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바이오 논란…중부발전 안타까운 주검 또 이어져
군산바이오 논란…중부발전 안타까운 주검 또 이어져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8.01.17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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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사장 포기와 검찰출석 등 최근 심경변화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중부발전 자회사 아닌 탓에 직접 관여가 불가능한 구조로 읽히기도

【에너지타임즈】군산바이오에너지를 둘러싼 논란이 또 다시 안타까운 주검으로 이어졌다. 억울하다면서 건설사업처장이 목숨을 끊은 지 반년 만에 기술본부장이 또 다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잇따른 비보에 중부발전은 물론 발전업계는 멘탈붕괴에 빠진 분위기다. 그러면서 이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극단의 선택을 하면서까지 알리고자 했던 진실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폭되고 있다.

지난 16일 경찰과 중부발전 등 발전업계에 따르면 곽병술 한국중부발전(주) 기술본부장은 이날 09시 10분경 사택(충남 보령시 소재)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이 회사 직원이 출근을 하지 않는 곽 본부장을 이상하게 여겨 방문했고, 숨진 곽 본부장을 확인한 뒤 경찰에 신고했다.

현장에는 착화제, 일명 번개탄을 피운 흔적이 확인돼 있고, 유서는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경찰은 정확한 사인과 경위를 조사 중이다.

지인들의 말들을 종합해보면 군산바이오 입찰조작의혹 관련 검찰조사를 받고 있던 고인은 최근 급격한 심경변화를 일으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부발전 신임사장 공모에 응모해 5배수로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 추천됐으나 고인은 돌연 사퇴를 했고, 또 고인이 검찰출석을 앞두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논란이 됐던 군산바이오에너지 관련 고인이 1년이 훌쩍 지나서야 스스로 목숨을 끊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것이 풀리지 않는 의혹 중 하나다.

고인은 생전에 본지 기자와 만나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고 말해왔다. 특히 그에게 씌워진 의혹 중 하나인 롯데건설 관계자와의 통화에 대해 군산바이오에너지와 관련 통화한 적이 없음을 거듭 강조한 바 있다. 다만 오래 전부터 알고지낸 지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고인은 군산바이오에너지 입찰 관련 통화를 해서 이를 은폐하려했다면 굳이 정부나 검찰에 휴대폰을 순수하게 그대로 넘겨줄 이유가 없지 않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실제로 고인은 롯데건설과 업무적으로 인연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건설 중인 서울복합화력 시공회사가 롯데건설인데다 2004년 중부발전이 롯데건설과 파키스탄과 인도네시아 등에서의 수력발전에 공동 진출키로 한데 이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했다는 점 등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고인의 한 지인은 “그에게 딸이 하나 있는데 그는 딸 바보였다”면서 “그가 가족을 뒤로 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것이 좀처럼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라고 심통해 했다. 또 “쾌활한 성격에다 강직해 따르는 사람도 많았다”고 고인을 떠올렸다.

또 다른 안타까운 주검은 반년 전, 故 김흥록 중부발전 前 건설사업처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군산바이오에너지와 직접적인 연결고리가 없다는 점은 주위를 안타깝게 만들어낸 바 있다.

고인은 지난해 8월 24일 15시 15분경 사택 13층에서 투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바 있다. 당시 군산바이오발전 건설과 관련된 입찰비리에 연루된 것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을 적은 ‘골프 한 번 친 것뿐인데 억울하다’와 ‘다 짜여 있었던 것 같다’ 등 다수의 메모지를 남긴 바 있다.

당시 본지취재결과 고인은 지난해 5월 5일 근무시간이 아닌 휴일에 롯데건설 직원들과 골프를 쳤다. 또 당초 롯데건설은 골프장 예약을 위해 비용을 지불했으나 이후 고인은 곧바로 골프비용을 롯데건설 측에 건넨 것으로 확인됐다.

고인이 휴일에 골프를 쳤다는 점과 함께 골프에 소요된 비용을 논란이 일기 이전에 지불했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골프접대로 보는 것이 바람직한가에 대한 논란은 아직도 매듭되어지지 않고 있다.

이들의 주검이 군산바이오에너지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는 점은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군산바이오에너지가 중부발전 자회사라면 직접적인 관여가 가능하지만 실제로 자회사가 아니기 때문이다.

특수목적법인인 군산바이오에너지에 대한 중부발전 지분은 19%, 하나금융그룹 등 금융기관이 나머지 81%를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가 중부발전 자회사로 되기 위해선 중부발전이 지분 30%이상을 보유해야 하나 그렇지 않기 때문에 엄밀히 따지면 중부발전 자회사가 아니라 출자회사인 셈이다.

중부발전 건설사업처는 자사나 자회사의 건설을 담당하는 곳이지 출자회사를 담당하는 부서가 아닌 탓에 군산바이오에너지와 연관성을 찾기에 부족함이 없잖아 있는 셈이다. 게다가 중부발전 기술본부장 자리도 따지고 보면 이와 무관하다.

실제로 검찰이 군산바이오에너지에 대한 입찰의혹을 조사한다면 중부발전 내 건설을 담당하는 부서가 아니라 출자회사를 담당하는 부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는 셈이다.

한편 군산바이오발전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군산바이오에너지는 중부발전에서 보유하고 있는 군산2국가산업단지 내 부지에 6000억 원가량을 투자해 발전설비용량 200MW 규모의 군산바이오매스발전소를 건설하기 위해 2015년 4월 특수목적법인으로 설립됐다.

이 회사는 지난 1월 하나금융투자 등 금융기관과의 금융약정으로 조달된 자금을 통해 8월 본격적인 공사를 추진해 2020년 7월 건설프로젝트를 매듭지을 계획이었다.

그 일환으로 군산바이오에너지는 군산바이오매스발전소를 건설할 시공사를 선정하는 입찰을 지난해 12월 공고한데 이어 롯데건설·삼성물산·GS건설·포스코건설(가나다 順) 등 4곳이 입찰에 참여했다.

당초 일부 언론을 중심으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erminal High Altitude Area Defense) 부지협상타결에 따른 보은특혜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롯데상사 이사회에서 부지교환협상을 승인한 날 롯데건설이 입찰서류를 접수했다는 것을 근거로 두고 있다. 게다가 대선을 앞두고 이뤄졌다는 점을 꼬집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박 前 대통령 탄핵 후 업무가 정지된 상태에서 공기업인 중부발전이 이를 강행했을 가능성은 극히 낮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는데다 5차 기술경제성평가가 진행되던 시점에 대선은 이미 문재인 대통령으로 대세가 기울어져 있었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관측이 나온 바 있다(본지 2017년 07월 03일자 기사 참조, http://www.energytimes.kr/news/articleView.html?idxno=41015).

산업부가 군산바이오발전 건설과 관련된 의혹에 대한 감사에 착수했고, 당초의 의혹과 달리 중부발전 임직원들이 입찰에 개입한 것과 함께 골프접대 등 중부발전 직원들의 일탈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며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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