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두산重 "대한민국이 좁다, 세계시장으로 뱃머리 돌려!"
<창간특집>두산重 "대한민국이 좁다, 세계시장으로 뱃머리 돌려!"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09.04.18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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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IS 국산화 성공으로 원전 통째로 수출할 수 있는 방향도 열어
원전 종주국인 미국으로 수출…신흥 원전시장인 중국에도 첫 걸음
오는 203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300기에 달하는 신규원전이 건설될 것으로 IAEA(International Atomic Energy Agency, 국제원자력기구)는 내다보고 있다. 시장 규모만도 1000조원에 달하는 큰 시장으로 손꼽힌다.

우리나라에 상업용 원전이 운영된 것은 지난 1978년. 이 발전소가 가동된 지 이미 30년이란 시간이 훌쩍 흘렀고 이후 지속적인 원전 기술개발을 추진한 결과, 총 20기의 원전을 운영하는 세계 6위의 원전 대국으로 부상했다.

그 동안 우리나라는 원자력 안전규제를 비롯해 원전 설계와 핵연료 설계, 성형가공, 원전기기 설계·제조, 원전 건설 등 모든 분야에서 기술자립이란 결실을 맺었다. 전 세계 어디를 내 놓아도 자랑할만한 인프라를 갖췄다.

최근 들어 우리나라의 원전 역사를 집대성한 신고리원전 3·4호기 건설이 시작됐다. 이 발전소에는 국산 원자로형인 차세대 원전 APR1400이 적용됐고 이는 검증된 기술과 원전 산업의 인프라를 바탕으로 국내 원전 수요를 충족시켰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세계인들의 과찬 속에서 우리나라 원전 역사는 기술자립이라는 성과를 일궈냈다. 그 중심엔 두산중공업이 있었다. 대한민국은 좁다며 세계 속으로의 기지개를 펴고 있는 두산중공업의 경쟁력은 과연 무엇일까. 그 해답을 찾아본다.



두산중공업은 우리나라 원전 기술분야의 최고봉 자리에 올랐다. 그러나 세계에서도 빠지지 않는 기술력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세계 굴지의 그룹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성장했다는 것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두산중공업은 현재 보유한 설계·기술분야의 강점을 최대한 발전시켜 세계 최고 수준의 원전 기자재를 공급한다는 원대한 꿈을 세우고 있다. 그러나 이젠 이것이 꿈이 아닌 현실임을 기술로 말하고 있다.

지난해 두산중공업은 원전 가동 상황을 감시·제어하는 시스템인 MMIS 국산화에 성공했다. 이 시스템은 미국과 프랑스 등 극소수 원전 선진국에만 보유하는 핵심 기술 중 하나다. 이 시스템 개발은 지난 2001년부터 국책과제로 추진됐으며 두산중공업을 비롯해 한수원, 전력연구원 등 연구인력만 250여명이 투입된 대규모 사업 중 하나였다. 특히 이 시스템이 개발됨에 따라 원전을 통째로 수출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당시 김태우 두산중공업 부사장은 “원전 계측제어 기술은 원전 기술 자립의 마지막 장애요인이었으나 국내 연구진의 끊임없는 노력으로 성공하게 됐다”며 “앞으로 국내 원전에 우리 기술을 적용해 신뢰성을 확보한 뒤 해외 수출에 나설 계획”이라고 짧은 소감을 밝힌 바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두산중공업은 원자력 분야에서 소재·설계·생산·시공·시운전·서비스에 이르는 원전 기자재 공급 분야를 일괄 생산과 관리 시스템을 모두 갖췄다. 특히 원자로(Reactor Vessel)와 증기발생기(Steam Generator) 등 원전의 핵심기자재와 사용후연료 이송기기 등 원전에 소요되는 각종 기자재 제작을 위한 1300만톤 프레스를 이미 마련돼 있다.

