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바이오에너지 입찰비리…중부발전 마녀사냥?
군산바이오에너지 입찰비리…중부발전 마녀사냥?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7.07.03 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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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부지협상 보은특혜라 보기엔 근거 빈약
5차 기술평가 안했다면 삼성물산 특혜 의혹
현실에 맞는 기준 변경 가능성 높게 점쳐져

【에너지타임즈】중부발전이 군산바이오에너지 입찰비리의혹에 휩싸이면서 석연찮은 뒷맛을 남기고 있다.

중부발전과 중부발전 임직원이 군산바이오에너지 시공사 선정에 조직적으로 개입하고 기술경제성평가를 불법적으로 조작했다는 것이 이 논란의 핵심이다. 다만 중부발전은 사실무근이란 입장을 내놓고 있다.

이중 롯데그룹과 정부의 사드부지협상에 따른 보은특혜란 지적이 일부 언론보도를 통해 제기되고 있으나 근거가 뒷받침해주지 못하는 형국이다. 입찰비리보다는 입찰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그렇다면 왜 군산바이오에너지 입찰비리의혹은 불거졌을까.

군산바이오에너지는 중부발전에서 보유하고 있는 군산2국가산업단지 내 부지에 6000억 원가량을 투자해 발전설비용량 200MW 규모의 군산바이오매스발전소를 건설하기 위해 2015년 4월 특수목적법인으로 설립됐다. 그리고 지난해 12월 이 프로젝트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를 매듭지었다. 이어 지난 1월 하나금융투자 등 금융기관과의 금융약정으로 조달된 자금을 통해 8월 본격적인 공사를 추진해 2020년 7월 건설프로젝트를 매듭지을 계획이었다.

그 일환으로 군산바이오에너지는 군산바이오매스발전소를 건설할 시공사를 선정하는 입찰을 지난해 12월 공고한데 이어 롯데건설·삼성물산·GS건설·포스코건설(가나다 順) 등 4곳이 입찰에 참여했다.

최근 이훈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낸 자료에 따르면 1차부터 4차까지 기술경제성평가를 거쳐 지난 4월 21일 종합평가결과 삼성물산이 1위에 이어 포스코건설·GS건설·롯데건설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5차 기술경제성평가를 거쳐 지난 5월 16일 발표된 순위에서 롯데건설이 1위로 올라선데 반해 포스코건설·GS건설 등에 이어 삼성물산이 4위로 추락했다.

당초 군산바이오에너지는 4차 기술경제성평가까지 모두 15회까지 최고출력으로 발전하다 불시가동정지 후 16시간 뒤 재가동으로 최고출력으로 올라가는 기동시간을 평가기준으로 설정했다. 그러나 5차 기술경제성평가에서 15회 최고출력을 3회 최고출력으로 완화하도록 기준을 변경하는 한편 불시가동중지 후 16시간 재가동 기준을 보일러 온도 400℃에서 재가동하는 방식으로 기준을 변경했다.

이 의원은 이 과정에서 입찰방해에 해당하는 불법적인 행위들이 발견됐다고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중부발전과 중부발전 임직원들이 조직적으로 이 입찰에 개입하고 있음을 주장했다.

이에 대한 군산바이오에너지 측은 다른 입장을 내놓고 있다. 이 의원 측의 주장과 달리 롯데건설이 1위였고, 1차부터 4차까지 기술경제성평가를 거치면서 삼성물산이 1위로 변경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5차 기술경제성평가에서 롯데건설이 1위에 다시 올랐기 때문에 특정업체에게 유리하게 할 목적으로 기준을 변경한 것은 아니라고 반박했다.

그렇다면 군산바이오에너지가 5차 기술경제성평가를 진행하고 기준을 바꾼 배경은 무엇일까.

발전회사 전직 임원은 “입찰과 관련된 기술경제성평가 기준을 변경하는 것은 할 수 있지만 입찰비리 등을 이유로 되도록 변경하지 않는 것이 정설”이라고 설명하면서 “바보가 아닌 이상에 이유 없이 기술경제성평가 기준을 바꾸지 않았을 것”으로 진단했다.

