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 댐 붕괴사고…근원 두고 책임공방 가열 점쳐져
라오스 댐 붕괴사고…근원 두고 책임공방 가열 점쳐져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8.08.07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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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원인 범람에 따른 댐 유실 그리고 붕괴 알려져
SK건설 측 기록적인 폭우로 인한 자연재해 주장해
라오스 정부 측 원인으로 부실시공 공식입장 밝혀
댐 붕괴로 범람한 물에 잠겼던 라오스 남동부 아타프주 마을. / 사진=뉴시스
댐 붕괴로 범람한 물에 잠겼던 라오스 남동부 아타프주 마을. / 사진=뉴시스

【에너지타임즈】 라오스 세피안-세남노이 수력발전 프로젝트 중 발전용 댐 붕괴사고를 둘러싼 책임공방이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시공사가 기록적인 폭우가 근본적인 원인이 됐다면서 자연재해를 주장하는 반면 라오스 정부는 폭우도 원인으로 작용했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부실시공이라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라오스 현지언론인 비엔티엔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라오스 정부는 세피안-세남노이 수력발전 댐 붕괴사고 원인을 자연재해가 아닌 시공부실에 따른 사고로 규정한데 이어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방안을 마련할 것임을 공식화했다.

손사이 시판돈(Sonexay Siphandone) 라오스 부총리는 지난달 31일 피해자들 구제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국회 특별위원회 회의를 열어 댐 붕괴사고에 따른 홍수는 댐의 균열에 의해 발생했다면서 이번 참사는 자연재해에 따른 사고가 아닌 탓에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금은 일발적인 자연재해 때보다 많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라오스 정부는 이 사업에 참여한 기업들이 속한 국가들을 초청해 현장점검 등 참사원인을 밝히기 위한 철저한 조사를 진행할 것임을 시사했다.

라오스 세피안-세남노이 수력발전 프로젝트는 라오스 남부 볼라벤(Bolaven)고원을 관통하는 메콩강 지류를 막기 위해 세피안댐·세남노이댐 등 2개 본댐과 담수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보조댐 5개를 축조한 뒤 발전설비용량 410MW 규모 수력발전설비를 설치해 운영하는 것으로 SK건설(지분 26%), 서부발전(25%), 태국 라차부리(25%), 라오스 LHSE(24%) 등이 참여하고 있다.

문제의 댐은 보조댐 5개 중 하나다. 지난달 23일 15시 30분경부터 이 댐은 붕괴를 시작했고 다음날인 지난달 24일 이 보조댐이 붕괴되면서 전체 10억 톤 중 5억 톤이 방류됐다. 이 여파로 지난 6일 기준 33명이 사망하는 등 131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된 것으로 라오스 재난당국은 잠정적으로 집계한 바 있다. 또 6600명에 달하는 이재민이 발생했다.

그렇다면 쟁점은 이 댐이 붕괴된 원인이다. 시공사인 SK건설 측은 하루 1000mm 기록적인 폭우가 붕괴의 원인이 됐다고 주장하는 반면 라오스 정부 측은 지반침하가 원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25일 서부발전이 국회에 보고한 자료를 살펴보면 이들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사실이 공개된다.

댐이 붕괴되기 4일전인 지난달 20일 문제의 보도댐 중앙부에 11cm가량 침하가 발생했다. 이틀 뒤인 지난달 22일 댐 상단에 10곳에 침하가 발생한 것이 확인됐다. 그러면서 사업자는 이를 복구할 장비를 수배했다. 또 다음날인 지난달 23일 11시경 댐 상단에 1m 침하한 것이 새롭게 확인됐다. 현장에 도착한 보수를 위한 장비는 침하조짐을 보이고 있어 현장에서 대기하게 된다. 그리고 이날 15시 30분경 최초 범람을 시작으로 댐이 붕괴되기 시작했다.

서부발전이 이날 국회 보고를 두고 책임회피를 위한 것이란 여론이 잠시 일었으나 책임소재와 상관이 없다는 것이 에너지업계의 중론이다. 이 정보는 시운전을 준비하기 위해 현지에 파견돼 있던 직원들로부터 받은 것을 서부발전이 취합한 것으로 당시 상황을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한 목적이었던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를 종합해볼 때 문제의 댐 붕괴사고는 범람에서 시작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범람이 중요한 이유는 이 댐이 사력댐(일명 흙댐)이기 때문이다. 콘크리트댐의 경우 범람을 하더라도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 다만 사력댐에 범람이 시작됐다는 것은 붕괴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댐 전문가는 “사력댐은 암반 위에 흙을 쌓아 흙을 다지는 롤링작업을 반복적으로 수행함으로써 물이 투과되는 투수층을 만들고 바위나 돌을 쌓아 물의 무게를 이기도록 설계된 탓에 투수층이 깨질 경우 붕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한 뒤 “투수층이 깨지는 조건은 지반침하가 대표적”이라고 덧붙였다.

먼저 SK건설 측은 하루 1000mm 폭우로 인한 범람으로 댐이 유실됐기 때문에 자연재해로 봐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23일 03시경 본댐 비상방수로를 열어 긴급방류를 시작하는 등 댐 수위를 낮췄으나 긴급방류 되는 양보다 댐으로 유입되는 양이 더 많았기 때문에 범람으로 이어졌다는 것을 근거로 자연재해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반면 라오스 정부 측은 댐 붕괴 당시 이미 1m 지반침하가 이어졌고, 이 범람의 원인은 폭우로 인한 것이지만 근본적으로 지반침하가 원인이 된 것으로 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만 지반침하는 지반조사나 시공과정에서 부실이 발생했을 가능성도 있으나 지각변동에 따른 원인이 있음을 감안할 대 속단하기보다 정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한편 시공사인 SK건설은 책임소재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발전플랜트 경우 상업운전 이전까지 소유권이 시공사에 있기 때문이다.

또 함께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서부발전도 이번 사고에서 그다지 자유롭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고로 인해 발생하는 보수공사 등에 따른 투자비 등이 발생할 경우 그에 따른 추가비용을 지분율에 따라 지불해야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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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영호 2018-08-09 07:28:32
희망고문으로 약자를 두번 죽이려는 문재인정부!
조합원을 팔아 사익을 채우려는 이완용같은 검침연대와 결탁한 한국전력!
한국전력공사는 정부의 권고도 무시할 수 있는 거대 공기업이란말인가!
한국전력은 즉각 검침노동자들을 직접고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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