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지진·지열발전 유발지진?…논문 사이언스지 실려
포항지진·지열발전 유발지진?…논문 사이언스지 실려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8.04.27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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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희 부산대 연구팀, 유발지진 거의 확실하다고 논문 발표
2016년 지열발전 수압파쇄와 함께 다수의 지진 발생 손꼽아
정부 포항지진·지열발전 상관관계 정밀조사 진행 중 선 그어

【에너지타임즈】포항지진이 지열발전을 위한 유체주입에 따른 유발지진일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현재 정밀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선을 그었다.

최근 김광희 부산대학교 연구팀의 지열발전을 위한 유체주입과 포항지지 간 관계를 입증하는 논문인 ‘2017년 규모 5.4 포항지진이 유발지진일 가능성 평가(Assessing whether the 2017 MW 5.4 Pohang earthquake in South Korea was an induced event)’가 사이언스(Science)지에 게재됐다.

이 연구팀은 국내 계기지진 관측 사상 최대 피해를 입힌 지난해 11월 15일 발생한 규모 5.4 지진인 포항지진이 지진학·지질학·지구물리학 등의 증거를 종합한 결과 지열발전 유체주입으로 발생한 유발지진이 거의 확실하다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다.

이 연구는 2012년부터 2017년까지 포항지역에서 관측된 지진자료를 분석한 뒤 포항지진과 지열발전 유체주입 간 상관관계를 명확히 제시하고 있다.

특히 이 연구는 그 중요성을 인정받아 오프라인에 앞서 중요 논문을 미리 온라인으로 게재하는 우선 출간으로 소개됐다.

셰일가스 생산성과 지열발전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지반 암반에 고압의 유체를 주입해 인공적으로 틈새를 만드는 수압파쇄로 유발지진이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까지 지열발전에 상대적으로 낮은 수압의 수압파쇄를 이용하기 때문에 규모 3.5 이상 유발지진은 발생하지 않는다고 학계에서 상식으로 통하고 있다.

그러나 연구팀은 수압파쇄에 의해서도 규모 5.0 이상 지진이 발생할 수 있으며, 그 동안 학계에서 통용된 지진규모와 유체주입량 관계식모델이 잘못됐음을 입증했다.

그러면서 연구팀은 지열발전 유체 주입과 포항지진 간 관계를 입증하기 위한 4가지 근거를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먼저 연구팀은 국내 계기지진 목록과 2012년 이후 포항에서 관측한 지진파형자료를 정밀 분석한 결과 지열발전 수압파쇄 이전 포항지진 진원 부근에서 지진이 발생하지 않았으나 2016년 지열발전 수압파쇄와 함께 다수의 지진이 발생한 점을 손꼽았다.

이어 연구팀은 포항지진 여진 분포로부터 포항지진 시 재활된 지하단층의 구체적인 모습을 제시했고 지하단층 모습과 지열발전을 위해 건설된 생산정과 주입정의 위치를 비교한 결과 단층대에 직접 유체가 주입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김광희 부산대학교 교수는 “이번 연구는 포항지진이 유발지진이란 사실을 비교적 빠른 시일 내 과학적으로 규명해다는 점에서 매우 큰 의미가 있다”면서 “이번 연구를 통해 오랫동안 논란의 대상이 돼 왔던 유체주입으로 발생할 수 있는 최대 규모의 지진은 어느 정도인가란 근원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새로운 틀을 제안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산업부는 이날 포항지진과 지열발전과의 상관관계를 조사하기 위해 국내외 전문가로 구성된 포항지진 조사연구단을 구성한데 이어 지난달부터 정밀조사에 착수하여 1년간 분석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정밀조사 중립성 확보를 위해 유발지진 여부에 대해 상반된 의견을 가진 대표 전문가인 이진한 고려대학교 교수와 홍태형 연세대학교 교수 등 2명이 상시자문위원으로 위촉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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