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가스전 부유식 해상풍력사업…‘기대와 우려’ 석유공사 내 교차
동해가스전 부유식 해상풍력사업…‘기대와 우려’ 석유공사 내 교차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9.07.07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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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공사·에퀴노르·동서발전, 동해1해상풍력발전사업 컨소시엄 구성 서명식 가져
노조, 성공가능성 높지 않은 사업이라며 자사경영 악화 부채질 가능성 높다 주장
사측, 이 사업 핵심기술인 부유기술 충분히 보유하고 있어 성공가능성 높다 일축
석유공사 동해가스전 전경.
석유공사 동해가스전 전경.

【에너지타임즈】 국내 최초의 부유식 해상풍력발전사업이 동해가스전을 중심으로 본격화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 가운데 이 사업의 중심에 서 있는 석유공사 내 기대와 우려가 미묘하게 교차하고 있다.

노조 측은 성공에 대한 확신도 없고 경제성을 보장받을 수 없는 상황인데다 목적사업도 아니라면서 굳이 이 사업을 석유공사 중심으로 할 필요가 있느냐고 우려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이 사업의 핵심플랜트가 될 동해가스전을 보유하고 있는데다 이 사업에 필요한 핵심기술인 부유기술을 상당히 보유하고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성공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등에 따르면 석유공사는 노르웨이 국영 석유·가스·전력회사인 에퀴노르(Equinor)를 비롯한 발전공기업인 한국동서발전(주) 등과 동해가스전을 중심으로 발전설비용량 200MW 규모 부유식 해상풍력발전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인 동해1해상풍력발전사업을 추진하기로 한데 이어 지난 5일 본사(울산 중구 소재)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서명식을 가졌다.

동해1해상풍력발전사업은 국내 첫 부유식 해상풍력발전사업으로 울산 앞바다에 위치하고 있는 동해가스전을 중심으로 추진될 예정이며, 자원공기업인 석유공사와 노르웨이 국영 석유·가스·전력회사인 에퀴노르에서 주도하고 발전공기업인 동서발전이 참여하는 것으로 방향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이들은 동해가스전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는 석유공사에서 오는 10월까지 수집한 풍황자료를 바탕으로 타당성조사를 실시한 뒤 석유공사에서 35%, 에퀴노르에서 35%, 동서발전에서 30% 등의 지분을 투자해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할 것으로 현재까지 알려지고 있다. 다만 석유공사와 동서발전 등은 타당성조사 후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이 사업에 대한 지분구조를 다시 논의할 예정이다.

특히 이 법인은 타당성조사결과를 바탕으로 2022년 부유식 해상풍력발전단지 조성을 본격화한 뒤 2024년 상업운전을 추진한다. 석유공사는 이 과정에서 시추선 등을 운영하며 축적한 부유기술로 안정적인 설비의 운영과 관리, 동서발전은 그 동안 발전설비를 운영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 발전기 운전을 담당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국내 첫 부유식 해상풍력발전사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석유공사 내 기대와 우려가 교묘하게 엇갈리고 있다.

노조 측은 MB자원외교 등으로 가뜩이나 경영상황이 좋지 않은 가운데 목적사업도 아닌 해상풍력발전사업을 추진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국내에서 추진된 사례가 없는 등 성공가능성을 장담할 수 없음을 그 이유로 손꼽고 있다.

반면 사측은 이 사업의 핵심기술인 부유기술을 석유공사에서 보유하고 있다는 점은 이 사업의 성공가능성을 높이는 역할을 할 수 있고, 또 이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할 경우 정부의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에 적극적으로 부응하는 한편 관련 산업의 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어 공공기관으로써 사회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먼저 노조 측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도되는 사업인데다 세계적으로도 성공한 사례를 거의 찾아볼 수 없다는 점에다 동해가스전이 위치한 지역이 태풍의 길목이란 점 등을 감안할 때 이 사업의 성공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진단했다.

이들은 사측에서 에퀴노르가 스코틀랜드 피터헤드(Peterhead) 앞바다 25km 지점에 부유식 해상풍력발전단지를 운영하는 것을 성공사례로 제시한 것과 관련 해당지역은 태풍의 길목이 아닌 탓에 성공가능성이 높았다고 주장했다.

노조 측의 이 같은 주장에 사측은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사측은 석유공사에서 운영한 국내 유일의 반잠수식 시추선인 두성호를 운영한 경험은 이 사업에서 필요로 하는 부유기술 이상의 것이기 때문에 이 사업의 성공가능성을 높다고 노조 측의 주장을 일축하고 있다.

실제로 두성호는 1984년 건조됐으며, 동해가스전 시추작업 등 말레이시아·베트남·러시아 등 9개국에서 121공의 시추작업을 성공적으로 진행한 바 있다. 작업가능수심은 45~450미터이며, 최대감내풍속은 시간당 200km, 최대감내파고는 30미터다. 사측은 태풍의 길목이라도 충분히 안정적인 부유식 해상풍력발전설비를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을 주장하고 있다.

이와 함께 석유공사 노사가 의견을 달리하는 부분은 경제성이다.

노조는 MB자원외교로 석유공사 내 경영환경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대규모 투자 사업을 한다는 것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자금회수가 불가능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사측은 노조의 이 같은 주장에 해상풍력발전사업만으로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동해가스전 플랫폼을 재활용할 수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일정부문 수익을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병수 석유공사노조 위원장은 “(동해1해상풍력발전사업을) 석유공사가 주도하는 것에 대해 반길 수만은 없는 것 같다”고 언급한 뒤 “성공가능성과 경제성 등을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이 사업의 핵심기술인) 부유기술을 석유공사가 갖고 있다는 것은 이 사업의 성공가능성을 높이는 역할을 할 것이고 이 사업이 성공하게 된다면 해상풍력발전산업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한편 역할을 다한 동해가스전 활용과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 목표 달성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한편 에퀴노르는 노르웨이 국영석유·가스·전력회사로 노르웨이를 비롯한 스웨덴·덴마크·독일·영국 등 25개 국가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지난해 회사명을 스타토일(Statoil)에서 현재 이름으로 변경한데 이어 태양광발전과 풍력발전 등 재생에너지부문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에퀴노르는 스코틀랜드 피터헤드(Peterhead) 앞바다 25km 지점에 세계 최초로 발전설비용량 6MW급 발전기를 장착한 상업용 부유식 해상풍력발전기 5기를 설치해 운영 중이다.

지난 5일 석유공사 본사(울산 중구 소재)에서 석유공사가 에퀴노르(Equinor)·동서발전 등과 발전설비용량 200MW 규모 부유식 해상풍력발전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인 동해1해상풍력발전사업 컨소시엄 구성 서명식을 체결했다. 왼쪽부터 표영준 동서발전 사업본부장, 송철호 울산시장, 양수영 석유공사 사장, 백오규 석유공사 탐사생산본부장, 스테판 불 에퀴노르 부사장 등이 서명식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지난 5일 석유공사 본사(울산 중구 소재)에서 석유공사가 에퀴노르(Equinor)·동서발전 등과 발전설비용량 200MW 규모 부유식 해상풍력발전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인 동해1해상풍력발전사업 컨소시엄 구성 서명식을 체결했다. 왼쪽부터 표영준 동서발전 사업본부장, 송철호 울산시장, 양수영 석유공사 사장, 백오규 석유공사 탐사생산본부장, 스테판 불 에퀴노르 부사장 등이 서명식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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