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에너지생태계 변화…문재인式 에너지전환 시험무대 점쳐져
제주도 에너지생태계 변화…문재인式 에너지전환 시험무대 점쳐져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9.01.01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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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전환정책 핵심인 재생에너지와 전기車 확대 등 육지보다 앞서 실현
재생에너지 출력변동성 대안인 가스발전 가동이 가능한 여건 조만간 조성

【에너지타임즈】 겨울이면 많은 관광객들이 제주도를 찾는다. 대한민국에서 제일 따뜻한 곳으로 손꼽히고 있기 때문에 이 같은 현상은 너무나 자연스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주지역 난방비용은 대한민국 어느 곳 못잖게 높은 수준이다. 제주도에 천연가스가 공급되지 못한 이유가 대표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제주도민들의 오랜 숙원사업 중 하나는 바로 제주지역 천연가스 공급이었다. 현재 그 꿈이 현실화되고 있다. 제주지역 천연가스 공급은 직접적으로 제주도민들에게 깨끗하면서도 저렴한 난방용 도시가스를 공급하는 것이지만 간접적으로 제주지역 에너지생태계에 적잖은 변화를 불러올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현재 제주도 전력계통은 육지와 분리돼 운영되고 있다. 육지로부터 해저케이블로 전력을 공급받고 중유를 발전연료로 한 중유발전소가 운영되는 것으로 요약되고 있다. 게다가 제주지역 내 풍력발전·태양광발전 등 재생에너지 발전설비용량은 441MW 규모로 재생에너지 보급이 눈에 띄게 늘어나 있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제주도 전력계통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는 전기자동차는 2011년 41대를 시작으로 2012년 110대, 2013년 117대, 2014년 327대, 2015년 1542대, 2016년 3146대, 2017년 3629대, 2018년 5405대 등 8년간 모두 1만4317대나 보급됐다.

이 가운데 문재인 정부는 에너지전환정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그 시험무대로 제주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 정부의 에너지전환정책 특징은 현재 주력발전전원인 원전과 석탄발전 등 대형발전전원을 줄이면서 그 자리에 재생에너지를 채워나가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어 자칫 재생에너지 보급에 문제가 발생하거나 재생에너지가 전력계통 내 문제를 일으킬 경우 전력수급난을 피해갈 수 없는 상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이를 우려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문제점으로 재생에너지 출력변동성이 손꼽히고 있다. 보급이 확대되는 전기자동차도 에너지생태계에 적잖은 영향을 줄것으로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제주도는 에너지전환정책 추진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이론이 아닌 실전에서 예견하고 그에 대한 대비책을 미래 마련해 볼 수 있는 그런 시험무대다. 게다가 동북아슈퍼그리드 관련 제주도는 이미 육지로부터 해저케이블로 전력을 공급받고 있다는 점 또한 이 사업의 성공여부를 가늠해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에 설치된 풍력발전기. / 사진=뉴시스
제주도에 설치된 풍력발전기. / 사진=뉴시스

제주도 천연가스시대 8개월 앞으로 성큼
전진기지인 애월LNG기지 조만간 시운전

문재인 정부에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에너지전환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선 재생에너지 출력변동성에 대비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드는 것. 제주도는 이 정책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미리 예견해보고 그에 따른 대응책을 만들어낼 수 있는 시험무대다.

재생에너지 출력변동성에 즉각 반응할 수 있는 에너지저장장치를 제외하고 양수발전과 가스발전이 손꼽힌다. 제주도내 양수발전을 건설하는 방안이 검토됐으나 경제성 등의 문제로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렇다보니 가스발전은 제주도내 재생에너지 출력변동성에 대비할 수 있는 대안으로 손꼽히고 있다. 그러기 위해 필요한 것은 제주도내 천연가스 공급.

도서지역이란 지리적 한계를 갖고 있는 제주도, 그렇기 때문에 제주도내 천연가스 공급이 쉽지 않다는 것이 정설로 통한다. 실제로 경제적인 측면에서 30년 간 제주도내 천연가스를 공급하는데 필요한 비용은 1조 원가량인 반면 회수비용은 절반수준에 머물 것으로 추정된다는 점은 이를 반증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가스공사는 제주도내 천연가스 공급을 강행했고 그 성과가 조만간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2004년 5월 제주도는 산업통상자원부와 가스공사에 숙원사업인 제주도 천연가스 공급을 건의하면서 도서지역이란 지리적 한계를 넘는 사업이 본격화됐다. 국회와 정부는 전폭적인 지원에 나섰다.

