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E 3020 이행계획 후 대한민국 미래…제주도가 보여주고 있다”
“재생E 3020 이행계획 후 대한민국 미래…제주도가 보여주고 있다”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9.03.07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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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김영환 전력거래소 제주본부장)
발전량 기준 재생E 비중 12.9%로 육지계통 수력발전 제외하면 목표 달성
재생E 보급과정서 축적된 자료…문제점 진단하는 중요한 자료 활용 점쳐져
풍력발전 출력제어 현재까지 모두 43회 시행…대표적 문제이자 해결 과제
제주맞춤형 K-EMS 구축 등 에너지전환정책 맞춰 제주본부 새롭게 디자인

【에너지타임즈】 문재인 정부에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에너지전환정책, 이 정책의 핵심은 2030년까지 발전량 기준 재생에너지를 보급하는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으로 요약된다. 이를 두고 논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따지고 보면 이 논쟁의 핵심은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 목표 달성 후 대한민국 전력산업모습이 어떤 모습으로 진화하느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재생에너지 보급이 정부가 목표를 세운 방향으로 확대됐을 때 전력수급과 전력계통에 미칠 영향은 가보지 않은 미래다. 그렇기 때문에 이 논쟁은 좀처럼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다만 앞으로 열릴 미래에 대한 확신만 있다면 불필요한 논쟁은 사라지고 막연한 불안감도 줄어들게 된다. 또한 그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에 대한 해법을 정부가 찾는다면 에너지전환은 한층 수월해질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제주도는 대한민국 미래 전력산업을 조망해볼 수 있는 중요한 시험무대가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미 정부가 목표로 정한 재생에너지 보급량이 달성된 곳이기 때문이다.

조영탁 전력거래소 이사장은 제주계통은 대한민국 미래 육지계통을 보여주고 있다고 언급한 뒤 현재 제주계통에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에 따른 일련의 일들은 고스란히 육지계통이 답습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주지역 내 안정적인 전력수급을 위한 제도개선과 시스템 구축 등은 그런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 일환으로 전력거래소는 올해 제주지사를 제주본부로 격상시켰고 단순한 감시기능뿐만 아니라 전력거래소 본사에 일원화돼 있던 전력수급 전반에 걸친 역할을 부여했다. 그리고 제주본부가 제대로 된 모습을 갖출 수 있는 역할을 하게 될 초대 본부장으로 제주출신이자 제주지역 전력수급 전반에 걸쳐 오랜 근무 경험과 본사에서 재생에너지정책 관련 근무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김영환 기후신재생전략팀 팀장을 승진·발령했다.

본지는 제주도에 봄비가 내리던 지난 6일 전력거래소 제주본부에서 그를 만났다.

김영환 전력거래소 제주본부장.
김영환 전력거래소 제주본부장.

“제주도는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 중인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 목표를 사실상 이미 달성했고, 이 정책에 대한 목표 달성 후 나타나는 일들이 현재 제주도에서 표면화되고 있다. 전력거래소 제주본부는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 목표 달성 후 대한민국 내 안정적인 전력수급이 가능해질 수 있는 제도를 개선하고 관련된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김 본부장은 최근 5년간 제주지역 연평균 전력소비 증가율은 5.4%로 전국 평균인 1,7%보다 3배 이상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소개한 뒤 제주지역 발전설비용량도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등 영향을 받아 큰 변화를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력거래소 제주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제주지역 발전설비용량은 1635MW. 이중 육지로부터 전력을 공급받는 초고압직류송전으로 400MW(점유율 24.5%), 제주지역 내 운영되는 발전설비로 778MW(47.6%), 풍력발전 등 재생에너지로 457MW(28.0%) 등이다.

