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랬어? 그랬구나!…서부발전·지역주민 소통·공감 언어
그랬어? 그랬구나!…서부발전·지역주민 소통·공감 언어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8.05.16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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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클론 탈황·집진기술 계기로 만들어진 소통채널 한층 진화 회처리장 증설문제, 저탄장 옥내화사업 등 오해요인 사전 제거

【태안=에너지타임즈 김진철 기자】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에서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게 된다. 그러면서 이들의 관계는 신뢰란 꽃을 피울 수 있는 새싹이 돋아날 것이다. 소통이라는 것이 처음엔 어색한 옷을 입을 것처럼 어색하지만 익숙해진다면 언제 그랬냐는 듯 그만큼 편한 것도 없다.

전국 곳곳에 산재돼 있는 에너지시설 중 집단민원이 발생하지 않은 곳을 찾기란 결코 쉽지 않다. 그러나 그런 곳이 있다. 서부발전 코어발전소인 태안화력이다. 집단민원이 없었다는 것은 주민수용성에 큰 문제가 없었음을 반증하는 한 조각임에 틀림없다.

그 동안 쌓은 신뢰로 낮아진 태안화력과 지역주민 간 담장은 최근 서부발전 소통행보로 균열을 보이고 있다.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을 거쳐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는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서부발전이 초대했고, 초대를 받은 지역주민들은 이에 응했다.

지난해 5월 25일 처음으로 열렸던 ‘국민소통-공감 Day’가 지난해 가을 한 차례 더 열리고, 지난 15일 또 다시 열렸다.

본지는 이 자리에서 오갔던 이야기들을 중심으로 이날을 스케치해 보기로 했다.

 


미세먼지 논란이 사회적 이슈로 부각됐던 2015년. 당시 서부발전 기술진들은 미세먼지 감축 신기술을 찾아 중국을 방문했다. 다른 발전회사들이 이미 이 신기술을 접촉하고 있었으나 이 신기술에 대한 확신이 부족한데다 이 기술을 국내로 반입하는 것이 어렵다고 판단해 발길을 돌렸다. 그러나 서부발전은 포기하지 않고 이 신기술을 도입키로 방향을 정했다.

서부발전은 이 신기술에 대한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태안화력에 맞도록 개선하는 기술개발을 병행한 결과 환경신기술인 사이클론 탈황·집진기술을 지역주민 등 국민 앞에 선보였다.

사이클론 탈황·집진기술에 대한 실증사업은 태안화력 1호기에서 진행됐다. 서부발전은 이 과정에서 지역주민과 소통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국민소통-공감 데이란 이름의 소통채널을 만들게 됐다. 당초 현장공개를 위해 기획된 이 행사는 2회를 거쳐 3회에 이르면서 소통채널로써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당시 서부발전 임직원들은 이 행사를 두고 적잖은 고심을 했다고 한다. 지역주민들이 비용절감 차원에서 이미 개발된 기술을 적용하지 않고 있었다는 곱지 않은 시설을 받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미세먼지 논란과 기술개발 시점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부발전은 소통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해 이 행사를 강행했다. 당시 뿌린 소통의 씨앗은 싹을 틔우는 결과를 만들어냈고, 꽃을 피우는 단계까지 진화한 것으로 보인다.

먼저 태안화력은 서부발전 코어발전소로 1·2호기는 1995년 12월, 3·4호기는 1997년 8월, 5·6호기는 2002년 5월, 7·8호기는 2007년 8월, 9호기는 2016년 1월, 10호기는 2017년 6월에 각각 준공된 석탄발전단지다. 발전설비용량은 610만kW다.

이날 김순교 서부발전 기술본부장직무대행은 “태안화력은 지난해 국내 최초로 개발한 사이클론 탈황·집진기술을 태안화력 1호기와 3호기에 각각 도입하는 등 선제적인 온실가스 감축 노력으로 미세먼지를 2015년 대비 42.4%를 줄이는 한편 2년 연속 발전회사 최대 미세먼지 감축성과를 달성했다”고 지역주민들에게 그 동안의 성과를 소개했다.

환경전문가로 잘 알려진 성일종 의원(자유한국당)도 축사에서 “(사이클론 탈황·집진기술은) 과학적으로 퍼펙트 한 기술”이라고 언급한 뒤 발 빠르게 대처한 서부발전 노력을 알아줬으면 하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중달 원북면이사장단협의회 회장도 서부발전 수고가 돋보이고 수치상으로 좋은 결과를 만들어낸 것 같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사이클론 탈황·집진기술은 탈황설비 내부에 난류기와 3단 스프레이 노즐, 사이클론 집진기로 혼합·확산·원심력 등을 종합적으로 이용해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기술로 요약될 수 있다.

쉽게 설명하면 기존 탈황설비 내 석탄발전 가동 후 배출되는 배기가스를 오래 머물도록 한 뒤 환경오염물질 제거작업을 수차례 거치게 함으로써 환경오염물질을 제고하는 것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이 기술을 도입한 결과는 수치로 제시됐다. 황산화물은 기존 19.7ppm에서 60% 줄어든 7.8ppm, 먼지는 6.5mg/S㎥에서 3.5mg/S㎥로 각각 줄었다. 수도권 내 운영 중인 영흥화력보다 낮은 수준으로 운영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서부발전은 사이클론 탈황·집진기술을 도입함으로써 미세먼지를 획기적으로 줄였다는 점을 지역주민으로부터 인정받고 싶어 하는 눈치다.

