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한전산업개발 공기업 DNA 살아있네~
(르포) 한전산업개발 공기업 DNA 살아있네~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9.12.01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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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산업개발 당진사업처 가을걷이 끝난 소반마을 마을회관에서 잔치 열어
독거노인가구 대상으로 LED조명과 노후·불량전기설비 교체 재능 기부 나서
평양아리랑예술단 공연으로 흥 끌어올려…가볍고 보온력 뛰어난 이불 후원

【에너지타임즈】 한전산업개발이 공기업인지 아니면 민간기업인지에 대한 명쾌한 답을 내놓기 애매모호한 부분이 있다. 민간기업 모습을 하고 있으나 그 안에 묻어 있는 기업문화는 공기업과 흡사하기 때문이다.

한전산업개발은 1990년 한전 100% 출자회사로 출범했지만 2003년 민영화정책으로 한전이 자유총연맹에 지분 51%를 매각하면서 민간기업 모습을 갖췄다. 2010년 이 회사 주식이 상장되면서 현재 자유총연맹이 31%, 한전이 29%를 각각 보유하게 됐다.

당초 이 회사는 한전에서 보유한 부동산을 개발할 목적으로 설립된 후 전기검침사업과 함께 석탄취급설비 운전·정비사업과 환경설비 운전·정비사업 등에 이어 신재생에너지사업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면서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

이 같은 일련의 역사를 갖고 있는 한전산업개발은 표면적으로 민간기업 모습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한전의 기업문화를 그대로 계승하고 있다. 민영화 당시 신분을 바꾼 한전 직원들이 아직도 남아 있는데다 이들이 추구해온 문화를 후배들이 그대로 답습하고 있어서다.

공기업과 민간기업, 이들의 공통점은 이윤을 추구하는 것이지만 이들을 구분 짓는 요소는 기업의 사회적 역할 등을 포함한 공공성이다.

물론 최근 대기업을 중심으로 이 같은 역할에 대한 관심을 갖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으나 이들은 고객접점에 있다는 분명한 이유를 갖고 있다. 공기업도 경영평가란 분명한 이유를 갖고 있다.

한전산업개발은 고객접점에 있지도 않고 경영평가를 받지도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전산업개발은 공공성을 놓지 못하고 있다.

지난 28일 한전산업개발 당진사업처 직원들이 충남 당진시 소재 소반마을에 거주하는 독거노인가구를 방문해 LED조명과 노후·불량전기설비를 교체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지난 28일 한전산업개발 당진사업처 직원들이 충남 당진시 소재 소반마을에 거주하는 독거노인가구를 방문해 LED조명과 노후·불량전기설비를 교체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마을주민 점심대접…일사분란하고 손발도 ‘척척’
우강면장 최근 가본 잔칫집 중 잔치음식 엄지척

지난 28일 충남 당진 소재 소반마을에 잔치가 열렸다.

한전산업개발 당진사업처 직원들은 가을걷이를 끝낸 이 마을에 모였다. 소외계층에 대한 재능기부를 통한 실질적인 사회공헌활동 등 지역사회와 함께 나눔의 가치를 실천하기 위해서다.

이 사업소는 올해 당진사업처에다 신당진사업처가 합쳐지면서 한전산업개발 내 가장 큰 사업장으로 자리매김했고 이곳에 무려 430명에 달하는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이들의 업무는 당진화력 1~10호기 석탄취급설비와 환경설비를 운영하고 정비하는 것.

한전산업개발 당진사업처는 1998년부터 당진화력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면서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당진지역과 인연을 맺고 있다. 2003년 민영화됐지만 지역사회와의 인연은 현재진행형이다.

안세업 한전산업개발 당진사업처 실장은 “한전산업개발 당진사업처는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매월 급여에서 1000원 미만 끝자리 금액을 기부해 마련한 러브펀드를 활용해 지역사회와 나눔의 가치를 실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우리의 노력이 조금 더 더해지면 더 많은 지역주민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모든 사회공헌활동을 되도록 외주를 줄이는데 노력하고 있다”면서 “오래 전부터 해오던 행사인 탓에 그리 특별한 것도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날 10시경 소반마을 마을회관 앞마당에 한전산업개발 직원들은 분주했다. 이 마을 부녀회 회원들과 함께 마을주민에게 대접할 잔치음식을 장만하는 한편 마을회관 앞마당에서 열릴 공연을 위해 무대를 설치하고 의자를 세팅하는 등 마을주민들을 맞이할 준비를 했기 때문이다. 한두 번이 아닌지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한편 손발이 척척 맞는다.

11시 30분경 마을주민들은 삼삼오오 마을회관에 모이기 시작했다. 덩달아 한전산업개발 직원들의 손길도 바빠졌다. 늘 지니고 다졌던 연장을 잠시 내려놓고 쟁반을 들고 서빙을 하느라 정신이 없는 모습이다. 이 쟁반에는 마을주민들에게 대접할 육개장·수육 등 어느 잔칫집 못지않은 잔치음식들이 담겨 있었다. 가을걷이를 끝낸 마을주민들의 피로를 날려버릴 소주도 준비됐다.

