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곡복합화력, 1호 민자발전소 대신할 수식어는 ‘명품발전소’
부곡복합화력, 1호 민자발전소 대신할 수식어는 ‘명품발전소’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09.04.18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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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등 국내외 불리한 여건 속에서의 첫 걸음, 적기 준공으로 능력 과시
대단위 발전단지 건설 다년간 경험과 노하우 축적으로 “꿈이 현실로∼”
충남 당진군 송악면 부곡리 일대에 특별한 발전소가 있다. 이 발전소는 우리나라 최초의 순수 민간자본으로 건설됐고 본격적인 민자발전시대를 열었다. 주인공은 GS EPS의 부곡복합화력발전소(이하 부곡복합화력).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1시간 남짓 지나 서해대교를 건너갈 무렵 저 멀리 망망대해 바라보면 유조선과 화물선 등이 희미하게 보인다. 이 지역의 산업이 활기를 띄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았다.

서해대교를 건너 10분. 부곡복합화력 도착. 수도권에서 1시간 가량 걸린 것을 고려할 때 수도권의 안정적인 전력공급은 듣기 좋으라고 하는 말이 아닌 듯 했다. 기자가 방문하던 날, 이 발전소에 특별한 손님이 방문했다. KOTRA의 초청으로 방한한 동아시아와 중동 등 주요국가 해외바이어들이 산업시찰을 온 것. 이날 바이어들은 발전소에 한시도 눈을 떼지 않았다.

이렇듯 부곡복합화력은 우리나라 최초의 민자발전소에서 세계의 명품발전소로 거듭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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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곡복합화력의 역사는 지난 1996년 7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LG에너지(現 GS EPS)는 정부의 민자발전사업기본계획에 의거 우리나라 최초의 IPP(Independent Power Producer, 민자발전사업자)로 선정됨에 따라 민간차원에서 자금을 조달하고 기획부터 건설, 운영 등에 이르는 전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당시 충남 당진군은 서해안시대를 맞아 전력수요가 늘어났고 수도권의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위해 발전소가 필요했다. 입지여건으로 따져볼 때 당진군은 수도권과 1시간대에 인접해 있고 풍부한 산업입지와 도로, 항만, 물류 등 기업입지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

당시 LG에너지는 충남 당진군 아산국가공업단지 부곡공단 내 12만평의 부지를 확보했다. 총 3800억원 가량이 투입된 이 프로젝트의 시공은 LG건설(現 GS건설)에서 맡았다. 우리나라 첫 민자발전소 설비는 독일의 지멘스.

복합화력은 천연가스(LNG)를 연소시켜 1차로 가스터빈 발전기에서 전력을 생산하고 배출된 폐열을 이용해 증기터빈으로 2차 전력을 생산하는 방식으로 기존의 석탄화력발전소보다 열효율이 우수하고 발전기의 기동과 정지시간이 짧아 전력의 안정적인 수급에 기여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멘스에서 공급한 발전설비는 당시 최고의 성능을 보유한 최신 기종인 V84.3A. 부곡복합화력 1호기의 총 발전설비용량은 54만kW. 17만5000kW급 가스터빈 2기와 19만kW급 증기터빈 1기로 구성돼 있다.

지난 1996년 LG에너지는 한전과 PPA(Power Purchase Agreement, 전력수급계약)을 맺음에 따라 20년 간 한전에 전력을 판매할 수 있게 됐고 그리고 두 달 뒤 우리나라 최초의 민자발전소 건설이라는 대장정에 돌입했다.

당시 이 업무를 담당했던 GS EPS 관계자는 “공사는 시작됐지만 넘어야 할 산은 너무도 많았다”고 회상했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나라 최초로 건설되는 민자발전소이다 보니 관련된 법규도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데다 환경영향평가와 송전탑 연계 등과 관련해 여러 가지 난관에 부딪히기도 했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이러한 문제도 있었지만 부곡복합화력 1호기는 IMF(International Monetary Fund, 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를 맞으면서 재원조달에 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민간발전사업자의 역량은 이곳에서 꽃을 피웠다. 우리나라 최초로 발전사업분야에서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유치해 국내외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부곡복합화력은 정부와 약속한 2001년 4월 상업운전 일정을 준수했다.

