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前 대통령은 국민의 한사람으로 정치에 입문해 국민을 위해 살았고 다시 대한민국의 한 국민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1년 가량이 지난 5월 23일 애석하게도 그는 우리의 곁을 떠났다. 왜 서거했는지 이유를 따져 묻기 전에 그가 걸어온 발자취를 곰곰이 생각해봤다.
기자가 생각하는 노 대통령은 국민을 무서워하고 두려워하기보다는 국민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아는 대통령이었던 것 같다. 그를 생각하면 최근 흥행에 성공했던 ‘두사부일체’라는 영화가 떠오른다.
영화의 줄거리는 고등학교 졸업장이 필요한 조폭이 학교로 돌아가면서 겪게 되는 에피소드와 그의 눈에 비친 사학비리. 주인공은 분개했다. 이에 관객은 통쾌함을 느꼈다. 또 ‘이것이 잘못된 것이구나’라는 인식을 갖게됐다.
물론 노무현 前 대통령의 업적과 견줄 바는 못 되지만 그가 재임한 5년 간 국민들은 이 영화에서 보는 것처럼 통쾌감을 느꼈을 것이다. 잘못된 것임을 알지만 말하지 못했고 목소리를 높여야했지만 벙어리였던 국민들에게 목소리를 돌려줬고 대한민국의 주인이 국민임을 인식시켜준 것 같다.
그러나 노 대통령이 국민들과 눈높이를 맞추자 어떤 이의 눈에는 천박하고 무지한 행동과 언행으로 비춰졌던 것 같다. 그들에게 본분에 맞는 권력을 나눠졌지만 노 대통령을 믿지 못해 대립 각을 세웠고 그 결과 불신이란 큰골이 생겼다.
지난주 추모행렬이 말해주듯이 국민들은 노 대통령을 믿었다. 지난주 국민과 정부는 대립각을 세워 분위기가 어수선했다. 당시 국민들은 평화로운 조문을 원했고 정부는 이런 국민들의 마음을 읽지 못했다. 그래서 정부는 힘들어했고 국민들도 힘들어했다.
지난달 29일 노 대통령의 영결식에서 많은 국민들이 모였다. 기자도 물론 그 자리에 있었다. 국민들은 생전에 좋아했던 노란색 풍선과 종이비행기로 그의 마지막 길을 열어줬다. ‘사랑합니다’라고 외치는 그들의 눈에는 이미 눈물이 맺혀 있었다.
노 대통령은 대통령과 국민 사이에는 그 어떤 것도 존재할 수 없음을 주검으로 알려준 것 같다. 현 정부도 국민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보다는 국민들과 눈높이를 맞추고 끊임없이 국민과의 대화를 시도할 때 국민과 대통령간의 신뢰는 보이지 않게 조금씩 쌓여갈 것이다.
지난달 23일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써 가장 치욕적이고 부끄러운 날이었지만 29일은 대한민국 국민인 것이 자랑스러웠다. 세상에 이처럼 행복한 사람이 어디 있을까.
행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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