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호르무즈해협 봉쇄되면 원유와 천연가스 공급 줄어 부정적
원유초과공급 상황 감안하면 중기적으로 油價 조정폭 커지 않아
【에너지타임즈】 미국이 이라크 바그다드공항을 공습해 카셈 솔레이마니(Qasem Soleimani) 이란 혁명수비대 총사령관을 제거하면서 촉발된 미-이란 갈등이 우리나라 에너지수급상황이나 거시경제 전반에 미칠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 국책연구기관에서 나왔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지난 10일 발표한 ‘미-이란 충돌사태의 영향과 대응’이란 보고서를 통해 이란에서 생산된 원유의 수입이 지난해 5월부터 중단된 상태임을 감안할 때 당장 원유·천연가스 수급에 차질이 없을 것으로 진단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우리나라 전체 원유수입 중 중동에서 생산된 원유의 비중은 72%이며, 천연가스의 비중은 39%. 다만 이란에서 생산된 원유의 수입은 지난해 5월부터 중단된 상태다.
이 보고서는 이 같은 이유로 당장 원유나 천연가스 수급에 차질이 빚어질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했으나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하거나 사우디아라비아 원유시설을 공격하는 등의 이유로 원유·천연가스 공급이 줄어들게 되면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현재 우리나라는 이 해협을 통해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UAE)·쿠웨이트·이라크 등으로부터 원유·천연가스를 도입하고 있다.
특히 이 보고서는 국제유가 상승은 우리나라 수출 중 15.4%를 차지하는 석유화학·광물성연료 등에 긍정적인 가격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나 국제유가 상승 폭이 커지면 원재료인 나프타가격이 오르면서 수익이 악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이 보고서는 중기적인 시각에서 국제유가 조정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전망을 하게 된 원인으로 지난 3일 미국의 공습이 있고 난 뒤 국제유가가 일시적으로 올랐으나 지난 8일 이어진 이란의 보복에도 불구하고 진정세를 보였다는 점을 손꼽았다.
이뿐만 아니라 이 보고서는 세계적으로 일일 37만 배럴 규모 원유초과공급이 발생하고 있는데다 이란의 원유공급 규모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6.8%로 크지 않다는 점에서 국제유가 추가 급등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측했다.
반면 이 보고서는 미-이란 무력 충돌이 심화될 경우 국제유가가 일시적인 상승압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렇지만 미-이란 전면전 가능성을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이 보고서는 이란·이라크지역에 진출한 기업에 미칠 악영향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 기업에 대한 지원과 함께 국내 상업은행 이외에 대체결제기관을 설립하는 등 한-이란 경제협력을 유지하기 위한 중·장기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