비결은 민간기업에서 주도한 프로젝트였던 것. 당시 프로젝트팀 관계자는 “IMF로 인해 자금이 메말라 발전소 건설은 어려웠고 경험도 없어 모든 여건이 그야말로 최악 중 최악이었다”며 “그러나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고 회의에 회의를 통해 돌파구를 찾은 결과 많은 시행착오를 거쳤지만 적기 준공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 관계자는 “당초 계획했던 공사비보다 10%가량을 절감해 성공적인 발전소 건설을 이룩할 수 있었다”며 “특히 시운전 기간 중 연료비가 폭등해 적자가 예상됐지만 보다 효율적으로 발전소를 운영해 이윤까지 거둘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4년이 흘러 발전소 건설과 운영 경험 등의 노하우를 축적한 LG에너지는 또 다른 신화를 위해 새로운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바로 부곡복합화력 2호기 건설.

부곡복합화력 2호기는 변동비반영시장(CBP)에서 나타나는 낮은 수익성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선진금융기법을 활용해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성공적으로 완결했다. 그 결과 부곡복합화력 2호기는 지난 2005년 11월 공사를 시작해 2년 3개월이 지난 2008년 3월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시공은 1호기와 같이 GS건설에서 맡았고 가스터빈과 스팀터빈 등 주요 발전설비는 부곡복합화력 1호기와 동일한 지멘스사의 기종이 채택됐다. 총 발전설비용량은 55만kW.

GS EPS 관계자는 “부곡복합화력 2호기 건설은 1호기의 발전소 건설 경험 등의 노하우가 축적돼 있어 그나마 쉽게 프로젝트를 추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부곡복합화력 2호기가 준공되면서 부곡복합화력은 총 발전설비용량 109만kW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우리나라 발전설비용량의 2%에 해당한다. 이렇게 생산된 전력은 수원과 안양 등 인구 100만 도시에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GS EPS는 50만kW급 6기를 건설하는 대규모 발전단지를 건설하겠다는 마스터플랜에 의거 후속호기 건설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미 제3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부곡복합화력 3·4호기가 반영된 상태다.

부곡복합화력 3호기는 전기공급 위주의 기존의 1·2호기와 달리 전기와 열을 공급할 수 있도록 하는 열병합발전소로 건설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이 발전소가 건설되면 인근지역에 자리잡고 있는 부곡공단 등에 값싼 열을 공급할 수 있게 된다.

부곡복합화력 3호기 건설 프로젝트는 1만9834.8㎡ 공장부지에 총 4억5000만달러를 투입해 50만kW급 복합화력발전소를 건설하는 것으로 총 투자비 중 GS EPS에서 70%, 오만 국영석유공사에서 30%를 투입한다.

GS EPS 한 관계자는 “부곡복합화력 3호기는 인근지역의 부곡공단 등에 열 수요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전기와 열을 동시에 생산할 수 있는 열병합발전설비를 구축할 계획”이라며 “이 발전소가 준공돼 인근지역에 값싼 열을 공급하게 된다면 지역경제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부곡복합화력 건설과 운영. 세계에서 인정했다. 세계적인 컨설팅 업체인 Black & Veatch로부터 설비효율과 신뢰도 관리, 환경·보건·안전·품질관리 등에서 세계 최고수준임을 인정받았다. 또 아시아 내 발전사업분야를 선도하는 기업들을 선정해 수여하는 ‘Asian Power Awards’에서 ‘Best Gas Power Plant in Asia’상을 수상한 바 있다.

GS EPS는 최근 경영환경 악화로 일부 공기업조차도 투자를 꺼리는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과감하게 뛰어들었다. 민간기업이 이윤만 따라간다는 편견을 한꺼번에 벗어 던진 사업이 있다. 바로 연료전지사업.

이 프로젝트는 부곡복합화력 내 유휴부지에 2.4MW급 연료전지발전소를 건설하는 것으로 지난해 10월 착공해 지금은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다. 이미 주요 발전설비는 자리를 잡았고 현재는 시운전 중이라고 부곡복합화력 관계자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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