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녹색성장을 위해 지하공간을 활용하자
<칼럼> 녹색성장을 위해 지하공간을 활용하자
  • 에너지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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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6.12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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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재 한국광해협회 회장

우리나라는 4계절이 뚜렷해 살기 좋은 나라라고 한다. 여름에는 열대지방의 분위기를, 겨울에는 한대지방의 분위기를 맛볼 수 있고, 봄에는 가지각색의 꽃이 피고, 가을에는 풍요로운 결실을 맞을 수 있으니 이 어찌 살기 좋은 나라라고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렇지만 에너지 자원이 빈약한 관계로 겨울에는 난방 걱정, 여름에는 냉방 걱정을 해야 하고, 늘어만 나는 자동차물결은 대기오염의 주범인 동시에 에너지소비에도 절대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에너지 대책은 국가의 주요 정책일 뿐만 아니라 이명박 정부에서는 자원·에너지 외교를 국가 정책의 핫 이슈로 내걸고 있다. 

국가가 에너지소비를 높이고, 산업생산을 확대시키면 한 동안은 발전하겠지만 그러한 발전과 경제 성장은 머지않아 에너지 보유국가에 발목이 잡히고, 국민들의 피땀 어린 노력은 에너지 보유 국가만 배를 불리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다. 

그렇다고 산업을 위축시키고, 국가발전을 저해하며 수 십 년 전의 암담했던 저개발국가 시절로 되돌아가자는 것은 아니다.

국가발전을 위해서 필요한 에너지는 그대로 유지하더라도 절약이 가능한 부분과 활용이 가능한 에너지를 최대한 우리 주변에서 찾음으로써 국제적인 에너지 전쟁시대에 대처해 볼 수 있지 않을까 라고 생각한다.

물론 지금 국가에서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는 불필요한 전등끄기, 자전거타고 출·퇴근하기, 적정 냉난방온도 유지하기 등이 있지만 이것보다 좀 더 적극적으로 우리 주위에서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고 직접 생활에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하고자 한다. 

필자 집은 반지하에 2층집인 단독주택이다. 1층 응접실에 있다가 지하실에 내려가 보면 여름에는 확실히 시원함을 느끼고, 겨울에는 표가 날 정도로 따뜻함을 느낀다. 그리고 응접실 앞쪽 베란다 아래에는 조그마한 온실이 있어 겨울동안 분재를 보관하는데 집 외부임에도 불구하고 온실의 유리 창문만 닫으면 화분이 잘 얼지 않아 별도의 에너지를 공급하지 않고도 월동이 가능하다.

또 겨울철 대도시의 지하도에 들어가면 노숙자들이 아무런 난방장치 없이 박스 몇 장을 뜯어 붙인 간이피신처에서 밤을 지새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러한 예들은 지하 공간을 잘 이용하면 약간의 에너지만으로도 충분히 추운 겨울과 더운 여름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 주는 것이다.

그리고 광산의 갱내공기는 지열과 태양열의 영향으로 자연적으로 이동하는데 겨울철에는 낮은 쪽 갱구로 외부 공기가 들어가서 따뜻하게 데워져 높은 갱구로 나오고, 여름에는 높은 쪽 갱구로 따뜻한 공기가 들어가서 차갑게 돼 낮은 쪽 갱구로 나온다.

이것을 이용해서 충남 보령시 청라면에 있는 폐영보탄광의 갱구에서는 여름철에 냉풍욕이라 하여 매우 시원한 바람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서 나오는 공기는 그 온도가 대략 15~16℃ 정도이고 겨울에도 비슷한 온도를 가진 공기가 배기되지만 대기와의 온도차에 의하여 시원함과 따뜻함을 별도로 느끼게 되는 것이다.

지질학적으로 조사된 바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연중 평균 온도는 8℃이다. 태양열과 지열의 영향을 받지 않는 지역을 항온대라 해 그곳에서는 우리나라 연간 평균온도를 유지할 수 있는데 대체적으로 지표에서 약 15~25m 심도의 지대를 말한다.

지역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이곳 항온대로부터 지하로 심도가 100m 깊어짐에 따라 2.6~3.0℃씩 지열이 올라간다는 것이 광산에서 수직갱을 굴착하면서 측정해 본 결과이다. 그러므로 지표하부 20m 지점부근에는 연중 8℃ 이상이 항상 유지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지열과 태양열을 적절이 잘 이용하면 별도로 인공 에너지의 공급 없이도 겨울을 날수 있으므로 에너지 자원이 부족하고 특히 석유가 거의 생산되지 않는 우리나라에서는 대단히 바람직 한 기술일 것이다.

또 지하공간을 활용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방수, 방습, 환기, 조명 등 몇 가지 문제점을 해결해야 하는 데 이를 위해 건축과 토목학적인 대책 기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러므로 적용가능한 지형의 선정, 방수기술 개발 등 몇 가지 핵심 기술의 개발에 노력한다면 엄청난 에너지 절약과 함께 저탄소 녹색 성장의 기틀이 마련되어 살기 좋은 나라가 이룩될 것으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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