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도래 등 해외자원개발 필요성 현재도 유효
4차 산업혁명 도래 등 해외자원개발 필요성 현재도 유효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20.05.07 08:4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가 차원에서 장기적 목표 수립하고 매진해야 전문가 목소리 이어져
다른 산업과 결합되면 韓 경제파급효과 크게 낼 수 있다는 논문 나와

<기획연재> 해외자원개발! 이대로 포기할 것인가
① 외환위기 후 현재까지 자원개발
② 그 동안 어둠과 함께 빛도 있어
③ 자원개발 이래서 아직도 필요해
④ 아직도 각국 총성 없는 전쟁 중
⑤ 끝나지 않은 자원공기업의 역할
⑥ 정부 특단 대책 내놔야 할 시점

해외자원개발은 통상 마라톤에 비유된다. 오랜 시간을 인내해야만 하고 그 과정에 많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 위험성을 뛰어넘어야만 완주란 큰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

외환위기 이후 우리나라가 해외자원개발 기틀을 만들었다는 것은 42.195km를 달리기 위한 마라톤 출발선에 선 것이다. 자원빈국인 우리가 안정적인 자원을 확보하겠다면서 힘찬 발걸음을 내딛었다.

마라톤은 페이스조절에 따라 승패를 결정짓는 스포츠다. 완주할 수 있는 체력이 있다 해도 그 힘을 적절하게 분배하는데 실패할 경우 완주는 불가능해진다. 그런 탓에 다른 선수를 위해 속도를 조율하는 선수인 페이스메이커 역할은 마라톤에서 완주여부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이 같은 측면에서 보면 우리나라 해외자원개발정책은 페이스조절에 실패한 것이 아닐까싶다.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해야 할 정부는 당장 이익에 눈이 멀어 마라토너인 자원공기업에게 전력질주를 독려했다. 그 결과 지친 마라토너는 주저앉고 말았다. 현재 우리 모습이 이렇다.

정부는 더 늦기 전에 결정해야 한다. 주저앉아 있는 마라토너를 일으켜 세워 다시 뛰게 만들 것인지 아니면 이대로 모든 것을 포기하고 기권을 할 것인지.

가스공사에서 추진하고 있는 이라크 주바이르사업 현장.
가스공사에서 추진하고 있는 이라크 주바이르사업 현장.

기후변화대응과 재생에너지 확대 등에도 불구하고 기존 에너지와 자원수요는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대부분 에너지와 자원을 수입하는 자원빈국인 우리나라로써는 이에 대응하기 위한 해외자원개발정책을 포기할 수 없다는 것이 일반적이다.

석유자원은 휘발유·경유·항공유 등과 함께 석유화학원료를 생산한다. 석유화학원료는 플라스틱·섬유·합성고무·세제·비료·살충제·용매 등을 제조하는데 사용되고 있고, 석유화학제품은 자동차·항공기·직물·폭발물 등 제조공업과 식품가공·농업·건축 등 다양한 산업에 이용되는 한편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효자수출품목 중 하나다. 그런 탓에 지속적인 해외자원개발정책이 이어져야 하는 이유로 손꼽힌다.

석유자원과 함께 생산되는 천연가스자원은 에너지전환정책에 핵심인 에너지다. 정부가 원전과 석탄을 줄이면서 신재생에너지와 가스발전을 늘리는 것을 골자로 한 에너지전환정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다만 이 정책이 아니더라도 가스발전은 우리나라 발전전원 중 앞으로 상당기간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그 중요성은 상당하다고 볼 수 있다.

광물자원도 본격화된 4차 산업혁명시대를 앞두고 그 중요성이 한층 더 높아졌다. 지난해 일본이 수출규제에 나서면서 소재산업에 대한 중요성이 대두됐고, 우리나라는 적잖은 곤욕을 치러야만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잊고 있었던 것은 소재산업을 지탱하는 산업이 바로 광물자원산업이란 점이다.