실제로 군산바이오에너지 측은 4차 기술경제성평가 이후 삼성물산이 1위를 한 것은 삼성물산이 기동시간에 대한 수치를 과도하게 낮게 제출한 것에 따른 것이고, 삼성물산의 낮은 기동시간수치에 대한 근거자료가 확인되지 않아 기술경제성평가를 추가로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이들의 주장을 종합해보면 4차 기술경제성평가까지만 진행됐다면 삼성물산이 우선협상대상자지만 5차 기술경제성평가로 우선협상대상자가 롯데건설로 바뀌게 된 것.

그렇다면 이러한 상황이 전개된 배경은 무엇일까.

일부 언론을 중심으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erminal High Altitude Area Defense) 부지협상타결에 따른 보은특혜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롯데상사 이사회에서 부지교환협상을 승인한 날 롯데건설이 입찰서류를 접수했다는 것을 근거로 두고 있다. 게다가 대선을 앞두고 이뤄졌다는 점을 꼬집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박 대통령 탄핵 후 업무가 정지된 상태에서 공기업인 중부발전이 이를 강행했을 가능성은 극히 낮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 5차 기술경제성평가가 진행되던 시점에 대선은 이미 문재인 후보로 대세가 기울어져 있었다는 등의 이유를 감안하더라도 이 논란은 현실가능성이 극도로 떨어진다.

군산바이오에너지는 왜 기술경제성평가 기준을 변경하는 조치를 취했을까.

먼저 군산바이오에너지는 엄밀하게 중부발전 자회사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국가계약법에 근거를 두지 않는다. 이 회사에 대한 중부발전 지분은 19%인 반면 하나금융그룹 등 금융기관이 81%를 보유하고 있다. 그런 탓에 이 회사는 공기업이 아닌 민간기업이다.

다만 군산바이오에너지 임직원들이 모두 중부발전 출신이란 점을 들어 중부발전 자회사가 아니냐는 의혹이 있긴 하나 발전소 건설·운영 등의 전문성을 갖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중부발전 출신들이 이 회사에 있는 것은 그렇게 이상하다고 볼 수 없다고 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합리적인 의심을 할 수 있는 부분은 군산바이오에너지가 민간기업이라는 점.

입찰금액을 살펴보면 롯데건설이 4793억 원, 포스코건설이 4977억 원, GS건설이 5313억 원, 삼성물산이 5659억 원의 순으로 집계돼 있다. 단순계산으로 롯데건설이 낙찰될 경우 삼성물산보다 866억 원을 더 절감할 수 있게 된다. 이 같은 이유가 배경이 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 다른 합리적인 의심은 또 다른 입찰비리의혹을 방지하기 위한 것.

이들의 주장을 종합해보면 5차 기술경제성평가 후 1위였던 삼성물산이 4위로 전락한 반면 4위였던 롯데건설이 1위로 올라서게 된다. 3차 기술경제성평가에서 삼성물산은 1위가 아니었다.

5차 기술경제성평가가 진행되기에 앞서 중부발전 보령발전본부장 출신인 양경호 사장이 군산바이오에너지 사장으로 취임하게 된다. 그는 최근 자리에서 물러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양 사장이 취임할 당시 4차 기술경제성평가 후 삼성물산이 1위로 올라섰고, 당시 삼성물산이 기동시간에 대한 수치를 과도하게 낮게 제출했으나 낮은 기동시간 수치에 대한 근거자료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대로 입찰이 마무리된다면 군산바이오에너지는 삼성물산에 특혜를 준 입찰비리의혹을 받을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된다. 지금의 논란에서 롯데건설이 삼성물산으로 바뀌게 될 수 있다. 4차 기술경제성평가에서 삼성물산이 1위로 올라선 배경은 추후 특정업체 밀어주기 등의 의혹을 받을 수 있는 근거가 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5차 기술경제성평가 기준이 변경된 것은 군산바이오에너지가 입찰비리의혹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와 함께 현실에 맞도록 기준을 변경한 조치였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편 군산바이오매스발전소 건설프로젝트 초창기부터 지역주민들의 반발이 있어왔다. 군산바이오에너지는 우드펠릿을 발전연료로 사용하겠다는 입장이었지만 시민단체와 일부 지역주민들은 미세먼지와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석탄발전과 다름이 없다면서 발전소 건설을 반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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