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GCC 세계시장 재패?…받쳐주지 못하는 제도에 고전
IGCC 세계시장 재패?…받쳐주지 못하는 제도에 고전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7.12.07 06:4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후속호기 2기 더 건설한다면 세계시장 재패란 장밋빛 전망 나와
제도 뒷받침되지 못해 좀처럼 진일보하지 못하는 분위기 이어져

【에너지타임즈】최근 한국형 석탄가스화복합발전(Integrated Gasification Combined Cycle) 실증플랜트가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가면서 세계시장 재패란 대업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용성과 경제성이란 암초를 만나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IGCC 발전연료가 유연탄인 탓에 가스발전에 버금가는 친환경발전설비임에도 불구하고 시민단체 등의 반발로 정부가 제대로 된 정책을 펴지 못하는 분위기가 고조되는 한편 연구개발비용 등을 회수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뒷받침되지 못하면서 IGCC는 경제성이 없다는 결론에 도달한 상태다.

이 가운데 앞으로 후속호기 2기만 더 건설한다면 세계시장을 제패할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이 나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윤용승 고등기술연구원 플랜트엔지니어링본부장은 6일 코엑스(서울 강남구 소재)에서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이 주최하고 한국서부발전(주)이 주관한 ‘IGCC 기술개발과제 최종 성과발표회’에서 세계IGCC현황을 설명하면서 앞으로 2기만 더 IGCC를 건설한다면 세계시장을 재패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윤 본부장은 이 자리에서 미국과 유럽은 IGCC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나 추가적인 기술개발에 대한 의지가 없어 기존의 개발한 기술을 단순하게 판매하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미국은 셰일가스 등의 영향을 받아 당분간 IGCC 재추진 가능성이 낮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우리나라와 에너지환경이 유사한 일본의 경우 유럽의 원천기술을 도입해 30년 이상 자체적으로 기술개발에 나서는 등 IGCC 기술개발과 상용화에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 중국의 경우 자국 내 석탄을 사용해 원유·천연가스 수입대체에 방점을 찍고 있어 IGCC는 매력적이지만 고가인 탓에 현재 보류하고 있으나 가격경쟁력이 확보될 경우 재추진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등 중국 진출의 가능성을 어필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윤 본부장은 우리나라에 대해 중간진입전략 추진과 단기간 제작·운전·유지보수 등의 기술을 확립하면서 한국형 IGCC 실증플랜트를 서부발전 태안발전본부 내 설치를 완료했고, 후속호기로 1기를 더 건설할 경우 건설단가 30% 인하와 가동률 80% 이상 운전·유지보수기술을 확보할 수 있고, 후속호기로 1기를 더 건설할 경우 안정된 건설·운영능력을 보유함으로써 세계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유할 수 있다고 장밋빛 전망을 내놨다.

윤 본부장은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해줄 수 있는 한국형 IGCC 실증플랜트에 대한 성과도 이 자리에서 공개됐다.

서종춘 서부발전 엔지니어링처 연구개발팀장은 ‘IGCC 기술개발 추진경위 / 종합성과’란 주제발표를 통해 서부발전은 20개에 달하는 기관이 참여한 가운데 2006년 한국형 IGCC 발전기술개발에 착수했고, 지난해 8월 발전설비용량 300MW급 IGCC 실증플랜트를 태안화력본부 내 준공시킨 뒤 1년간 실증운전을 진행했다고 소개했다.

서 팀장은 이를 통해 IGCC 실증플랜트 종합설계·건설·운전기술을 확보함으로써 청정석탄이용기술을 확보하는 한편 공정설계·기본설계·종합설계·건설·시운전·실증운전·표준화 등 모든 과정을 개발하는 성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태안IGCC 성능과 관련 네덜란드(효율 41.4%)·미국(36.5%)·스페인(41.5%)·일본(40.5%) 등보다 월등히 높은 42.3%를 기록하는 등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서 팀장은 셰일가스와 저유가기조 등 세계에너지시장재편으로 IGCC 건설이 관망세에 접어든 상태이기 때문에 앞으로의 보급실적이 세계시장을 좌우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그는 노후 된 석탄발전을 대체할 발전전원으로 IGCC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기술개발로 태안IGCC 실증플랜트의 안정성과 경제성을 높여나간다면 분명히 가능성이 있음을 어필했다. 또 서부발전은 이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기술개발을 통해 설계·건설·운전기술 노하우를 토대로 후속호기 건설과 운영에 참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이 같은 장밋빛 전망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이란 걸림돌에 발목이 잡혀 좀처럼 진일보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김용택 서부발전 엔지니어링처 연구개발팀 차장은 ‘태안IGCC 경제성 확보방안’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IGCC 관련 제도에 문제점을 지적했다.

김 차장은 IGCC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가중치 0.25로 다른 신재생에너지에 견줘 현저히 낮다는 점과 용량요금(CP)에서 제외되면서 정산가격이 낮다는 점, 태안IGCC 건설비용 1조3000억 원 중 정부지원금이 7%인 900억 원에 머무는 등 정부지원금이 낮다는 점을 손꼽았다.

그러면서 그는 태안IGCC 관련 국가연구개발실증설비란 특수성을 감안한 원가회수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면서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RPS)와 전력시장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김동섭 서부발전 기술본부장도 원가회수에 대한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김 본부장은 “일반적으로 자동차모델을 개발할 때 연구개발비를 시제품에 모두 포함시키지 않고 상용제품에 분산시켜 원가를 회수하고 있다”면서 “태안IGCC도 자동차모델을 감안할 때 시제품임에도 불구하고 연구개발비용을 모두 떠안고 있고, 그 결과 경제성이 낮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