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5사 천연가스 직수입…전기요금 인하? 도시가스요금 인상?
발전5사 천연가스 직수입…전기요금 인하? 도시가스요금 인상?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9.02.18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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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전후로 발전5사-가스공사 계약만료로 물량 1000만 톤 향방 묘연
발전5사가 직수입과 가스공사에서 개별요금제 도입 등이 대안으로 떠올라
발전효율이 높은 가스발전 가동률 낮아지면서 전력시장 혼란 가중 관측돼
LNG선. / 사진=뉴시스
LNG선. / 사진=뉴시스

【에너지타임즈】 2025년 전후로 가스시장과 전력시장에 큰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가스공사와 발전5사 간 체결한 천연가스공급계약이 만료되기 때문이다. 천연가스물량을 확보하는데 상당기간을 필요로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스공사와 발전5사는 올해 중으로 방향을 정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가스공사와 발전5사 간 체결한 천연가스공급계약이 재계약이나 연장으로 이어진다면 천연가스시장과 전력시장에 영향을 주지 않겠지만 발전5사가 천연가스를 직수입하거나 최근 대안으로 떠오른 가스공사 내 개별요금제를 도입한다면 천연가스시장과 전력시장은 혼란에 휩싸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2018년 기준 국내 천연가스 판매량은 3621만9000톤으로 이중 발전용 천연가스판매량은 1640만6000톤으로 집계된 바 있다.

발전5사와 가스공사노조 등에 따르면 2025년 전후로 가스공사와 발전5사 간 체결한 천연가스공급물량계약이 만료되는 물량은 1000만 톤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물량은 지난해 국내 도시가스 판매량 기준 27%에 해당한다.

발전5사는 2025년을 전후로 만료되는 가스공사와의 공급계약 관련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안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총 발전설비용량 중 가스발전 비중이 절반에 육박하는 남부발전은 민간 기업의 전문가를 영입해 태스크포스(T/F) 구성 후 운영하고 있다. 또 현재 건설계획이 잡혀있는 세종열병합발전 2단계사업에 직수입한 천연가스를 발전연료로 사용하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 또 이를 감안해 직수입을 확대여부를 판단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남부발전 한 관계자는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선을 그은 뒤 “다만 남부발전은 그 동안 천연가스 직수입에 관심을 가졌던 것만큼 대안을 찾는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광양LNG기지 10만㎘급 액화천연가스용 저장탱크를 임대해 인천가스발전 1·2호기와 세종열병합발전에 직수입한 천연가스를 발전연료로 사용하고 있는 중부발전도 천연가스 직수입을 확대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나머지 발전회사도 남부발전이나 중부발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 같은 발전5사 움직임에 직접적인 영향을 볼 것으로 관측되는 가스공사는 발전5사가 천연가스 직수입을 하는 것에 준하는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하는 개별요금제를 아이디어로 발굴한데 이어 이를 심도 있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다양한 아이디어 중 하나”라고 언급하면서 “가스공사에서 독단적으로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고 입장을 설명했다.

현재 이 요금제는 가스공사가 발전5사와 천연가스장기공급계약을 맺어 발전용으로 일괄적인 가격에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개별계약으로 계약금액을 정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른바 가스공사가 발전5사 직수입을 대행해주는 것으로 풀이될 수 있는 부분이다.

이 같은 다양한 방안이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현재 세계천연가스시장이 구매자 중심으로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아져 있음을 감안할 때 발전5사는 천연가스 직수입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다만 발전5사가 천연가스를 직수입하는 시점이 판매자 중심으로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을 이들은 우려하고 있다.

가스공사와 발전5사 간 천연가스공급계약이 만료되는 시점이 현재 세계천연가스시장 수준으로 유지된다면 발전5사는 천연가스를 직수입하거나 가스공사 개별요금제에 관심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

또 정부도 긍정적으로 평가할 것으로 높게 점쳐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에너지전환정책의 걸림돌인 전기요금 인상요인을 상쇄시킬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기 때문이다. 그 동안 현 정부가 물러난 이후 전기요금 인상요인이 걸림돌이 돼 왔다.

가스공사와 발전5사 간 천연가스공급계약이 만료되는 시점에도 현재처럼 천연가스 직수입이 경쟁력을 가진다면 발전5사는 천연가스를 직수입하거나 가스공사 개별요금제를 통해 천연가스를 발전연료로 사용함으로써 발전단가를 낮추는 역할을 하게 된다. 그 결과 계통한계가격(SMP)이 낮아지는 효과를 내고, 이는 곧 전기요금 인하요인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게 관측되고 있다.

다만 발전5사가 직수입이나 가스공사 개별요금제를 이용할 경우 전기요금 인하요인과 함께 도시가스요금 인상요인이 발생하는 등 국내 천연가스시장과 전력시장에서 적잖은 부작용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먼저 민간발전업계는 전력시장 비효율에 대해 지적하고 있다.

민간발전업계 한 관계자는 “(발전5사 직수입이나 가스공사 개별요금제는) 전력시장을 교란시키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한 뒤 “발전5사가 천연가스를 직수입할 경우 가스공사로부터 천연가스를 공급받는 발전효율이 높은 가스발전 가동률이 크게 줄어드는 등 전력시장 비효율이 표면화될 것”으로 우려했다.

현재 전력시장은 발전효율 등을 감안해 발전단가가 낮은 순으로 급전순위가 결정되는 경제급전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발전5사가 직수입이나 가스공사에서 제공하게 될 개별요금제로 발전연료를 공급받을 경우 가스공사와 장기계약을 체결해 공급받고 있는 민간가스발전은 급전순위에서 밀려나게 되고 그 결과 전력시장에 발전효율이 낮은 가스발전이 대거 가동되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민간발전업계는 설명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도시가스요금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가스공사노조 한 관계자는 “발전5사가 직수입이든 가스공사에서 공급하는 개별요금제를 도입할 경우 전기요금 인하요인은 상대적으로 도시가스요금 인상요인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가스공사는 장기계약 시기가 달라 각기 다른 도입가격을 하나로 합친 뒤 발전용과 도시가스용으로 나눠 가격을 정한 뒤 국내에 공급하고 있다. 이 가운데 발전5사가 직수입하거나 가스요금 개별요금제를 통해 발전연료를 도입하게 된다면 이 물량의 이탈로 인해 도시가스요금 인상요인으로 이어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물량이 줄어든 것과 함께 발전용이 도시가스용으로 교차보조를 해줬던 부분이 이탈물량만큼 효과를 상실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현재 상황이라면 발전5사가 직수입하거나 가스요금 개별요금제를 통한 전기요금 인하요인만큼 도시가스요금이 높아지는 결과를 만들어낼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한편 발전5사는 천연가스물량을 확보하는데 상당기간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감안할 때 2025년 전후로 가스공사와 발전5사 간 체결한 천연가스공급계약이 만료됨에 따른 물량을 현재 계약을 유지하든 발전5사가 직수입을 하든 가스공사가 도입한 개별요금제를 도입하든 올해 중으로 방향을 정해야 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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