장은 최근 도시가스산업 관련 기본적으로 정체기인데다 지역독점이란 태생적 한계와 관련 서비스에 대한 높은 기대치 등 도시가스업계는 구조적 한계에 봉착해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현재 도시가스산업) 성장은 고사하고 후퇴하지 않는 것이 목표일 정도”란 어려운 상황임을 설명한 뒤 “앞으로 5~10년 뒤 도시가스회사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 생각하면 등골이 오싹해질 정도”란 말로 현재 위기상황을 표현했다.
그러면서 그는 “(도시가스협회 역할 관련) 지난 36년과 앞으로 5년은 180도 달라져야 하고 (도시가스협회는) 미래란 키워드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언급한 뒤 “이 같은 변화는 사면초가인 도시가스산업을 둘러싼 위기를 돌파할 수 이을 것”이란 희망메시지를 전했다.
그렇다면 사면초가인 도시가스업계 돌파구는 무엇일까.
송 회장은 “예년처럼 도시가스산업이 수직적 성장을 할 수 없어 절망적인 것은 사실이지만 희망이 없는 것도 아니다”라면서 “수소·연료전지·열병합발전 등 수평적 성장을 모색한다면 도시가스업계는 새로운 도약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현 정부에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에너지전환정책 관련 “천연가스는 궁극적으로 이 정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가는 가교(假橋)역할을 하게 될 것이란 것에 이견이 없다”면서 “앞으로도 천연가스 위상은 더욱 강화되고, 그런 탓에 도시가스업계도 수소·연료전지·분산전원 등에서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 일환으로 그는 현재 수소 생산 관련 기술·경제적 측면에서 그린수소 생산은 상용화에 상당한 물리적 시간을 필요로 한다고 할 때 천연가스 기반 수소 생산이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수소경제 실현을 위해 정부 지원과 투자가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수소인프라 구축에 도시가스업계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낡은 규제와 눈높이에 맞지 않은 규제가 도시가스산업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 예로 그는 “(경동도시가스가) 울산시 요청으로 울산지역에 수소배관 건설을 추진했으나 도시가스회사가 수소배관을 건설하지도 보유하지도 못하도록 현행법은 규제하고 있어 사업을 포기해야만 했다”면서 “이 같은 낡은 규제들이 많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안으로 “도시가스업계가 수소경제에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담은 로드맵을 수립한 뒤 정부에 건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에너지전환정책 일환으로 분산전원 확대 보급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 송 회장은 도시가스업계가 수평적 발전을 할 수 있는 사업으로 가스냉방·열병합발전·연료전지 등을 손꼽았다.
그는 가스냉방의 경우 단순한 지원에 불과하고 연료전지를 통한 열 공급은 현행법상 집단에너지사업자가 거부할 수 있도록 돼 있어 관련 산업은 절름발이라면서 낡은 규제와 눈높이에 맞지 않는 규제들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
그러면서 그는 대안으로 가스냉방 관련 장기보급 목표 수립과 제도개선 방안 마련, 열병합발전 관련 분산전원 편익에 대한 지원제도 마련, 연료전지 관련 발전공기업과 긴밀한 협력으로 지역사회 편익 제고와 지역주민 복지 향상을 위한 공급자와 지역주민이 공생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어낼 것을 약속했다.
이와 함께 송 회장은 천연가스 직수입 관련 사각지대가 도시가스업계를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정부에서 천연가스 직수입을 권장하는 것이 틀린 것은 아니라고 보지만 사각지대 관련 정부에서 국내로 도입한 천연가스 재판매를 불허하자 천연가스직수입사업자가 싱가포르에 법인을 만들어 우회적으로 천연가스를 재판매하고 있다는 점 등을 손꼽았다.
이어 그는 천연가스직수입사업자가 편법을 동원해 사익을 추구할 수 있는 천연가스 직수입 사각지대 해소를 해소하기 위해 도시가스업계는 올 하반기에 한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그는 가스공사 개별요금제 관련 발전용에서 산업용으로 적용범위를 확대하는 용역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발전용과 달리 산업용은 연료전지와 열병합발전 등의 발전연료인 탓에 도시가스업계가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그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할 것이란 뜻을 밝히기도 했다.
그렇다면 도시가스협회 역할은 무엇일까.
송 회장은 “도시가스업계를 둘러싼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선 업계 목소리를 한 그릇에 담고 국회·정부·유관기관 등과 소통채널을 갖춰 미래란 키워드를 갖고 얘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도시가스업계 구심점 역할을 해야 할 도시가스협회가 그 동안 그 역할을 충분히 소화해내지 못한 측면이 있었다면서 동상이몽(同床異夢)으로 백사장 모래알처럼 흩어져 있는 도시가스회사가 하나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할 것이란 방향을 제시했다.
이어 그는 “취임 후 첫 번째 소통으로 회원사를 대표하는 임직원 100여명을 대상으로 도시가스협회 발전방안에 대한 의견을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한데 이어 내달 말 회원사 사장단 워크숍을 열어 이 설문조사에 대한 분석결과를 공유하는 등 도시가스산업 지속성장을 꾀할 수 있는 실효적인 로드맵을 수립하는데 단초를 만들어나갈 것”이란 복안을 소개했다.
또 그는 “총회·이사회 등 제한적인 모임을 통한 소통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뒤 수도권·영남권·호남권·충청권 등 권역별 회의체를 구성한 뒤 회원사들과 지속적으로 소통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그는 도시가스산업 미래를 그리기 위해선 국회·정부·유관기관 등 정책당국자와 함께 미래란 키워드를 고민해야 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그 동안 도시가스산업 성장이 회원사 노력뿐만 아니라 정부·국회·유관기관 등 각계각층 협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회원사 권익보호와 도시가스산업 발전을 위한 외부와의 긴밀한 소통과 협력관계 강화가 중요하다고 판단한 뒤 외부와 소통을 강화하는데 앞장설 것이란 각오를 밝혔다.
한편 송 회장은 현재 경동도시가스 회장을 비롯해 경동홀딩스 회장과 경동 회장을 맡고 있으며, 산업부 에너지미래전략위원회·에너지위원회 등에서 위원으로 각각 활동하고 있다. 또 국제가스연맹 부회장을 역임한 바 있다.
그는 “도시가스회사 경영 등 에너지업계에 몸담은 지 벌써 20년”이라고 언급한 뒤 “개인적으로 국제가스연맹 부회장직을 맡았지만 숙제를 다 하지 못하는 등 에너지업계에 대한 죄송함이 더해져 도시가스산업 발전에 일조하겠다는 의지로 도시가스협회 회장직을 맡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