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재무위기 직면한 석유공사…우량자산 패키지로 돌파구 찾나?
심각한 재무위기 직면한 석유공사…우량자산 패키지로 돌파구 찾나?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9.03.11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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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경영계획 통해 부채율 1200%대서 내년 500%대로 낮추는 목표 제시
우량자산 중심 자회사 설립…지분매각으로 부채비율 줄일 수 있다고 판단
우량자산 이익보다 부채비율 낮추는 것이 효율적이란 판단한 것으로 분석
석유공사 사옥(울산 중구 소재) 전경.
석유공사 사옥(울산 중구 소재) 전경.

【에너지타임즈】 과거 투자했던 사업에 대한 자산가치 하락 등으로 심각한 재무상황위기에 직면한 석유공사가 자사에서 보유한 우량자산을 활용해 현재 재무위기를 돌파하는 한편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는 원동력을 만들어내는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당장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없음을 감안한 석유공사의 궁여지책(窮餘之策)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사장 양수영)는 재무구조개선·인력구조조정·비용절감 등을 통해 부채비율을 올해 1200%대에서 내년 500%대로 대폭 낮추는 등 2016년부터 자사에서 추진해온 구조조정계획보다 한층 강화된 수준의 비상경영계획을 11일 공식 발표했다.

이날 발표된 비상경영계획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현재 재무위기를 돌파하고 중·장기적으로 성장 동력을 창출해 낼 수 있는 재무구조개선에 방점을 찍은 것.

먼저 석유공사는 단기적으로 기존 비(非)핵심자산뿐만 아니라 우량자산 중 하나로 손꼽히는 A사와 B자산에 대한 지배력을 유지하는 범위 내에서 지분매각을 올해 중으로 완료해 부채비율을 낮출 계획이다.

특히 석유공사는 중·장기적으로 관계부처와 협의를 거쳐 수익성 있는 우량자산을 패키지화해 민간자본을 유도해 자본을 확충해 나가기로 했다. 그 일환으로 다양한 방안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방안 중 석유공사는 우량자산을 중심으로 한 자회사를 설립한 후 경영권 유지 범위 내에서 이 회사의 지분을 매각해 재원을 확보하는 한편 이 회사에 대한 주식상장 등을 통해 민간으로부터 투자를 받아 새로운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방안에 무게를 둘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 방안으로 석유공사는 이 회사 지분을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매각할 경우 부채비율을 줄이면서 차입금에 대한 이자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게 되는 한편 이 회사가 새로운 사업을 추진할 경우 지분율에 따라 투자비가 결정되는 만큼 투자비를 줄일 수 있게 된다. 다만 우량자산에 대한 영업이익은 지분율에 따라 줄어들게 되는 단점을 안고 있다.

석유공사가 재무구조개선 방향으로 이 같은 방법을 채택한 배경은 현재 상황에서 정부 지원을 기대할 수 없음을 감안할 때 당장 우량자산에 따른 이익보다 부채비율을 낮추는 것이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에 앞선 지난 8일 열린 자원공기업 구조조정 이행점검회의에서 정부와 자원공기업 혁신태스크포스 민간위원들은 석유공사 관련 과거 부실사업정리과정에서 자산손상이 발생하는 등 불가피한 측면이 없잖아 있으나 재무구조가 더 이상 악화되지 않도록 철저한 관리를 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를 위해 석유공사에서 계획 중인 우량자산 투자 유치와 비(比)핵심자산 매각이 계획대로 추진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줄 것을 주문하는 등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다.

이와 함께 석유공사는 인력구조조정 관련 2016년부터 추진해 온 인력감축도 한층 더 강화해 상위직원 현원 10% 감축과 해외근무자 23% 감축, 장기근속자 명예퇴직 유도 등을 추가해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또 석유공사는 예산을 긴축 편성하고 예산집행단계에서 절감액을 지난해 5%에서 30%, 유보금액을 15%에서 20%로 상향하는 등 엄격하게 비용을 통제하는 한편 사장을 위원장으로 한 비상경영 태스크포스를 설치해 고강도 드라이브를 걸 예정이다.

한편 2018년도 결산결과 석유공사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3675억 원 증가한 5434억 원에 달했으며, 부채원금 6742억 원을 상환했음에도 불구하고 대형화사업 후유증으로 막대한 영업외비용이 발생해 1조1595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 석유공사 부채비율은 2287%로 급증하는 등 심각한 재무위기상황을 맞았다.

특히 석유공사 자본 감소와 부채비율 급증은 과거 대형화사업에 이뤄진 해외투자사업 자산 손상 등에 의한 것으로 과거 부실을 정리하고 경영정상화를 위한 구조조정을 추진해 나가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자본감소 주요 원인으로 2008년부터 자원개발사업 연계 이라크 쿠르드 SOC 투자자금 중 회수불가능 한 금액 6352억 원의 손실 처리, 2011년 매입한 미국 이글포드사업 관련 2016년 유치한 신규 사업 조건부 투자유치금액 4305억 원의 자본인정취소에 따른 부채 전환, 과거 대형화사업 시 차입금에 대한 이자비용 4260억 원 등이 손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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