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잘못된 보고서는 정부의 신뢰도 하락
<사설> 잘못된 보고서는 정부의 신뢰도 하락
  • 김재영
  • webmaster@energytimes.kr
  • 승인 2009.06.19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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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발표한 석유제품가격에 대한 용역보고가 부실한 것으로 드러나 망신을 당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산업연구원이 기획재정부로부터 용역을 받아 작성한 ‘국제원자재 가격의 국내석유제품 및 공산품 가격 반영정도 분석’ 결과에서 중대한 오류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일은 단순한 오류로 끝날 일이 아니라 정부의 정책 신뢰도에 심각한 타격을 주는 일이 될 가능성이 많다.

산업연구원은 용역 보고서를 통해 정유사들이 국내 제품가격을 수입제품 추정가격보다 높게 책정한 이유로 지난해 환율상승으로 인해 발생한 영업외 부문의 손해를 석유제품가격에 일부 전가해 만회하려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석유협회는 이 보고서에 관세나 수입부과금 등 부대비용을 제대로 적용하지 못했다며 반발했다. 이런 과정에 연구원도 잘못된 수치의 입력을 인정하고 나왔다. 한마디로 연구결과가 잘못됐다는 것이다.

또한 지난 3월에는 공정거래위원회가 국내 휘발유가격의 비대칭성에 관해 용역보고서를 발표했는데 이 역시 연구에 사용된 자료나 시기설정 등이 적절치 못해 연구결과에 신빙성이 없다는 전문가들의 평가가 나왔었다.

문제는 이런 잘못된 판정이 올해만 두 번째라는 것이다. 정부는 보고서를 작성하는 데 있어 철저한 검증과정을 거쳐야 한다.

연구보고서는 말 그대로 정책을 추진함에 앞서 과정, 결과 등을 예측해 방향을 설정하는 작업이다. 중요한 이런 기본적인 작업이 정부의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다면 누가 정책을 믿고 따를 수 있겠는가.

휘발유, 경유 가격을 인하하고 싶은 정부의 의도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제대로 된 방법과 방향을 설정한 정책이라야 한다. 한 곳에서 왜곡이 일어나면 반드시 다른 곳에서 문제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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