유성남 우강면장은 “면장이기 때문에 관내 마을에서 벌어지는 마을잔치에 초청을 받아 가보지만 오늘처럼 많은 잔치음식을 본 것은 처음”이라면서 한전산업개발 직원들의 정성까지 더해져 더 의미가 깊다면서 고마움을 표시했다.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음식은 남이 해주는 음식이라고 한다. 모처럼 마을주민들은 끼니 걱정을 하지 않고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한 끼를 해결했다.

한 마을주민은 “요즘처럼 볼 것과 많고 먹을 것도 많지만 찾아오는 발길이 고마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지난 28일 소반마을(충남 당진시 소재)에서 한전산업개발 당진사업처 직원들이 마을주민 점심대접을 위한 음식배식을 하고 있다.
지난 28일 소반마을(충남 당진시 소재)에서 한전산업개발 당진사업처 직원들이 마을주민 점심대접을 위한 음식배식을 하고 있다.

LED조명도 교체하고 죽은 쥐도 치우고
남자 손길이 필요한 곳곳에 힘 보태기도

마을주민들의 식사가 마무리되어질 때쯤 한 무리의 한전산업개발 직원들이 마을회관에 등장했다. 이들은 연장을 착용하고 있었으며, 조금은 지쳐 보였지만 표정만은 세상을 모두 가진 것처럼 행복한 모습이었다. 전기팀 직원들을 중심으로 교체근무자 중 비번인 직원이라고 한다.

이들은 지난 21·27·28일 등 3일간에 걸쳐 이 마을에 거주하는 독거노인가구 21곳을 대상으로 LED조명 교체작업과 노후·불량전기설비 교체작업을 했다. 당초엔 LED조명만 교체할 계획이었으나 현장을 둘러본 직원들은 언제든 합선 등으로 화재가 나더라도 이상할 것이 없을 정도로 낡아 있는 전기설비까지 교체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노후·불량전기설비 교체작업을 병행하게 됐다고 한다.

LED조명 교체작업은 1시간 남짓이면 가능하지만 노후·불량전기설비 교체작업까지 병행하다보니 시간은 2~3배로 늘어나 힘이 들었다고 했다. 게다가 실제로 현장에는 독거노인이 거주하다보니 무거운 짐을 그대로 방치하는 경우가 다반사여서 직원들은 예정에 없던 환경정리까지 했다.

이 작업에 투입됐던 한 직원은 “LED조명도 교체하고 노후·불량전기설비도 교체하고 또 약을 먹고 죽은 쥐도 치웠다”고 너스레 웃었다.

또 다른 직원은 쥐찍찍이를 밟아 떼어내는데 애를 먹는 해프닝도 있었다고 했다.

이뿐만 아니라 한전산업개발 당진사업처는 이 마을에 장애인부부가 거주한다는 얘기를 듣고 현장을 둘러본 결과 LED조명과 노후·불량전기설비를 교체하는 작업만으로 의미가 없다고 보고 내·외부 미화작업과 함께 도배업체에 도배를 의뢰해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우용 한전산업개발 당진사업처장은 “이번 사회공헌활동을 하면서 고향에 있는 부모님이 많이 생각났다”면서 “조금은 번거로울 수 있겠지만 직원들에게 내 부모란 생각으로 살펴달라고 주문했고, 우리 직원들이 그 마음을 다한 것 같아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의견수렴과정을 거쳐 많은 준비를 한다고 했는데 부족함이 많았던 것 같다”고 언급한 뒤 “앞으로도 당진사업처는 지역사회 한 구성원으로써 많은 우호의 장을 만들어나갈 것”을 약속했다.

지난 28일 한전산업개발 당진사업처 직원들이 충남 당진시 소재 소반마을에 거주하는 독거노인가구를 방문해 LED조명과 노후·불량전기설비를 교체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지난 28일 한전산업개발 당진사업처 직원들이 충남 당진시 소재 소반마을에 거주하는 독거노인가구를 방문해 LED조명과 노후·불량전기설비를 교체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흥이 많은 사람들…고무장갑 낀 채 무대 난입
예정된 공연시간 훌쩍 뛰어넘어도 공연 이어져

마을주민들이 미리 준비한 잔치음식을 먹을 동안 마을회관 앞마당에서는 공연준비가 한창이었다. 평양아리랑예술단 단원들은 마이크를 테스트하고 음향을 조절하는 한편 무대의상을 준비하는 등 공연준비에 분주했다.

