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에 가린 油價…원유공급과잉 등 곳곳에 하방요인 지뢰
베일에 가린 油價…원유공급과잉 등 곳곳에 하방요인 지뢰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8.11.18 09:48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美 이란제재 본격화됐으나 산유국 생산량 계속 늘려
OPEC 감산 검토할 계획이지만 트럼프 대통령 제동
감산합의 이뤄지더라도 美 생산량 늘면 효과 불투명
미국 캘리포니아주 베이커스필드 컨리버유전지대. / 사진=뉴시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베이커스필드 컨리버유전지대. / 사진=뉴시스

【에너지타임즈】 최근 원유수요 둔화와 원유공급 과잉으로 국제유가가 내리막길에 접어들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미국의 이란제재가 본격화됐지만 미국·사우디아라비아·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들이 생산량을 늘리면서 국제유가는 오히려 하락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데다 OPEC이 연말 감산을 검토할 계획이지만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동을 걸고 있어 시장심리가 되레 냉랭해지는 분위기다. 게다가 감산합의가 이뤄지더라도 미국이 원유생산량을 늘린다면 그 효과를 상쇄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2014년 이후 3년 가까이 침체국면에 빠졌던 에너지시장은 올해 들어 활황세로 돌아선데 이어 올해 초 뉴욕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텍사스(WTI) 선물유가는 배럴당 58달러, 런던거래소(ICE)에서 거래된 브렌트(Brent) 선물유가는 63달러 수준이었으나 지난달 초 서부텍사스 선물유가는 배럴당 76달러, 브렌트 선물유가는 86달러까지 치솟은 바 있다.

다만 고공행진 하던 국제유가가 지난달 중순 이후 하락세로 돌아선데 이어 산유국들이 미국의 이란제재를 의식해 생산량을 크게 늘렸고, 그 결과 원유공급과잉에 대한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서부텍사스 선물유가는 10월 29일부터 11월 13일까지 연속 하락하면서 1983년 이후 최장기간 내림세를 기록한 바 있다.

원유공급과잉을 의식한 듯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 7월부터 OPEC 14개 회원국과 러시아 등 10개 OPEC 비회원국이 일평균 100만 배럴을 증산한지 5개월 만에 감산할 것이란 단독행동에 나서기도 했다.

칼리드 알 팔리(Khalid A. Al Falih)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부 장관은 지난 11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현지에서 열린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비회원국 장관급 회의에서 오는 12월부터 원유생산량을 일평균 50만 배럴을 감산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와 관련 OPEC 14개 회원국과 러시아 등 OPEC 10개 비회원 산유국들은 내달 6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제175차 OPEC 회의에서 공급과잉해소를 위한 감산문제를 논의키로 했으나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이 지난 12일 자신의 트위트를 통해 사우디아라비아와 OPEC 원유생산을 줄이지 않기를 바란다면서 국제유가는 원유공급량에 근거해 훨씬 더 낮아져야 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그 결과 지난 13일 서부텍사스 선물유가는 전일대비 7.1% 하락한 배럴당 55.69달러, 브렌트 선물유가도 6.6% 하락한 65.47달러로 마감됐다.

현재까지 분위기를 감안한다면 원유공급과잉이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지난 14일 월스트리트저널·CNBC 등 보도에 따르면 OPEC은 월간보고서를 통해 2019년 세계석유수요 관련 지난달 전망치보다 7만 배럴 하향조정한 전년대비 일평균 129만 배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원유수요 증가세가 점차 둔화되는 상황에서 10월 OPEC 회원국 원유생산량은 일평균 12만7000배럴 증가한 3290만 배럴로 확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제재를 앞둔 이란 원유생산량은 일평균 329만6000배럴로 15만6000배럴 감소했으나 사우디아라비아는 일평균 1060만 배럴로 지난달대비 12만7000배럴, 아랍에미리트는 14만2000배럴을 각각 늘렸다. 또 리비아·앙골라·카타르 등도 원유생산량을 확대한 것으로 집계되기도 했다.

특히 OPEC은 세계경제 성장세 둔화는 석유수요에 대한 하방압력을 키우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현재 석유시장이 균형 상태에 도달했으나 OPEC 비회원국 석유공급은 석유수요에 비해 많은 양이 증가해 과잉공급으로 이어지는 등 내년 비회원국 원유생산량이 일평균 223만 배럴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예측불가능 한 국제유가는 내달 열리는 OPEC 회의에서 윤곽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OPEC 14개 회원국과 러시아 등 OPEC 10개 비회원 산유국들은 내달 6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제175차 OPEC 회의에서 감산문제를 논의하는 등 국제유가 급락을 진정시키기 위한 감산논의에 시동을 걸었다.

모하메드 바르킨도(Mohammad Barkindo) OPEC 사무총장은 지난 14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중동국가들이 에너지시장에서의 안정회복을 위한 공동 노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다만 OPEC 비회원국 산유국들을 주도하는 러시아가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감산합의가 이뤄질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알렉산더 노박(Alexander Novak) 러시아 에너지부 장관은 지난 14일 싱가포르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제유가는 급격하게 상승했다가 내려가는 것이라면서 장기적으로 가격을 어떻게 안정시킬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언급한 뒤 시장참여자들이 일회적인 변동요인에 과도하게 반응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현재 에너지시장이 미국의 이란제재로 인한 영향을 완벽하게 반영하지는 못하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와 함께 OPEC이 감산합의를 이뤄내더라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미국이 원유생산량을 계속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내년 일평균 원유생산량이 1200만 배럴을 넘기면서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를 제치고 세계 1위의 산유국이 될 것으로 조심스럽게 관측되고 있다.

한편 배럴당 100달러를 상회했던 국제유가가 2014년 하반기부터 급락세를 보이면서 장기부진의 늪으로 빠져든 바 있다. 그 결과 2016년 초 서부텍사스 선물유가는 배럴당 26달러, 브렌트 선물유가도 배럴당 27달러까지 급락한 바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