가스공사는 제주도에 천연가스를 공급키로 최종 결정한데 이어 2010년 12월 수립된 제10차 장기천연가스수급계획에 반영시켰다.

현재 가스공사는 제주도내 천연가스를 공급하기 위해 LNG를 공급받아 기화시키는 전진기지인 애월LNG기지 건설과 기화된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주배관망 건설을 나눠 추진하고 있다.

애월LNG기지는 제주도 제주시 애월해안로 59-24 일원 7만4786㎡ 부지에 건설되고 있으며, 9만㎘(4만5000㎘급 ×2기) 규모의 천연가스를 저장할 수 있는 저장탱크와 시간당 120톤을 처리할 수 있는 기화송출설비, 3300톤급 LNG선 2척과 예인선 2척을 접안할 수 있는 접안설비 등으로 건설되고 있다.

이 기지와 가장 가까운 통영LNG기지에서 천연가스를 실어 나를 LNG선 2척은 현재 건조 중이다. 이 LNG선은 2019년 6월 가스공사에 인도될 예정이며, 매주 1회씩 운항을 하게 된다.

가스공사 측은 당초 계획대로 2019년 8월 본격적인 가동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와 함께 가스공사는 애월LNG기지에서 공급되는 천연가스를 공급할 주배관망을 제주시로 향하고 서귀포시로 향하는 1공구와 2공구로 나눠 20인치 주배관망 80.09km를 구축하고 있다.

1공구는 이 기지에서 제주복합발전으로 이어지는 35.63km, 2공구는 한림복합발전을 지나 서귀포시로 이어지는 44.46km를 각각 구축하는 것으로 진행된다.

특히 주배관망은 해안을 중심으로 발달돼 있는 해안도로를 따라 구축하면 건설이 이상적이지만 열악한 교통 환경과 함께 관광도시인 점에 발목이 잡혀 내륙으로 한참 들어와 설계돼 건설되고 있다.

가스공사는 제주도내 천연가스 공급을 통해 제주도민의 윤택한 삶을 보장하는 한편 제주도내 천연가스를 발전연료로 한 가스발전 가동여건을 조성함으로써 제주도내 자급자족 가능한 전력공급체계 확보, 한국형LNG비즈니스모델 개발을 통한 수출여건을 조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가스공사 애월LNG기지 건설현장.
가스공사 애월LNG기지 건설현장.


제주도 첫 천연가스발전 한림복합화력
조만간 연소기 전환 100일 작전 돌입

2019년 9월 제주도 천연가스시대가 열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제주도내에서 천연가스를 발전연료로 전력을 생산하는 발전설비는 한림복합화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제주복합화력이 준공됐음에도 불구하고 발전연료를 공급받을 수 있는 천연가스 주배관망공사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한국남부발전(주) 한림복합화력은 등유(부생연료)를 발전연료로 사용하는 발전소로 1997년 8월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발전설비용량은 105MW(가스터빈 35MW×2기, 스팀터빈 35MW×1기)다.

이 발전설비는 첨두부하용으로 높은 연료비용 탓에 급전순위에서 밀려 가동률이 10%를 밑도는 등 남부발전 내에서도 적자발전소란 오명을 안고 있었다. 심지어 남부발전은 아프리카 등으로 이 설비를 매각하는 방향까지 검토한 바 있다.

그렇지만 조만간 제주도내 천연가스 공급 본격화에 앞서 천연가스 공급설비를 시운전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필요한 것은 대형 수요처다. 도시가스용으로 충당하기에 부족함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맞춰 남부발전은 한림복합화력 발전연료를 등유에서 천연가스로 전환하기 위한 연소기 교체작업을 2019년 9월 18일부터 12월 26일까지 추진하는 일명 100일 작전을 계획하고 있다.

현재 가스공사 측에서 한림복합화력 연소기 교체작업을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 줄 것을 요청했고, 남부발전도 이 작업을 앞당길 수 있는지 여부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한림복합화력은 제주도내 천연가스 공급을 본격화할 수 있는 열쇠를 쥐고 있는 셈이다.

이뿐만 아니라 남부발전은 제주도내 천연가스 공급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천연가스용 가스발전을 새롭게 건설한다.

남부발전은 폐지된 남제주화력 기력발전·내연발전 부지에 천연가스를 발전연료로 한 발전설비용량 150MW(가스터빈 50MW×2기, 스팀터빈 50MW×1기) 규모인 남제주복합화력을 새롭게 건설한다.