김 본부장은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은 2030년까지 발전량 기준 재생에너지 비중 20% 달성을 골자로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제주계통 발전설비용량 기준 재생에너지 비중은 28.0%이고 지난해 재생에너지 발전량 기준 재생에너지는 12.9%”라면서 “육지계통 내 재생에너지 비중 중 수력발전을 뺐다고 가정한다면 사실상 제주계통은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을 달성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는 “제주계통은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 달성 후 육지계통에 나타날 수 있는 위험요소를 검토하기 가장 좋은 시험무대”라고 진단하면서 “제주계통은 전력시스템을 실증할 수 있는 세계적으로도 몇 되지 않은 지역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전력거래소 제주본부가 제주계통 내 재생에너지 보급에 따른 다양한 자료들을 축적한 것도 육지계통 내 재생에너지 보급이 확대되면 발생할 수 있는 일들을 해결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김 본부장은 “1990년대 초반부터 제주계통에 행원풍력이 들어왔고 뒤를 이어 한경풍력과 성산풍력 등 다양한 풍력발전이 건설되고 가동되면서 제주계통 내 풍력발전 발전량 점유율은 9.5%까지 올랐다”면서 “이 과정에서 풍력발전기별 운영현황과 함께 풍력발전 출력변동성이 제주계통에 미친 영향 등은 앞으로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 “태양광발전도 육지계통과 달리 사업자 90%가 제주계통에 연결돼 있어 그에 따른 자료도 충분히 확보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전력거래소 제주본부는) 제주계통 내 실시간 재생에너지발전량을 감시하고 예측하는 한편 재생에너지한계량 산정 등 전력계통 안정화를 통한 재생에너지 수용성을 제고할 수 있는 신재생통합관제시스템을 개발한데 이어 시범운영하고 있으며, 이 시스템을 진화시키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제주계통 내 재생에너지 보급이 확대되면서 전력수요보다 전력공급이 많아지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 대표적으로 해결해야 할 선결과제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 본부장은 “2016년부터 태양광발전 보급 확대로 전력공급이 전력수요보다 많아 부득이하게 제주계통 내 풍력발전 출력제어를 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제주계통 내 재생에너지 보급이 확대될 경우 재생에너지 출력을 제어해야 하는 상황이 늘어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그는 “신재생통합관제시스템은 재생에너지 한계량을 산정하고 있고, 그 결과에 따라 제주계통 내 풍력발전 출력제어는 2015년 3회, 2016년 6회, 2017년 16회, 2018년 17회 등 모두 43회에 걸쳐 시행됐고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재생에너지 한계량은 재생에너지 출력변동성에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연계선과 발전설비를 최소한으로 운영해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 “바로 출발할 수 있도록 자동차 시동을 켜 놓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제주계통 내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를 위해선 에너지저장장치(ESS)나 제주계통에서 육지계통으로 송전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제3연계선(설비용량 200MW)이 내년 12월 적기에 준공될 경우 제주계통 내 재생에너지 보급을 보다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뿐만 아니라 제주계통 변화와 함께 전력거래소 제주본부 변화도 예고되고 있다.

김 본부장은 “제주본부는 앞으로 전력거래소 작은 본사가 될 것”으로 내다본 뒤 “기존 전력계통 감시기능에다 전력정책과 관련된 모든 일을 하게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올해 말 수립될 예정인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논의과정에 제주계통을 별도로 논의할 수 있는 소위원회를 구성·운영할 예정이며, 이 소위원회는 제주계통 관련 특화된 다양한 전문가들이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제주본부는 현재 부여된 역할을 수행하는데 필요한 공간이 턱없이 부족하다”면서 “현재 노후화 된 EMS를 K-EMS로 전환하는 작업과 함께 현재 청사를 인근 부지를 확보해 확장하거나 새로운 청사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앞으로의 방향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그는 K-EMS 구축 관련 “현재 개발된 K-EMS를 그대로 구축할 수 없어 기술개발과정을 거쳐 제주계통 맞춤형 K-EMS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언급한 뒤 “제주계통은 관광산업 활성화 영향으로 상업용 비중이 가장 큰 반면 육지계통은 산업용 점유율 비중이 높은 특징을 갖고 있어 K-EMS를 기반으로 제주지역에 맞도록 다시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전력거래소 제주본부에 따르면 육지계통 용도별 비중은 ▲산업용(51%) ▲상업용(33%) ▲주택용(13%) ▲농사용(3%), 제주계통은 ▲상업용(52%) ▲농사용(27%) ▲주택용(16%) ▲산업용(5%) 등이다.

그러면서 그는 “전력거래소 제주본부가 계획대로 모습을 갖출 경우 제주계통은 물리적인 독립계통이 아닌 명실공이 제주지역 전력정책을 아우르는 명실공이 독립계통으로서 역할을 하게 되고,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 추진에 따른 육지계통에 미칠 영향을 미리 내다볼 수 있는 시험무대로써 역할을 해 나갈 것”으로 내다봤다.
 

김영환 전력거래소 제주본부장.
김영환 전력거래소 제주본부장.

<김영환 전력거래소 제주본부장은…>

김 본부장은 1966년 제주 출생으로 인하대 전가계산공학과를 나와 제주대대학원에서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은 뒤 한전에 입사했다.

그는 한전에서 전산전문가로 발전부문 전산화업무를 담당했으며, 1999년 제주도로 근무지를 옮겨 한림복합화력 근무를 시작으로 제주도 근무를 시작했다. 그리고 2001년 전력거래소 설립 후 전력거래소로 자리를 옮겨 전력거래소 제주지사(現 제주본부)를 구축하는 역할을 했다. 제주지사에서 계통운영과장·관제차장 등을 지냈다.

이후 그는 2015년 본사로 자리를 옮겨 중앙관제부장·신재생시장팀장·기후신재생전략팀을 지낸 바 있다.

그는 전력거래소뿐만 아니라 전력그룹사 내에서 유일하게 자녀 다섯 명을 둔 다둥이아빠로 알려져 있으며, 제주도로 근무를 요청한 배경은 IMF사태 증후군으로 고향이 그리워져 귀향하게 됐고, 다시 본사로 복귀했을 때는 재생에너지에 대한 도전정신 때문이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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