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민족주의 망령 되살아나나’
‘자원민족주의 망령 되살아나나’
  • 윤병효 기자
  • ybh15@energytimes.kr
  • 승인 2009.05.11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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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외국 석유기업 조선소 등 시설 몰수
업계 관계자들 “최근 원자재價상승 조짐 탓” 해석

국제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함에 따라 자원민족주의 성향도 다시 나타나려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외신에 따르면 대표적 자원민족주의 성향을 보이고 있는 베네수엘라가 지난 8일(현지시각) 군대를 동원해 외국의 석유산업 서비스 기업들의 시설을 기습적으로 장악했다.

이는 베네수엘라 정부가 전날(7일) 국영 석유회사인 PDVSA가 국내외 계약 업체를 손쉽게 인수해 국유화 할 수 있도록 한 법안을 통과시킨지 하루 만에 이뤄졌다.

베네수엘라 군대는 남미 최대 규모의 유전이 있는 북서부 시우다드 오헤다의 석유업체에 진입해 수백 척의 선박과 조선소를 점유했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이번 조치를 ‘혁명적 공세’라고 치켜세우며 “우리는 석유 착취와 관련한 모든 활동을 국유화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차베스 대통령은 이미 외국의 철강, 시멘트 업체와 석유개발 사업을 국유화했으며 이에 반발한 엑슨모빌과 코노코필립스 등은 현지에서 철수한 뒤 투자분 보상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업계 관계자들은 대표적 자원민족주의 국가인 베네수엘라가 최근 국제유가를 비롯한 원자재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그동안 수위를 낮췄던 자원민족주의 성향을 다시 높이려 하는 것이 아니냐며 우려를 나타냈다.

한 관계자는 “근본적으로 반미주의자인 차베스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에 진출한 외국 기업들을 제국주의의 침략자로 규정하고 있다”며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가격이 급락하면서 자원민족주의 성향을 누그러뜨리고 개방정책을 펴는 듯 했으나 최근 다시 원자재가가 상승하면서 본래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이어 “베네수엘라의 영향으로 볼리비아를 비롯한 남미의 사회주의 국가들이 다시 자원민족주의 성향을 드러내는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제유가(WTI 선물기준)는 올해 초 배럴당 46달러대에서 현재(5월 8일) 58달러대까지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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