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수력 홍수조절 논란…결국 싸늘한 주검 이어져
괴산수력 홍수조절 논란…결국 싸늘한 주검 이어져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7.07.20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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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 위기매뉴얼 따라 적절한 대처했다고 공식입장 밝혀
편파보도에 따른 비난과 주민항의 등 극단적인 선택 배경돼

【에너지타임즈】최근 집중호우로 괴산댐에서 물리 방류되면서 하류지역 일부 가옥과 농경지가 침수되면서 괴산수력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수해를 키웠다는 책임론이 부상하는 등 홍수조절 논란에 휩싸였다. 그 압박을 이기지 못한 괴산수력 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발생했다.

한국수력원자력(주)과 칠성파출소(충북 괴산군 소재) 등에 따르면 김 모 괴산수력 소장은 20일 12시 10분경 괴산수력 행정동 옥상에서 목을 매 숨졌다. 김 소장을 발견한 직원이 경찰에 신고했다.

김 소장은 집중호우가 내릴 당시 괴산댐 홍수조절 등 방류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수해를 키웠다는 주민들의 항의와 함께 부정적인 언론보도 등에 따른 심적으로 괴로워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는 수력발전에만 정통한 인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경찰은 괴산수력 직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망경위를 조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 소장을 주검에 이르게 한 지난 16일 괴산수력에는 어떤 일이 있었을까.

일부 언론보도와 달리 당시 괴산수력은 위기매뉴얼에 따른 적절한 대처를 했다고 한수원 측은 공식입장을 밝혔다.

괴산수력은 지난 5일 괴산댐의 수문을 개방한 후 홍수조절을 위해 제한수위인 해발고도 134m 기준으로 수위조절을 했다. 집중호우가 시작된 지난 16일 06시경 2~3시간 후 댐 수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감안해 07시 1개 수문 추가 방류를 시작으로 12시까지 7개 수문을 순차적으로 개방해 수위조절에 나섰다.

모든 수문이 개방됐음에도 불구하고 상류지역 집중호우에 따른 수위가 급격히 증가함에 따라 괴산댐 수위는 13시 10분경 계획홍수위를 넘어섰고, 최고수위는 해발고도 137.60m로 댐월류수위 5cm를 남긴 상태에서 정점에 이르렀다.

당시 괴산수력은 비상발령으로 소장과 직원들을 비상소집한데 이어 댐 수위 상황에 따라 13시 10분 댐 붕괴 비상대처계획 주의단계부터 13시 50분까지 경계단계까지 순차적으로 발령했다.

댐 수위가 계획홍수위를 초과될 것으로 예측한 괴산수력은 10시 37분경에 괴산군청에 주민대피를 요청했고, 댐의 수위조절을 위해 한수원 수력관제센터는 한강홍수통제소와 긴밀한 협조로 수문조작을 시작했다. 또 국민안전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협조해 주민대피 위한 재난문자를 11시 30분과 13시 50분 두 차례에 걸쳐 전송하기도 했다.

괴산댐 일부 직원이 피신했다는 언론보도와 관련 한수원 측은 사실무근이라고 설명했다.

한수원 고위관계자는 “괴산수력에 근무하는 직원 15명은 당시 비상근무를 하고 있었으며, 급격한 수위증가로 발전소 제어실에 근무하고 있는 2명의 근무자는 수위계 고장으로 인지해 계측이 불가하자 댐 정상부로 이동 후 위험을 무릅쓰고 자를 이용해 수위측정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모습이 주민들에게 피신으로 오인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특히 장마철만 되면 수력발전에 근무하는 근로자 스트레스 지수는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관계자는 “괴산수력 직원들은 이미 5일간 비상근무를 한 상황이었고, 게다가 국회의원에다 정부기관 등 모두의 관심이 집중되다보니 높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던 상태”라고 언급하면서 “게다가 수해피해를 입은 지역주민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김 소장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그는 “고인은 수력발전에서만 평생 근무한 직원으로 이번 일로 많은 자괴감을 가졌을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한편 괴산댐 유역면적은 671㎢로 우리나라 최대 댐인 소양감댐 유역면적인 2703㎢ 대비 1/4수준이며, 괴산댐 저수용량은 1500만 톤으로 소양강댐 저수용량 29억 톤의 1/193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괴산댐은 집중호우로 1시간 이내에 만수위까지 차오르게 소규모 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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