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에너지시스템 전환…韓 에너지정책 21세기로 넘어와야
이미 에너지시스템 전환…韓 에너지정책 21세기로 넘어와야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8.12.07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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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슈나이더 세계원전산업동향보고서 기자간담회서 이 같이 조언
원전운영회사 재정압박이 더해져 원전 안전성 크게 훼손시킬 것 경고
지난 6일 에너지정보문화재단 초청으로 방한한 마이클 슈나이더(Mycle Schneider) 세계원전산업동향보고서 총괄저자 겸 발행인이 기자간담회를 열어 올해 발간된 세계원전산업동향보고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지난 6일 에너지정보문화재단 초청으로 방한한 마이클 슈나이더(Mycle Schneider) 세계원전산업동향보고서 총괄저자 겸 발행인이 기자간담회를 열어 올해 발간된 세계원전산업동향보고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에너지타임즈】 우리나라 에너지정책이 원전과 석탄발전 등을 중심으로 한 과거에 머물러 있다면서 서둘러 21세기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미 기저부하 중심 에너지시스템이 무너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마이클 슈나이더(Mycle Schneider) 세계원전산업동향보고서(World Nuclear Industry Status Report) 총괄저자 겸 발행인은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 초청으로 방한한 가운데 지난 6일 한국프레스센터(서울 중구 소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원전을 생명체라고 가정할 때 멸종위기종이라고 진단하면서 이 같은 의견을 내놨다.

슈나이더 발행인은 올해 발간한 세계원전산업동향보고서를 인용해 원전산업은 이미 일찍이 하락세에 접어들었음을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초 기준으로 가동이 예정됐던 원전은 16기이나 이중 3기만 가동에 들어간데 이어 올해 추가로 원전 1기가 가동에 들어갔다고 언급한 뒤 가동에 들어간 원전 4기 중 3기는 중국에 건설됐고 나머지 1기는 파키스탄에 건설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지난해 중반 기준으로 올해 원전 19기가 올해 가동될 예정될 예정이었으나 지난해 하반기 가동에 들어간 1기를 포함해 원전 5기(중국 3기, 러시아 2기)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중 7기는 내년으로 공식적으로 연기됐다고도 덧붙였다.

슈나이더 발행인은 원전을 운영하는 국가는 모두 31개국으로 이들 국가가 운영하는 454기 중 2017년도와 2018년 상반기 운영되지 않았던 원전으로 분류된 장기가동중단원전을 제외한 가동원전은 413기라고 언급한 뒤 장기가동중단원전 6기가 재가동에 들어가면서 전년대비 10기 늘어났다고 통계치를 제시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 수치는 30년 전인 1988년에 견줘볼 때 2기가 줄어들었고, 가장 많았던 438기를 기록한 2002년보다 25기나 줄어든 것이라면서 현재 상황을 고려할 때 이미 하향세에 접어들었음을 의미한다고 진단했다.

슈나이더 발행인은 지난해 연간 원전발전량은 2500TWh로 전년대비 1% 늘어났지만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던 2006년보다 6%나 낮은 수준이다. 또 소폭이나마 전년대비 26TWh 증가한 원인으로 중국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해 중국 내 원전발전량은 전년대비 38TWh 증가한 바 있다.

이와 함께 그는 지난해 중순 대비 현재 2곳 늘어난 15개 국가에서 신규원전이 건설되고 있다. 지난 7월 기준 2013년 대비 18기가 적은 50기가 건설 중이며, 이중 16기는 중국에서 건설 중이다.

반면 슈나이더 발행인은 원전에 비해 재생에너지가 크게 늘어나고 있음을 소개했다.

그는 2017년 시작된 원전 4기 건설에 따른 세계적으로 보고된 투자규모는 4GW에 160억 달러였으며, 풍력발전에 1000억 달러와 태양광발전에 1600억 달러를 포함해 재생에너지에 모두 2800억 달러가 투자됐다. 이중 중국은 단독으로 1260억 달러를 투자했고 이는 2004년에 견줘 40배나 늘어난 금액이다.

이어 그는 지난해 상업운전에 들어간 재생에너지 발전용량은 157GW와 전년도에 추가된 143GW보다 늘어난 것으로 역대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발전설비용량 증가분 61%이상을 차지했다고 덧붙였다. 풍력발전은 52GW, 태양광발전은 97GW나 추가됐고 원전이 3.3GW로 늘어난 것과 비교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슈나이더 발행인은 “한국은 과거 기술력을 발전시켰고 개념을 창조하는 능력도 있다”면서 “원전과 석탄발전은 에너지혁신에 장애가 되고 한국은 21세기로 넘어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국은 선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원전과 석탄발전 등을 중심으로 한 기저부하가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21세기에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 시스템은 앞으로 대폭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슈나이더 발행인은 원전산업 관련 경고의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그는 “앞으로 신규원전시장은 없다고 봐야 할 것”으로 내다본 뒤 “다만 현재 추진되고 있는 신규원전사업은 전력공급 측면이나 자율경쟁이 아니라 지정학적이나 군사적인 측면에서 진행된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그는 “앞으로 원전운영회사 재정압박이 더해질 것이고 원전 안전성을 크게 훼손시킬 것”이라고 주장한 뒤 “원전산업이 붕괴될 경우 원전운영회사 재정압박은 날로 심해져 안전에 대한 투자여력이 줄어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뿐만 아니라 그는 문재인 정부에서 원전수출에 주력하는 것과 관련 자국 내에서 하지 않으면서 다른 나라에 원전을 수출하는 것은 윤리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슈나이더 발행인은 원전정책 관련 독립적인 국제컨설턴트로 활동하며, 각국 전문가들과 세계원전산업동향보고서를 25년간 발행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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