식사를 마친 마을주민들이 마을회관 앞마당에 마련된 공연장에서 자리를 잡자 평양아리랑예술단 단원들은 인사를 했고, 공연은 시작했다. 마을주민들이 좋아할 만한 음악들이 나왔으나 분위기가 다소 묵직하고 숙연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나 보다. 이 분위기를 띄운 것은 한전산업개발 직원이다. 무거운 일을 하는 탓에 분위기 또한 무거울 것으로 생각됐지만 이들에겐 흥이 있었다.

마을회관 앞마당 한 쪽에서 설거지를 하던 연료팀 부장은 뚝배기를 잠시 내려놓고 고무장갑을 그대로 낀 채 무대에 난입해 흥을 돋우고 경직됐던 분위기를 웃음과 함께 녹여냈다. 곧이어 마을주민들도 덩실덩실 춤을 추기 시작했다. 이렇게 마을회관 앞마당은 모처럼 흥으로 넘쳐났다.

평양아리랑예술단 단원은 아코디언과 색소폰 연주를 포함해 마을주민들이 좋아할만한 트로트메들리 등을 불러 마을주민뿐만 아니라 한전산업개발 직원들로부터 많은 박수갈채를 받았다. 또 한전산업개발 직원들은 흥에 못 이겨 마을주민들과 뒤엉켜 춤을 췄다. 이 사람들 참 흥이 많은 사람들이다. 이것도 모자라 정장을 차려 입은 면장도, 이장도 모처럼 흥겨움에 취했다.

공연은 당초 30분간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1시간을 훌쩍 넘겼다. 그렇지만 평양아리랑예술단 단원들은 흥에 취한 분위기를 외면할 수 없어 공연을 이어갔다.

평양아리랑예술단이 예정된 공연시간을 넘기면서까지 정성을 다한 이유는 따로 있다. 한전산업개발이기 때문이다. 한전산업개발은 평양아리랑예술단을 비롯해 탈북자들을 지속적으로 후원해 오고 있다.

면장은 이 공연이 끝나기 전까지 자리를 떠나지 않았고, 마을주민들도 공연이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최우용 처장은 “1년 동안 농사일로 고생한 어르신들의 몸과 마음을 위로할 수 있기를 희망하는 마음에서 이 행사를 기획하게 됐다”면서 “오늘 한전산업개발의 마음이 따뜻한 온기로 고스란히 전달돼 어르신들이 건강하게 만수무강을 누릴 수 있도록 한전산업개발 직원들도 기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자리에서 한전산업개발 당진사업처는 이 마을에 거주하는 독거노인들이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도록 가벼우면서도 보온력이 뛰어난 이불을 30채 준비한데 이어 직접 전달했다.

보통 이장은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 면에 들리지만 일주일에 아홉 번 면에 들린다는 소반마을 이장은 당초 계획에 없던 마이크를 잡고 마을주민을 대신해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란 마음을 전했다.

마을주민들은 한전산업개발 직원들의 손을 꼭 잡으며 아쉬움을 달랬다. 물론 조금의 시간만 흘러도 마을주민들은 한전산업개발이란 이름보다 이들을 ‘발전소사람’이라고 기억할지 모른다.

이들은 대한민국 석탄발전소 내 주연보다 조연으로 가장 중요하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맡은 바 업무를 오늘도 소화해내고 있다.

지난 28일 소반마을(충남 당진시 소재) 마을회관 앞마당에서 열린 평양아리랑예술단 공연.
지난 28일 소반마을(충남 당진시 소재) 마을회관 앞마당에서 열린 평양아리랑예술단 공연.

한전산업개발 당진사업처는 지난 8월 428 사랑의 쌀 나눔 릴레이 행사를 가지기도 했다. 이 행사에서 직원 428명은 추석명절을 맞아 소외된 이웃에게 온정의 손길을 전하기 위해 1인당 쌀 10kg 나눔 릴레이에 나섰다.

이들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자발적으로 급여의 일부를 공제해 마련한 러브펀드기금으로 충남 당진시 석문면에서 생산된 쌀 428포대(4280kg)를 구입해 사회복지협의회인 푸트뱅크를 통해 충남지역 저소득 취약계층에 전달했다.

이뿐만 아니라 당진화력 인근지역 취약계층에 청소년장학사업과 혹서기 냉방용품 전달, 주거환경개선, 김장김치봉사 등 다양한 나눔을 전개하고 있는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성실히 이행함으로써 지역사회와 따뜻한 동행을 이어나가고 있다.

한전산업개발 전국의 사업소는 당진사업처처럼 맞춤형 지역사회와 함께 나눔의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특히 한전산업개발 본사는 탈북자 생활안정을 위한 지원과 함께 쌀을 결식이웃들에게 전달하는 등 결식이웃을 후원하는 등의 사업을 대표사회공헌활동으로 선정한데 이어 집중하는 한편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추진하는 등 한전산업개발은 공기업 못지않게 우리 사회의 빛이 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한전산업개발은 캄보디아에 관련 사업을 하거나 자사의 제품을 공급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캄보디아 에너지빈곤층 후원을 지난해에 이어 올해, 내년에도 이어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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