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重 한국형 가스터빈 개발…남은 과제인 상용화는 발전회사 몫
두산重 한국형 가스터빈 개발…남은 과제인 상용화는 발전회사 몫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9.09.19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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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모델 개발 이어 초도제품자체 부하성능시험 거쳐 김포열병합발전에 공급
수요처 발전회사 역할 급부상…국내시장 기반으로 수출 가능할 것으로 점쳐져
유지보수 등에서 경제성 확보 가능…발전기자재 국산화 분위기도 장밋빛 전망
두산중공업에서 독자모델로 개발한 한국형 발전용 가스터빈.
두산중공업에서 독자모델로 개발한 한국형 발전용 가스터빈.

【에너지타임즈】 우리나라가 미국·독일·일본·이탈리아에 이어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발전용 가스터빈 독자모델을 보유하게 됐다. 두산중공업이 한국형 가스터빈 독자모델 개발을 완료한데 이어 조만간 실증사업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두산중공업이 한국형 가스터빈 독자모델을 개발을 완료하면서 한국형 가스터빈 상용화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가운데 마지막 남은 과제인 상용화는 가스터빈 수요처인 발전회사와 집단에너지사업자의 몫으로 남아 있다. 최근 일본의 전략물자수출규제 강화 등으로 인해 발전회사들이 발전기자재 국산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감안하면 한국형 가스터빈 상용화 가능성이 높을 것이란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지원을 받아 국책과제로 추진한 한국형 발전용 가스터빈 독자모델 개발을 완료한데 이어 19일 초도제품 최종조립행사를 창원공장(경남 창원시 소재)에서 가졌다.

2013년 본격적인 한국형 가스터빈 독자모델 개발에 나선 두산중공업은 정부예산 600억 원과 자체예산 1조 원으로 2010년 처음으로 출시된 H-클래스를 모델로 한 280MW급 가스터빈모델인 ‘DGT6-300H S1’의 개발을 완료한데 이어 초도제품을 이날 최종적으로 조립한 것이다.

가스터빈은 항공기 제트엔진을 모태로 출발했으나 발전시장이 성장하면서 급격한 기술발전을 이뤄진 제품이며, 현재 가스터빈 독자모델을 갖고 있는 GE(미국)·SIEMENS(독일)·MHPS(일본) 등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제트엔진을 보유했던 기업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가스터빈 독자모델 개발은 항공기 제트엔진 이상의 기술력을 두산중공업이 확보했다는 것과 진배없는 셈이다.

이날 생산된 한국형 가스터빈 초도제품은 두산중공업 창원공장 내 구축된 발전설비용량 500MW급 가스터빈까지 성능시험이 가능한 부하성능시험장에서 앞으로 1년간 자체 성능시험을 거쳐 2021년 서부발전 컨소시엄(서부발전·GS에너지·청라에너지)에서 건설하는 김포열병합발전소에 공급된다. 2023년 이 발전소가 시운전을 완료하는 시점은 두산중공업이 이 제품을 본격적으로 영업할 수 있는 시점과 맞물린다.

특히 두산중공업은 이 모델과 함께 2014년 처음으로 출시된 H+-클래스를 모델로 한 380MW급 가스터빈모델인 ‘DGT6-300H S2’를 함께 개발하고 있다. 이 모델은 이르면 내년 초도제품이 나올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또 두산중공업은 에너지전환정책에 의거 보급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는 신재생에너지 출력변동성에 대응하고 본격적인 분산전원정책에 대비할 수 있는 발전설비용량 100MW급 모델 개발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두산중공업이 한국형 가스터빈 독자모델을 개발했다고 해서 모두 해결된 것은 아니다.

한국형 가스터빈 상용화는 여전히 남은 과제이며, 이 과제는 가스터빈 수요처인 발전회사만이 풀어낼 수 있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관측되고 있다. 국내 시장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한 셈이다. 그래야만 국내 시장을 기반으로 수출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쓰비시와 히타치가 합병한 MHPS는 가스터빈 독자모델 개발 후 자국 간사이전력에 6기를 납품하면서 성능과 품질을 조기에 안정화시켜 이를 바탕으로 세계 시장에서 56기를 수주하면서 GE 등 경쟁사를 단숨에 따라잡은 바 있다. GE는 가스터빈 초도제품을 우리나라에 16기를 공급하면서 세계시장에 모두 900기에 달하는 가스터빈을 판매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두산중공업 측은 이 같은 사례를 들어 한국형 표준복합발전실증발전소란 정부의 정책적인 배려가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되는 것이 한국형 가스터빈 상용화에 있어 중요한 부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모델을 기반으로 후속모델을 개발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이고 있다.

이에 앞서 두산중공업이 독자모델을 보유하고 있는 석탄발전과 원전도 이 같은 방법으로 독자모델을 개발한데 이어 상용화에 성공한 바 있다.

다만 발전회사들은 가스터빈 구매에 고민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두산중공업에서 개발한 첫 독자모델인데다 경쟁업체인 GE·SIEMENS·MHPS 등이 효율이 높은 J-클래스 제품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아서다.

현재처럼 발전회사들이 가스터빈을 발주할 때 효율에만 중점을 둔다면 한국형 가스터빈은 입찰에서 불리하지만 유지보수 등 전체적인 경제성을 따진다면 딱히 그렇지도 않다.

한국형 가스터빈은 수입대체효과를 기본적으로 기대할 수 있고, 가장 큰 기대효과로 기술종속에서 벗어나기 때문에 현장에 설치된 가스터빈에 고장이 발생할 경우 신속한 정비와 함께 유지보수 등에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또 고온부품 교체 등으로 인한 비용이 만만찮아서다.

현재 국내에 가동 중인 가스터빈은 모두 외산인 탓에 정비와 유지보수 등에 제작회사 기술진을 직접 불러 이뤄지고 있는 탓에 그에 따른 상당한 비용이 발생하고 있고 그만큼 정비기간도 늘어나는 등 경제성을 낮추는 단점을 안고 있다.

게다가 발전회사들은 최근 일본의 전략물자수출규제 강화 등의 여파로 인해 발전기자재 국산화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점도 한국형 가스터빈 상용화 전망을 높이는 한 요소로 풀이되고 있다. 가스복합발전이나 열병합발전의 가장 핵심적인 기기는 가스터빈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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