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오일쇼크는 시작됐다
3차 오일쇼크는 시작됐다
  • 정치중 기자
  • jcj@energytimes.kr
  • 승인 2008.04.24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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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유가 150달러도 머지않다/스태그플레이션 우려, 정부 에너지 정책 허술

고유가 고유가 걱정만 하는 사이 국제유가가 어느새 120달러에 육박했다.

지난 2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 중질유(WTI)는 전날보다 1.89달러(1.6%) 오른 배럴당 119.37달러에 거래를 마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초(超)고유가 시대’가 현실로 다가오는 것이다.

비즈니스위크지는 “원유선물 거래자들이 주문을 쌓아 두고 있어 추가 상승 가능성이 지배적”이라며 “단기적으로는 150달러 돌파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전망했다.

또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에너지포럼에 참석한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요 산유국과 관련 기관은 주요 산유국의 생산 증대가 한계에 이르렀다고 시인해 향후 원유 수급 전망을 어둡게 했다.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의 알리 나이미 석유장관은 이날 유가가 사상 최고치를 돌파한 것과 관련해 “한계에 이른 원유 생산 능력이 글로벌 공급 부족의 진짜 원인”이라고 인정했다.

그동안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달러 약세와 투기꾼들이 고유가의 주범이라고 비난해 왔다.

세계 2위의 산유국인 러시아도 원유 증산이 한계에 부딪히면서 올해 1/4분기에는 감소세로 돌아섰고, 다른 산유국들 또한 별반 다르지 않은 상태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영국 왕립국제문제연구소는 “중국, 인도 등 신흥경제국의 수요 증가로 5~10년 안에 3차 오일쇼크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며 “현재 수급상황이 변하지 않는다면 유가가 두 배 이상 뛸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런 고유가 상황은 국내 물가에도 바로 반영되고 있다. 서민들의 생활은 날로 궁핍해져만 가고 기업들의 생산 활동 또한 큰 차질을 빚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국내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 3월 말 대비 3.9%나 치솟아 연간 물가상승률은 4%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이 오는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편 중동을 비롯한 자원보유국에 주재하는 대사들은 우리나라의 자원확보전략이 너무 허술하다고 지적한다.

하찬호 주 이라크 대사는 우리나라를 ‘에너지정책 없는 나라’라고 꼬집으며 “정부는 에너지산업에 적극 지원한다고 말은 하지만 정작 자원 개발에 막대한 자본을 투자하는 것도 아니고, 자원개발 관련 첨단기술개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정부의 안일한 대처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대로 가다간 3차 오일쇼크가 올 수 있는 위기상황”이라며 “정부는 물론이고 기업들도 비상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안된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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