지난해 8월 일본은 우리나라를 백색국가명단에서 제외시켰다. 우리나라가 백색국가명단에서 제외됨에 따라 공작기계·탄소섬유 등 군사전용가능성이 있는 물자를 일본이 우리나라로 수출할 때 계약을 체결할 때마다 우리 기업들은 개별적인 허가를 받아야 한다. 정부는 소재·부품·장비 등을 국산화시키겠다는 대책을 내놨지만 광물자원이 확보되지 못한다면 이 대책은 미봉책에 불과하게 된다.

이 가운데 안정적인 자원 확보를 위한 국가 차원의 장기적인 목표를 수립하는데 매진해야 한다는 전문가 목소리가 최근 해외자원개발협회에서 발행한 정보지인 ‘자원가치미래 겨울호’를 통해 나왔다.

박종우 영남대 신소재공학부 교수는 자동차 경량화 관련 초고강도 기기스틸 개발로 세계자동차업계가 최근 다시 철강소재로 눈을 돌리는 추세라면서 철강원료 확보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4차 산업혁명시대 필수소재광물 확보의 중요성을 논하고 경쟁력 있는 자원개발기술 역량을 키우기 위한 관심과 투자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또 손정수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박사는 전기자동차 핵심부품인 이차전지 소재광물인 리튬·코발트·니켈·망간 등의 안정적인 확보를 위해 국가차원의 중·장기적인 계획 수립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해외자원개발이 우리나라 경제파급효과를 크게 낼 수 있다는 논문도 나왔다.

최근 에너지경제연구원이 발간한 ‘에너지경제연구 제19권 제1호’에 게재된 ‘해외자원개발의 국내 경제파급효과 분석(김윤경 이화여대 교수, 김진수 한양대 부교수)’이란 제목의 논문에 따르면 이 논문은 해외자원개발과정에서 전기·기계·플랜트 등 우리나라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는 산업을 활용할 수 있어 우리나라 경제파급효과를 크게 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논문은 해외자원개발이 전기·기계·플랜트 등의 산업과 결합될 때 나타나는 영향을 분석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그 일환으로 이 논문은 해외자원개발에 필요한 요소들을 우리나라 기업이 공급한다는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2차 산업과 3차 산업의 수주율을 변화시키면서 유발효과를 분석한 결과 주어진 수주액 대비 생산유발효과는 1배 이상, 부가가치유발효과는 0.5배가량, 피용자소득유발효과는 0.2배가량으로 분석했다.

특히 이 논문은 이 같은 분석결과를 바탕으로 해외자원개발의 경우 에너지를 확보한다는 효과 이외에도 우리나라 경제에 긍정적인 효과를 갖고 있다면서 우리나라 산업을 효과적으로 성장시키고 경제파급효과를 확대하기 위해선 해외자원개발 투자를 지속적으로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결론을 도출했다.

특히 이 논문은 해외자원개발이 에너지를 확보한다는 효과 이외에도 우리나라 경제에 긍정적인 효과를 갖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우리나라 관련 산업을 효과적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지속적인 해외자원개발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결론을 냈다.

이뿐만 아니라 석유자원시장은 미국 등 북미를 중심으로 셰일오일 증가 등의 여파로 국제유가 인하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다만 셰일오일 증가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

미국 등 북미지역에서 생산된 셰일오일 유종은 경질유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에서 생산된 유종은 중질유다. 우리나라 등 주요 석유소비국 정제설비는 중질유 투입 비중이 높다.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한다면 우리나라 석유정제산업은 위기인 셈이다. 현재 이란·베네수엘라 제재와 함께 OPEC 감산 등의 여파로 중질유수급이 어려운 상황이며, 앞으로 5년간 중질유 생산이 감소하고 경질유 생산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중동지역 산유국이 중질유에 특화된 정유공장 건설에 대규모로 투자하고 있어 조만간 중질유 수출물량이 크게 감소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셰일오일 확대로 경질유가 풍부하고 가격이 저렴해지더라도 단기간 내 투입유종비중 조절이 어려운 우리나라 석유정제산업 특성상 중질유 조달처 확보가 중요할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