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또 적자 늪 빠지나…MB정부 당시 상황 재연?
한전 또 적자 늪 빠지나…MB정부 당시 상황 재연?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8.02.17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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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전 매출원가가 크게 늘어난 반면 매출은 제자리걸음
전력구입비와 발전연료비 상승에다 신규설비 감가상각비 늘어
전기료 인상 없다 에너지전환정책…한전 적자 더 부추길 수도




【에너지타임즈】한전이 또 다시 적자 늪에 빠질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켜지고 있다. MB정부 당시 한전이 오랜 적자의 늪으로 빠져들게 만들었던 현상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원전가동률 저하에 따른 전력구입비 증가와 발전연료비 인상에 따른 발전단가 상승 등으로 한전 매출원가가 크게 높아지는 반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전기판매수익금이 제자리걸음을 하는 것이 대표적인 요소다. 실제로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전환정책은 이를 더 부채질 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최근 한국전력공사에 따르면 연결기준 2017년 한전 매출액은 59조8149억 원으로 전년대비 3755억 원 감소한 반면 매출원가는 54조8617억 원으로 전년대비 6조6729억 원으로 증가했다. 그 결과 영업이익은 4조9532억 원(잠정)으로 전년대비 7조484억 원으로 줄었고, 당기순이익도 1조5093억 원(잠정)으로 전년대비 5조6390억 원이나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한전의 영업이익이 7조 원이나 감소한 원인은 ▲민간발전사업자에 대한 전력구입비 증가 ▲발전연료비 증가 ▲신규 건설된 발전설비와 송·배전설비에 대한 감가상각비(8000억 원) 등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민간발전회사로부터의 전력구입비는 전년대비 32.6%인 3조5000억 원가량 늘어나면서 한전에 부담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원인은 원전의 예상치 못했던 정비 등으로 가스발전을 중심으로 한 민간발전사의 발전량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원전 24기 중 10기가 정지돼 있다. 이중 ▲월성원전 4호기 ▲신고리원전 3호기 ▲한울원전 3호기 등 3기는 계획예방정비 중이다. 나머지 ▲신고리원전 1호기 ▲고리원전 3·4호기 ▲월성원전 1호기 ▲신월성원전 2호기 ▲한울원전 2호기 ▲한빛원전 4호기 등 7기는 안전보강을 위한 추가 정비가 진행 중이다.

또 발전6사의 경우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정산비용 증가 등도 기인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와 함께 발전연료비 상승도 한 몫하고 있다. 지난해 국제유가는 두바이유 기준 배럴당 2016년 41달러에서 44% 늘어난 59달러, 유연탄은 호주산 유연탄 기준 톤당 67달러에서 31% 늘어난 88달러, 천연가스는 GJ당 1만800원에서 12% 늘어난 1만2100원으로 각각 늘었다.

그 결과 지난해 발전연료비는 전년대비 17.5%인 2조5000억 원이나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뿐만 아니라 신규 발전설비 준공과 송전선로 신·증설 등 전력설비 투자로 인한 감가상각비가 8000억 원이나 늘어난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앞으로 더 문제는 한전의 경영환경이 지금보다 더 곤두박질 칠 수 있다는 것.

먼저 문재인 정부에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에너지전환정책 관련 정부가 발전단가가 비교적 낮은 원전과 석탄발전 가동률을 줄이는 반면 발전단가가 상대적으로 높은 가스발전과 신재생에너지를 늘리는 것으로 방향을 잡음에 따라 일단 매출원가가 늘어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게다가 저유가로 낮은 발전연료비도 고유가로 전환될 경우 한전의 매출원가를 높이는데 역할을 하고 있다. 또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에 의거 송·변전설비에 대한 신설과 고도화로 인한 비용 상승도 더해질 것으로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에너지전환정책을 하는 과정에서 전기요금 인상이 없을 것이라고 이미 공언함에 따라 한전의 매출원가는 늘어나지만 매출이 정체되면서 이 같은 현상은 한전의 경영을 더욱 악화시키게 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한편 한전은 2011년 당기순손실 3조5141억 원에 이어 2012년 3조2266억 원 등으로 적자경영을 하다 고유가기조로 2013년 당기순이익 2383억 원, 2014년 1조399억 원, 2015년 10조1657억 원 등 흑자경영으로 전환시킨 바 있다.

MB정부 당시 한전 적자는 고유가기조로 발전연료비가 늘어난 것과 함께 원전비리 등으로 원전가동률이 줄어들면서 발전단가가 상대적으로 높은 가스발전 가동률이 높아졌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 바 있다. 다만 당시 전기요금이 동결되면서 적자는 한동안 이어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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