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원전 #1 수동정지 둘러싼 끊이질 않는 의혹…그리고 한수원은?
한빛원전 #1 수동정지 둘러싼 끊이질 않는 의혹…그리고 한수원은?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9.05.2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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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연료 손상에 이어 최악의 경우 방사능 유출도 발생할 수 있는 상황 지적
원자로 출력 상승 18%수준 이르기까지 인지조차 하지 못했다고 의혹 제기
원전사건등급평가기준을 0등급으로 보고하는 등 사건축소의혹 지적도 나와
한빛원전 전경.
한빛원전 전경.

【에너지타임즈】 한수원이 한빛원전 1호기 수동정지 관련 다양한 의혹이 제기되면서 해명에 연일 진땀을 빼고 있다.

핵연료 손상까지 갈 수 있었다며 심각성이 제기되는 한편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수동정지 지시를 받고도 4시간이나 더 가동했다는 점과 함께 원전사건등급을 0등급으로 축소했다는 점 등이 대표적인 의혹 중 하나다.

MBC는 지난 23일 1분 만에 한빛원전 1호기 출력이 18%로 높아지면서 핵연료가 손상됐을 가능성이 있고 최악의 경우 핵연료 내 방사능이 밖으로 빠져나올 수 있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 같은 의혹에 한수원 측은 핵연료는 제어봉 인출되거나 급격한 출력 상승 등이 발생할 경우 건전성이 유지될 수 있도록 설계되고 제작됐다고 이 같은 의혹을 일축했다. 또 국내외 핵연료공급사 출력 상승률 제한 지침에 의거 원자로 출력 40% 미만에서 출력 상승률에 의한 핵연료 건전성에 영향이 없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한수원 측은 이번 한빛원전 1호기에서 발생한 제어봉 인출과 출력 상승상황을 시뮬레이션 한 결과 핵연료 피복에 손상이 발생하지 않았음을 확인했고 한빛원전 1호기 수동정지 후 원자로 냉각재 방사성 핵종을 측정한 결과 핵연료 손상 시 누출되는 방사성 핵종인 제논·옥소 등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KBS도 한수원에서 한빛원전 1호기 출력이 기준치인 5%보다 훨씬 높은 18%까지 올라가는 동안 이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는 한편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 파견한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조사단은 조사결과 이날 18시경 한빛원전 1호기 수동정지 기준인 5%를 넘은 18%까지 치솟았다고 통보했으나 한수원은 자체 계산으로 출력이 5%를 넘지 않았다면서 이 조사단과 논쟁을 벌이는 등 안일하게 대처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지적에 한수원은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했다.

한수원 측은 원자로 출력 상승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지적에 한빛원전 1호기는 지난 10일 10시 30분경 제어봉 인출을 시작해 원자로 출력이 18%까지 상승했으나 발전팀장이 이를 감지하고 1분 만인 10시 31분 제어봉을 삽입한 결과 원자로 출력은 10시 32분부터 5%이하로 떨어졌고 11시 02분부터 0%수준을 유지한 것을 설명하면서 한수원이 원자로 출력이 상승했음을 인지하고 있었던 정황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한빛원전 1호기 수동정지가 늦어진 배경에 대해 한수원 측은 이 조사단과 운영기술지침서 적용여부검토를 시작했고 검토과정에서 원자로 출력 값과 열 출력 값이 100% 출력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지 않으나 저출력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음을 감안해 내부검토와 함께 원자력안전위원회, 원자력안전기술원 조사단 등과 지속적인 논의를 진행하면서 수동정지 시점이 늦어졌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한수원 측은 그 결과 주전산기 열 출력 값이 당시 운전조건에서 불확실도가 크므로 원자로 출력 값을 기준으로 열 출력이 5%를 초과한 것으로 간주해 한빛원전 1호기 수동정지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이후 한수원은 이날 21시 13분 이 같은 내용을 원자력안전위원회와 원자력안전기술원 조사단에 보고하고 21시 37분경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한빛원전 1호기 수동정지를 지시받아 22시까지 수동정지를 마친 후 22시 02분 정지시켰다.