이 기술을 도입함으로써 700억 원에 달하는 비용을 70억 원으로 줄였다는 사실보다 미세먼지를 줄이는 사업에 서부발전이 다른 발전회사보다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다는 사실에 더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서부발전이 스스로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고 지역주민에게 인정받고 싶어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탈황설비를 2배로 늘리면 미세먼지를 크게 줄일 수 있다. 다만 이 방법은 별도의 공간을 확보해야 하는 작업과 개선이 아니라 공사로 분류되는 탓에 각종 인·허가를 가쳐야 하는 등 물리적 시간을 필요로 한다. 실제로 탈황설비 1기에 대한 사업기간이 최대 2년까지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갖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사이클론 탈황·집진기술은 계획예방정비기간 내 작업이 가능하고 사업기간도 40~60일로 크게 줄일 수 있다. 그래서 1년에 2기를 교체할 수 있다.

사이클론 탈황·집진기술이 만들어준 이날 소통공간에서 서부발전과 지역주민들은 또 다른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이 회장은 “(서부발전의 이 같은 노력에도) 지역주민들은 미흡함을 느끼고 있다”면서 “비가 오면 지붕에서 시커먼 물이 흘러내리는데 왜 그런 현상이 일어나는지 살펴봐주고 비산먼지를 발생시키는 저탄장을 옥내화사업을 서둘러 줄 것”을 요청했다.

답변에 나선 김 직무대행은 비산먼지와 관련 “다시 그런 일들이 재발할 때 태안화력으로 연락을 주면 직원을 파견해 샘플을 채취, 전문기관에 분석을 의뢰한 뒤 조치할 것”을 약속했다.

또 김 직무대행은 일부 저탄장 옥내화사업을 진행하고 있고 나머지 저탄장에 대해서도 작업을 서둘고 있지만 어려움이 있다고 이해를 구했다.

이어 그는 “이 사업은 대규모 투자를 동반하고 있어 기획재정부로부터 예비타당성조사를 받아야 하는 부분”이라고 언급한 뒤 “이 과정에서 시간이 걸리고 있고 정부에 서둘러줄 것을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또 “저탄장 옥내화사업 과정에서 안개처럼 물을 분사시키는 설비 등을 추가로 설치해 혹여나 발생할 수 있는 비산먼지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자칫 오해로 번질 수 있는 일들이 해소될 수 있는 시간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이 회장은 “태안군청이나 지역주민들이 모르는 일들이 태안화력 내 일어나고 있다”고 말문을 연 뒤 “회처리장을 3미터 높이는 증설허가를 도청에 냈으나 태안군청이나 원북면이나 지역주민들은 전혀 알지 못하는 사항”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역주민들이 의심을 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며, 모든 것을 투명하게 공개해 줬으면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김 직무대행은 “사전에 이 같은 일들을 협의하고 모두 공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면서 건설담당부서에 의견을 전달하겠다고 답했다.

다만 회처리장을 3미터 높이는 증설문제는 사후취재결과 태안화력 건설 당시 협소한 부지로 인해 증설에 대한 계획이 반영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 지역주민 의견수렴절차 등을 필요로 하지 않는 사업으로 알려지고 있다.

오해는 이 사업을 바라보는 시각에서 출발한 것으로 보인다. 서부발전 측은 당초 계획됐던 사업인 탓에 지역주민들에게 굳이 알릴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반면 지역주민 측은 새로운 사업을 위한 정지작업으로 이해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김 직무대행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지역주민들이 충분히 그런 지적을 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인정하면서 앞으로 작고 사소한 사업이라도 지역주민들과 소통할 수 있도록 할 것을 약속했다.

이뿐만 아니라 서부발전의 소통방식에 대한 의견도 나왔다.

이날 한 지역주민은 행사장소를 태안군청이나 태안읍내에서 개최해 많은 지역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의견을 내놨다.

이에 김 직무대행은 “당초 이 행사는 사이클론 탈황·집진기술을 도입하는 과정을 지역주민들에게 직접 보여주기 위해 기획됐다”고 설명한 뒤 “많은 지역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을 약속했다.

지역주민들은 현장을 직접 눈으로 보는 것보다 국민소통-공감 Day 등과 같은 소통의 시간을 활성화시켜보자는 취지에서 나온 의견으로 풀이되고 있다.

한편 서부발전은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물질 배출을 2030년까지 수도권 수준으로 개선키로 했으나 지역주민과 환경단체 등 요구수준을 반영해 당초 목표를 5년 앞당겨 2025년까지 달성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또 서부발전은 사이클론 탈황·집진기술을 성공적으로 도입함으로써 태안화력 1~8호기 대기오염물질 배출목표를 4년이나 앞당긴 2021년까지 앞당기기로 했다.

이와 함께 서부발전은 무누설 탈황설비 GGH(Gas Gas Heater)기술과 초저녹스버너 등 환경신기술을 추가로 도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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