이외에도 주단설비와 대형 가공장비, 용접설비 등 기초 소재부터 완제품 제작에 이르기까지 일괄 생산해 공급 할 수 있는 설비를 모두 보유하고 있으며 완성된 기자재 운송을 위한 자체 부두설비를 갖추는 등 준비는 모두 끝냈다.


축적된 기술, 세계시장서 인정받아

두산중공업의 역사는 영광원전 3·4호기 원전 기자재 공급을 시작으로 총 15기의 국내외 원전 건설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풍부한 기술과 경험 축적으로 미약하지만 해외 수출이란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두산중공업은 지난 2007년 중국 AP-1000와 지난해 미국 AP1000 6기 등을 수주하는 등 AP-1000 핵심 기자재를 수주하기에 이른다. 우수한 가격과 품질을 세계 시장 속에서 인정받은 셈이다.

지난 2008년 7월 두산중공업은 미국 웨스팅하우스에서 발주한 세 번째 미국 신규 원전 프로젝트의 핵심 주기기인 증기발생기 등을 2000억원에 수주한데 이어 올해 미국에서 발주된 신규 원전 프로젝트를 모두 수주했다. 2008년 5월 3000억원 규모의 조지아주 신규 원전에 이어 6월 2000억원 규모의 사우스캐롤라이나 원전 등 3개월 동안 3곳에서 7000억원을 수주하는 성과를 일궈냈다. 원전 종주국인 미국에서 우리나라 원전 기술이 인정받았다.

이에 앞서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5월 중국핵공업집단공사(CNNC, China National Nuclear Corportion)와 중국 내 원전 사업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다. 중국 최대의 국영회사인 CNNC는 앞으로 2020년까지 매년 원자력발전소 3기 이상을 건설할 계획이기 때문에 두산중공업은 CNNC에서 발주하는 중국 신규 원전 주기기 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문이 넓게 열린 셈이다.

이외에도 두산중공업은 지난 2007년 7월 중국 최고의 신형원전인 산먼과 하이양 원전에 들어갈 AP1000 주기기를 수주한 바 있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두산중공업은 미국 웨스팅하우스와의 협력관계를 바탕으로 지난해 중국에 이어 올해 미국의 신규원전 AP1000 주기기를 수주함으로써 세계 최대 원전 시장인 중국과 미국의 신규원전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한 바 있다”며 “앞으로 세계 원전 시장에서 원자력 주기기 공급자로서의 위상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다려라! 원전 르네상스 시대

최근 들어 증권사에서는 원전 호재로 두산중공업을 손꼽는다. 왜냐하면 오는 202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290기의 신규 원전수요가 예측되는 등 원자력 르네상스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아시아는 떠오르는 시장 중 하나다. 인도와 중국, 한국 등을 중심으로 한 원전 건설이 적극적으로 검토되고 있다. 특히 중국은 원전 설비용량 9GW를 오는 2020년까지 50∼60GW로 격상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연간 3∼4기의 신규원전 발주가 예상되는 세계 최대 신규 원전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동남아를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신규 원전건설에 관심이 고조되고 있으며 그 동안 원전에 냉담했던 서유럽에서도 신규 원전건설 움직임이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어 신규원전 시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우리나라도 최근 정부에서 확정한 제1차 국가에너지기본계획에 의거 오는 2030년까지 원전 10기를 새로 지어 원전의 비중을 59%까지 늘리기로 했다. 또 올해 신울진원전 1·2호기를 시작으로 국내에서도 2년 단위로 원전 신규발주가 예상된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두산중공업은 이미 핵심 기자재 제작설비 확대에 집중 투자하고 있고 그 동안 외국 선진회사에 의존해 왔던 전기계장 설비와 냉각재 펌프 등 국산화와 핵연료 취급설비에 대한 기술개발, 일체형 주단소재 기술개발 등 시장에서 요구하는 최신 기술에 대해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며 “정부에서 주도하는 차세대 원전(APR+)기술개발 참여 등으로 국내 원전산업의 발전과 수출산업화 노력에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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