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바이오에탄올 개발, 부상하나”
“차세대 바이오에탄올 개발, 부상하나”
  • 박정미 기자
  • huk@energytimes.kr
  • 승인 2008.04.26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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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에탄올발 식량위기, 생산중단 압박 가중
정부 원료확보 정책방향에 관심 집중

국제사회, 식용작물 바이오에탄올 축소 압박
식용작물로 바이오에탄올사업을 추진하는 국가에 대한 사업조정을 요구하는 국제사회의 압박강도가 높아지고 있다. 바이오에탄올의 대표적인 원료인 옥수수가격급등과 이에 따른 전반적인 곡물가격상승이라는 도미노현상을 타개하기 위해 바이오연료붐을 가라앉혀야 된다는 얘기다.

지난 21일 국제통화기금 사이먼 존슨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옥수수이용 에탄올사용량 급증과 유럽의 바이오디젤개발정책 가속화 등이 식량난을 가중시키고 있는데다 주요 쌀 수출국인 베트남, 인도, 이집트 등에서 새로운 형태의 보호주의 무역거래 형태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존슨은 세계 식량가격이 지난 3년 사이 평균 83%상승하고 개발도상국들이 의존하는 쌀의 경우 지난해에만 두 배 가량 뛰었다는 것을 근거로 내세웠다. 또 그는 식량위기가 심각한 상황에서 바이오연료정책을 고수하는 것은 도덕적 해이에 직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시아개발은행 라자트 나그 전무도 22일 “곡물가격의 가파른 상승으로 그동안 쌀값이 안정화됐던 아시아지역이 심각한 수준의 위협을 받게 됐다”며 “선진국이 바이오연료 확대를 위해 농민들에게 지급하는 보조금을 철폐하라”고 촉구했다. 국제 구호단체 옥스팜도 같은 목소리를 냈다. 아시아개발은행은 5월 첫 주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에서 연차총회를 갖고 세계경제 침체와 아시아지역개발도상국에 영향을 줄 에너지와 곡물가격 상승문제에 대해 집중 논의할 할 예정이다.

고든브라운 영국총리도 이러한 목소리에 힘을 보탰다. 영국은 바이오연료의 지지에서 제한적인 입장이라며 바이오연료가 식품가격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보건기구가 보건보다 기아를 국제사회위협의 ‘넘버1’로 평가하는 것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경고했다. 브라운 총리는 이에 앞서 지난 10일 선진 8개국 정상회담 주최국인 일본의 후쿠다 야스오총리에게 서한을 보내 주요 의제에 식량위기를 포함시키자고 제안한 바 있다.

중남미권 정부의 압박도 가세되고 있다. 특히 브라질 정부의 바이오에탄올 대량생산을 타깃으로 비난여론이 일고 있다. BBC방송의 22일 보도에 따르면 에보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 페루의 가르시아 대통령은 바이오에너지 소비증가가 전 세계 식량 생산과 공급을 위협하고 있다며 바이오에너지생산을 줄여야한다고 주장했다. 식량농업기구(FAO)도 바이오 연료 50ℓ를 생산하는 옥수수로 어린이 1명을 1년간 먹일 수 있다며, 바이오 연료가 대량 학살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맹공을 퍼부었다.


정부, 실증평가이후 보급정책수립방향에 영향
‘식용작물 바이오에탄올 정책은 곧 식량위기초래’라는 등식이 설득력을 얻어가면서 우리 정부의 바이오에탄올 보급정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오는 7월 석유품질관리원의 ‘바이오에탄올 도입을 위한 실증평가’연구과제가 완료돼 정부의 바이오에탄올 마스터플랜수립도 본격화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 연구는 바이오에탄올의 상용화를 위한 기술적 검증과 인프라구축을 위한 것이 목표다.

그러나 정부는 바이오에탄올의 원료확보방안에 대해서는 추후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지경부 신재생에너지과 차영회 주무관은 “정부정책과제인 연구용역이 끝나기 전까지는 확실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차 주무관은 “처음 바이오에탄올을 고려했을 때와 지금의 환경은 다르다”며 정책방향 결정에 국제적 이슈가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는 없다는 점을 내비쳤다. 또 식용작물이 아닌 새로운 대체연료개발 투자 확대 등에 대해서는 관련 부처 간 협의가 필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대안원료로 부상하는 해조류
그러나 현재로서는 석유자원고갈과 기후변화대응에 따른 수송용 연료의 대체제로 바이오연료를 대신할 만한 것은 없어 보인다. 따라서 식용작물이 아닌 비식용작물이나 해초 등의 3세대 바이오원료 개발을 위해 연구와 해외바이오플랜테이션 확보에 투자를 서둘러야 한다는 얘기가 타당성을 높이고 있다.
바이오에탄올의 기본성분은 탄수화물로 옥수수, 감자 같은 전분질계와 당질계인 사탕수수 외에도 폐목재나 왕겨를 이용한 목질계가 있고 3세대로 조명 받고 있는 해조류가 있다.

곡물가격과 연동되는 전분질계, 당질계를 제외하고 목질계는 상대적으로 공정이 길어 생산성저하로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다. 따라서 해조류를 이용한 바이오에탄올생산이 대안으로 부상된다.

지난해 한국생산기술연구원 김경수 박사팀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우뭇가사리를 이용해 바이오에탄올 생산에 성공한 바 있다. 당시 세계 최초로 원천특허 3개를 출원한 상태라 기술우위에 대한 선점효과도 기대된다. 우뭇가사리는 해조류 중에서도 탄소화물이 월등히 높다. 김 박사는 오는 5월쯤에 정부과제로 해조류 에탄올에 대한 중대형연구사업이 시작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원료양식의 비용경제적 측면에서도 기타 작물이 농업용수나 비료를 필요로 하고 1년에 한 번의 경작이 가능한 반면 해조류는 자연의 햇빛, 이산화탄소, 바닷물로 왕성하게 자란다. 우리나라의 경우 1년에 서너 번 동남아의 경우 5~6번 정도 양식이 가능해 생산성이 우수하다.” 해조류의 경쟁력에 대한 김 박사의 설명이다.

이에 대한 민간차원의 투자움직임은 조심스러우면서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 박사는 “인도네시아나 동남아 교포 사업가들을 중심으로 해조류 양식장 확보에 따른 기술이전논의가 활기를 띄고 있다”고 전했다. 또 우리나라 대기업군들도 양식장을 확보하고 현지의 생산플랜트 건설과 관련해 김 박사팀에 기술문의를 해오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의 연근해는 어류양식장이 많아 어업권과의 충돌가능성이 높은데다 생산규모 측면에서도 해외로 눈을 돌리는 것이 효율성이 높다고 김 박사는 말했다.
김 박사는 현재 여수엑스포 추진위원회에 해조류바이오에탄올 프로젝트 시범사업을 프러포즈해 놓은 상태다.

그의 시범사업 시나리오에 따르면 여수앞바다에 양식장을 조성해 원료를 채취하고 시범공장을 만들어 바이오에탄올을 생산, 엑스포기간동안 공식차량을 바이오에탄올로 움직이게 하는 것이다. 김 박사는 추진위원회의 반응이 상당히 좋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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