이뿐만 아니라 경향신문도 지난 23일 단독보도를 통해 한빛원전 1호기 수동정지사건 관련 파장을 축소하기 위해 한수원인 이 사건의 잠정등급을 정상운전범위에 속하는 0등급으로 판단해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보고하는 등 이 사건을 축소하려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같은 지적에 한수원은 최종적으로 한빛원전 1호기 수동정지사건의 잠정등급이 0등급으로 확정된 것이 아니란 공식입장을 내놨다.

한수원에 따르면 매뉴얼에 명시된 원전사건등급 평가기준은 국제기구인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 원자력기구(NEA) 등에서 제정한 것으로 원전에서 발생한 사건의 심각성 수준을 일반인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0등급에서 7등급까지로 나눠 나타낸 기준이다.

그 일환으로 사업자인 한수원은 사건 발생 24시간 이내에 안전설비 이상유무와 방사성물질 유출 등을 기준으로 규제기관에 잠정등급을 알리게 돼 있고, 한빛원전 1호기 수동정지사건은 방사성물질 유출이 전혀 없는 원자로정지사건으로 안전설비가 모두 건전해 사건등급평가 매뉴얼에 따라 잠정등급을 0등급으로 평가한 것이다.

앞으로 전문가들로 구성된 원자력안전위원회 원전사건등급 평가위원회는 이 사건의 경과를 검토해 안전문화 준수 여부 등의 세부내용들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최종등급을 결정하게 된다.

한수원 측은 이 사업과 관련 3·4등급 수준이란 일부 의견과 관련 3등급사건은 안전계통의 심각한 기능이 상실된 고장이며, 4등급사건은 일반인이 피폭 받을 수 있는 비교적 소량의 방사성물질 방출사고로 1999년 일본 임계사건 등과 같은 방사선피폭에 의한 사망사고가 이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10일 한빛원전 1호기 수동정지 관련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지난 16일부터 실시한 특별점검과정에서 한수원 안전조치 부족과 원자력안전법 위반 정황이 확인돼 한빛원전 1호기 가동을 중단시킨데 이어 특별사법경찰관을 투입해 특별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한수원에 따르면 한빛원자력본부는 한빛원전 1호기에 대한 계획예방정비를 매듭지은데 이어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재가동 승인을 받아 지난 10일 03시부터 원자로 제어봉제어능력측정시험에 돌입했다. 이날 10시 30분경 한빛원전 1호기 제어봉제어능력측정시험 중 원자로 출력이 사업자 운영기술지침서 제한치인 5%를 초과해 18%까지 급증하는 등 이상상황이 발생하자 한빛원자력본부는 같은 날 22시 02분경 원자로를 수동으로 정지시켰다.

제어봉은 원자로 내 핵분열을 제어하는 역할을 하며 인출하면 제어능력이 떨어져 출력이 늘어나고, 삽입하면 제어능력이 높아져 출력이 줄이게 된다. 제어봉제어능력측정시험은 0스텝에서 231스텝까지 8개 제어봉을 동시에 움직여 높이를 맞추는 과정으로 진행된다.

한수원 측은 한빛원전 1호기 제어봉제어능력측정시험 중이던 이날 10시 30분 제어봉 인출을 시작하자 원자로 출력이 오르면서 18%까지 상승했으나 발전팀장이 이를 감지하고 10시 32분 제어봉을 삽입해 출력은 10시 33분부터 1% 이하로 감소, 11시 02분부터 0% 수준을 유지했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제어봉제어능력측정시험에서 8개 제어봉이 같이 움직여야 하나 1개 제어봉이 12스텝 차이가 있는 상태로 움직이는 것을 확인했다고 언급한 뒤 차이를 보인 제어봉을 0스텝, 100스텝, 231스텝으로 나눠 이 부분을 교정하게 되는데 발전부서는 정비부서와 협의를 거쳐 66스텝에서 100스텝으로 인출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원자로운전원이 66스텝에서 100스텝까지 인출을 하더라도 출력에 문제가 없다고 계산했고, 이는 결과적으로 잘못된 계산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5%로 제한돼 있던 원자로 열 출력이 18%까지 올라가자 감독을 하던 발전팀장이 제어봉 삽입을 지시하면서 수분 이내에 0% 수준으로 내려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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