이 발전소는 가스터빈 2기와 스팀터빈 1기를 조합한 고효율복합발전소로 건설될 예정이며, 본격적인 공사는 2019년 2월 시작돼 2020년 6월 완료될 예정이다.

특히 이 발전소는 천연가스와 중유를 동시에 발전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듀얼로 건설된다. 변덕스러운 날씨 등으로 인해 LNG선이 운항을 되지 못하는 등 제주도내 천연가스가 공급되지 못하는 상황에 대비해 제주도내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위한 조치라고 남부발전 측은 설명하고 있다.

한편 남제주화력은 동식물성유지·팜유·팜부산물 등 바이오매스를 원료로 생산된 바이오중유를 발전연료로 하는 남제주화력 1호기(발전설비용량 100MW), 중유를 발전연료로 한 남제주화력 2호기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남제주화력 1호기는 중유보다 21% 연료비용이 높지만 대기오염물질인 황산화물(70%)·질소산화물(16%)·미세먼지(33%) 등을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연간 34만4000톤의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효과를 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남부발전 남제주화력 전경.
남부발전 남제주화력 전경.


전력거래소 신재생E통합관제센터 운영
제주지사 조직과 설비 크게 보강 예정

제주도 전력계통은 많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급증과 재생에너지 단점으로 손꼽히는 출력변동성에 대응할 수 있는 가스발전 가동 등이 이 변화를 주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미 제주도내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최대 8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일부 제주도내 재생에너지는 출력을 조절하는 상황까지 이어지고 있다.

현재 기준 제주도내 가동 중인 풍력발전 설비용량은 266MW, 태양광발전 설비용량은 166MW, 기타 재생에너지는 3MW 등 재생에너지 설비용량은 441MW다.

전력거래소는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전력시장과 전력계통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비하고 나섰다. 재생에너지 수용성을 확대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제도개선, 신재생에너지 안정화 기술개발을 중심으로 한 기술개발, 신재생에너지 관제시스템 구축을 위한 시스템 구축 등을 골자로 한 로드맵을 일찍이 수립한데 이어 그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이 로드맵은 재생에너지가 전력시장과 전력계통에서 중요한 자원으로 인식되면서 다양한 변수를 만들어낼 수 있고 재생에너지 출력변동성을 감안하면 장기적으로 하루 전 시장에서 실시간 시장으로 진화해야 하고 전력계통도 재생에너지 발전량 예측 등에 능동적인 대응하자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대비할 수 있는 것이 제주신재생에너지통합관제시스템.

이 시스템은 재생에너지 관련 발전량 예측이 어려운데다 큰 변동성 탓에 불확실성이 높아져 전력계통 운영에 어려움이 클 것으로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불확실성을 줄여주는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이 시스템은 재생에너지 발전 관련 기상환경 등 다양한 변수를 반영하면서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예측하는 한편 이를 분석하고 감시하는 역할까지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전력거래소는 최적의 시스템을 만들어낸 뒤 2020년 재생에너지에 특화된 기능을 탑재한 전용시스템을 본격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현재 전력거래소는 제도개선 관련 ▲신재생에너지발전사업자 정보제공과 예측 책무 ▲신재생에너지 감시·예측·제어 ▲한전과의 관제 범위·역할 구분 ▲신재생에너지 변동성 대응 예비력 기준 ▲신재생에너지 접속보장 규정 ▲망사업자 연계가능물량과 보강계획 등 정보공개 ▲계통운영자 운전한계물량과 제어물량 정보공개 등 제도개선을 매듭지은 바 있다.

또 전력거래소는 기술개발 관련 제주신재생에너지예측시스템 고도화사업을 진행한데 이어 ▲대용량 풍력·태양광발전 예측 ▲모델 튜닝과 최적 알고리즘 확보 ▲예측자료 기반 안정도 평가 ▲안정도 평가 기반 한계물량 산정 ▲실시간 수요와 신재생에너지 예측시스템 연계 ▲가용자원의 가용물량 상시 파악 ▲제어물량 최적화 방안 등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전력거래소는 제주도내 전력계통 확대와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선제적인 대응을 위해 제주지사 조직과 설비를 크게 보강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노후화 된 EMS를 K-EMS로 전환하는 작업이 병행되는 한편 새롭게 구축될 K-EMS에 신재생에너지통합관제센터와 연결돼 그 기능을 크게 향상시킬 예정이다.

전력거래소 제주지사 관제센터.
전력거래소 제주지사 관제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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