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인 꿈 자라는 석탄공사 사옥…시대정신 반영 사랑방 우뚝
발달장애인 꿈 자라는 석탄공사 사옥…시대정신 반영 사랑방 우뚝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9.08.18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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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혁신포럼 민관협업모델 일환으로 문을 연 카페더피플 3개월째 人山人海
에너지공공기관 사옥 내 운영 중인 카페에 장애인이 근무하는 카페로는 최초
저렴한 가격으로 커피를 마시고 간접적으로 장애인들의 꿈을 응원할 수 있어
카페더피플 개소와 홍보관 개방 등에 이어 영상교육실을 개방하는 방안 고민
지난 5월 석탄공사 사옥 1층에 원혁신포럼 민관협업모델 일환으로 문을 연 카페더피플(Cafe the People) 입구.
지난 5월 석탄공사 사옥 1층에 원혁신포럼 민관협업모델 일환으로 문을 연 카페더피플(Cafe the People) 입구.

【에너지타임즈】 최근 석탄공사 사옥 내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강원혁신도시 내 공공기관 기관장들의 발걸음이 종종 목격되고 공공기관 직원들도 자주 목격되고 있다. 게다가 석탄공사 본사 내 커피를 타는 직원들의 모습은 자취를 감추고 있다.

이유를 살펴보니 3개월 전 석탄공사 사옥 내 카페가 생겼기 때문이다. 카페 하나 생겼다고 웬 호들갑인가 싶지만 배경을 들여다보면 커피만 파는 카페가 아니다. 발달장애인들의 꿈이 자라고 있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가 있다.

지난 5월 15일 대한석탄공사 본사(강원 원주시 소재) 내 강원혁신포럼 민관협업모델 일환으로 장애인 자립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게 될 카페인 카페더피플(Cafe the People)이 문을 열었다. 이 자리에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을 비롯한 강원혁신도시 내 이전한 공공기관 기관장들이 직접 참석하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발달장애인 2명이 오전과 오후로 나눠 근무하는 이 카페에 모두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새로운 모습의 민관협업모델이기 때문이다.

대부분 에너지공공기관들은 직원들과 내방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사옥 내 외주를 주는 등의 방식으로 카페를 운영하고 있으나 발달장애인이 근무하는 카페는 카페더피플이 유일하다. 물론 일부 에너지공공기관은 사회공헌활동 일환으로 사옥 노비가 아닌 별도의 카페를 차려 장애인이 고용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을 제외하면 최초인 셈이다.

당시 유정배 석탄공사 사장은 “석탄공사는 대한민국 제1호 공기업으로서 산업화와 국토의 녹화에 헌신했던 전통에 이어 지역의 혁신과 재생이란 사회적 과제를 풀어나가기 위해 이 카페를 운영하게 됐다”고 설명한 뒤 앞으로 이 카페가 잘 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주고 관심을 가질 것을 약속했다.

그리고 3개월이 지난 8월 이 카페는 큰 수익을 내지는 못하지만 모두의 관심이 모아지면서 발달장애인들의 꿈을 키우는 인큐베이터로써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3개월 전 뿌린 희망의 씨앗이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점심시간이면 이 카페는 석탄공사 임직원뿐만 아니라 강원혁신도시 내 이전한 공공기관 직원을 비롯한 일반인들에게까지 입소문이 펴져 인산인해를 이룬다. 이들은 이곳에서 왜 커피를 마실까.

이 카페와 직선거리 10미터 지점에 유명브랜드커피전문점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플더카페를 찾는 이유는 뭘까. 이 카페를 찾는 고객들은 절반수준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맛난 커피를 마실 수 있다는 것을 첫 번째로 손꼽는다.

가격이 저렴하다는 이유 하나 뿐일까. 그렇지 않다. 유명브랜드커피전문점이 아니더라도 인근에 저렴한 가격에 커피를 파는 크고 작은 커피전문점이 있음을 감안하면 저렴하다는 점은 특이한 점도 아니다.

이보다 더 큰 가치는 이 카페를 이용하는 고객들은 저렴한 가격에 고품질의 커피를 마실 수 있다는 점과 함께 간접적으로 나마 발달장애인들의 꿈을 응원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커피는 발달장애인 자립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게다가 접근성도 뛰어나다. 석탄공사 사옥은 강원혁신도시 입구에 위치하고 있는 탓에 이 혁신도시를 가로지르는 수변공원 산책로 시작점이자 종점인 탓에 최근 산책 뒤 반환점인 이곳에서 시원한 커피를 마시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고 한다.

이렇게 이 카페는 저렴한 가격에 커피를 제공하는 한편 발달장애인들을 응원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는 등 시대정신인 사회적 가치 창출의 선순환구조를 만들어내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성공모델을 만들어낸 배경에 석탄공사 임직원들의 세심한 배려와 관심이 뒤따랐다.

3개월 전까지만 해도 석탄공사 사옥 로비는 고객접견실·홍보관·영상교육실 등으로 구성돼 있었고, 카페더피플은 고객접견실을 인테리어공사를 거쳐 오픈했다. 또 석탄공사는 활용도가 높지 않은 홍보관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카페더피플에서 구입한 커피를 마시고 환담을 나눌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해 이 카페를 찾는 고객들에게 쉼터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석탄공사는 사옥 1층 마지막 남은 공간 중 영상교육실을 지역사회와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안동선 석탄공사 경영지원실장은 “영상교육실을 지역사회에 개방한다는 것은 많은 시민들이 방문한다는 것을 의미하고 인파가 몰리고 이들이 이야기꽃을 피우게 되면 자연스럽게 카페더피플을 통해 커피를 마시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당시 카페더피플사업을 추진했던 최용숙 석탄공사 사회헌신팀장은 “이 카페가 만들어지기 전 혹시나 적자가 나지 않을까 많은 고민을 했고, 공기업인 탓에 임대료를 받을 수밖에 없지만 임대료를 받는 대신 석탄공사가 허용범위 내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데 많은 고민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석탄공사는 카페더피플을 이용하는 고객들이 좀 더 편리하게 주차를 할 수 있도록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 본지 기자를 만난 유승철 석탄공사 팀장은 카페더피플에서 판매한 선불카드 10만 원짜리를 보여주면서 이 카페의 단골임을 은근슬쩍 표시했다.

또 김순경 석탄공사 사업본부장은 다짜고짜 커피 한 잔을 하자면서 카페더피플로 이끄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 카페의 자랑을 늘어놓기도 했다.

이렇게 석탄공사 사옥 1층은 석탄공사와 지역사회, 카페더피플 등이 함께 공존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석탄공사 사옥 1층 홍보관을 철거한 뒤 설치된 쉼터.
석탄공사 사옥 1층 홍보관을 철거한 뒤 설치된 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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