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안 듣는 에너지기관 담당자…산업부 인사 불이익 지시?
말 안 듣는 에너지기관 담당자…산업부 인사 불이익 지시?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8.10.12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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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문건 통해 에너지공공기관 관리강화방안 제시
매주 정례보고 전환…기관장 등 임원 일정도 통제
언론 대응 가이드라인 마련과 홍보계획 사전 공유
국회 대응 관련 비공식협의 후 확정하고 대응키로
지난 11일 국회(서울 영등포구 소재)에서 산업부를 피감기관으로 열린 국정감사에서 성윤모 산업부 장관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지난 11일 국회(서울 영등포구 소재)에서 산업부를 피감기관으로 열린 국정감사에서 성윤모 산업부 장관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에너지타임즈】 산업부가 에너지공공기관으로 인해 국회나 언론 등에 이슈화될 경우 해당 기관 담당자에게 인사책임을 묻겠다는 문건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김규환 의원(자유한국당)은 지난 11일 국회(서울 영등포구 소재)에서 산업통상자원부를 피감기관으로 열린 국정감사에서 산업부가 에너지공공기관에 사전협의나 정례보고를 하지 않거나 이미 결정된 사안 번복 등으로 국회·언론 등에서 이슈화될 경우 담당자에게 인사 책임을 질 수 있도록 해당기관에 요구를 한다는 내용을 담은 내무문건을 폭로했다.

산업부 에너지자원실에서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이 문건은 ‘석유·가스·전력·석탄 관련 산하기관 관리강화방안’이란 제목으로 작성됐다.

이 문건은 산업부와 한국전력공사·한국석유공사·한국가스공사 등 13곳 에너지공공기관과의 부족한 정보공유로 인해 국회·언론 등에서 제기된 이슈에 실시간으로 대응하는데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면서 이 문건은 대안으로 지도감독 권한으로 기관보고 정례화, 언론 대응, 국회 대응 등을 통해 에너지공공기관과 소통·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에너지공공기관 관리강화방안을 제시했다.

이 문건에 따르면 기관보고는 기존 자율보고에서 매주 정례보고로 전환된다.

에너지공공기관은 주요현안·국회동향·지역민원 등 일반사항을 산업부에 매주 정례적으로 보고해야하고, 안전사고·언론보도·국회지적 등 특이사항에 대해선 즉시 보고해야 한다.

또 에너지공공기관은 기관장·간부급에 대한 국회·언론 등과 관련된 주요일정을 산업부에 사전 보고해야 하고, 산업부와 구체적인 내용을 협의한 후 일정을 추진해야 한다.

언론대응은 가이드라인 마련과 홍보계획을 사전에 공유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산업부는 정책방향과 합치되게 언론대응이 가능토록 에너지공공기관별로 주요현안에 대한 언론대응지침을 마련하고 국정과제 등 핵심정책 관련 주요사업에 대한 홍보나 행사 개최 시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도록 사전에 홍보계획 등을 공유한다는 것이 핵심내용이다.

이뿐만 아니라 산업부는 에너지공공기관별 국회업무현황을 공유함으로써 체계적으로 관리키로 했으며, 그 일환으로 에너지공공기관과 국회자료를 사전에 공유하는 한편 비공식협의 후 확정하는 등 대응키로 하고 있다.

특히 산업부는 이 문건을 통해 사전에 협의를 하지 않거나 보고 누락, 결정된 사안 번복 등으로 국회·언론 등에서 이슈화가 될 경우 담당자에게 인사 책임을 묻겠다는 것을 분명해 했다.

김규환 의원은 “(에너지공공기관) 기관장 일정을 장관이 왜 관여를 하느냐, 인사에 불이익을 주겠다는 것이 어떻게 (산하기관) 자율권을 준다는 것이냐”고 지적한 뒤 “비공식협의가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고 질타했다.

또 그는 “(인사 불이익을 주겠다는 것은 산업부가 에너지공공기관에) 갑질을 넘어 협박에 가깝다”면서 “(이 같은 일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성 장관을 추궁했다.

이에 성 장관은 “이 문건은 실무차원에서 산하기관과 원활한 소통을 위해 작성된 것”으로 공문은 아니라고 언급한 뒤 “그렇지만 산하기관 자율성은 존중돼야 하고 그 바탕 위에 추진돼야 한다.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김규환 의원(자유한국당)이 지난 11일 국회(서울 영등포구 소재)에서 산업부를 피감기관으로 열린 국정감사에서 공개한 내부문건.
김규환 의원(자유한국당)이 지난 11일 국회(서울 영등포구 소재)에서 산업부를 피감기관으로 열린 국정감사에서 공개한 내부문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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