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이낙연 신임 국무총리 취임사
[전문] 이낙연 신임 국무총리 취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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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6.01 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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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사랑하는 전국의 공직자 여러분,

부족한 제가 문재인 정부의 첫 국무총리로 일하게 됐습니다. 이런 기회를 주신 문재인 대통령님과 여야 국회의원님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겨울부터 봄까지 6개월에 걸쳐 연인원 1천7백만 명이 동참한 촛불혁명의 산물입니다. 촛불혁명은 "이게 나라냐?"는 절망적 항의에서 시작해,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자는 희망적 결의로 이어졌습니다. 촛불혁명은 정부의 무능과 불통과 편향에 대한 절망적 분노에서 출발해, 새로운 정부의 가동에 대한 희망적 지지로 지금 전개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문재인 정부가 어떤 정부여야 하는지는 자명해집니다.

문재인 정부는 '나라다운 나라'를 건설할 '정부다운 정부'여야 합니다.

제가 통할하도록 명령받은 내각 또한 '내각다운 내각'이어야 합니다. '내각다운 내각'은 유능하고 소통하며 통합하는 내각이어야 합니다. 이것이 촛불혁명의 최소한의 명령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첫째, 유능한 내각이어야 합니다.

과거의 과오를 청산하고,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며, 미래의 과제에 대비하는 일 모두에 유능해야 합니다.

여러 분야의 불평등하고 불공정하며 정의롭지 못한 제도와 관행을 바로잡는 일, 일자리 주거 보육 교육 복지 경제 안보 외교 등의 당면문제를 풀어가는 일, 제4차 산업혁명과 평화통일 등 미래 조국을 미리 준비하는 일에 유능해야 합니다.

정부의 모든 부처는 각기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안고 있습니다. 그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향해 능력을 발휘해 주기 바랍니다.

저도 대한민국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늘 마음에 두고, 이들 문제의 해결에 '가장 가까이 있는 총리'가 되고 싶습니다.

둘째, 소통의 내각이어야 합니다.

정부가 정부 속에, 내각이 내각 속에 갇혀서는 안 됩니다. 정부도, 내각도 국민 속에 있어야 합니다. 국민과 함께 숨 쉬며, 국민과 함께 울고 웃는 내각이어야 합니다.

정부 각 부처는 소관 업무에 대해 국민께 항상 최적의 설명을 해드리고, 소관 업무와 관련해 고통이나 불편을 겪으시는 국민과 함께해 주기 바랍니다.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와 부단히 소통해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시민여상(視民如傷)'이라는 중국 성현의 말씀을 공직자 여러분과 공유하고 싶습니다. '백성을 볼 때는 상처를 보듯이 하라'는 뜻입니다. 저 또한 의전과 경호의 담장을 거의 없애고, 더 낮은 자리에서 국민과 소통하는 '가장 낮은 총리'가 되고 싶습니다.

셋째, 통합의 내각이어야 합니다.

이념과 지역과 세대를 아우르며 모든 국민을 한결같이 섬기는 내각이어야 합니다. 대한민국이 더 이상 파편처럼 갈라져서는 미래가 없습니다.

사람을 키우고 쓰는 일, 예산을 투입해 사업을 벌이는 일, 그 모든 면에서 탕평을 실천하는 내각이기를 바랍니다.

정부 각 부처의 지도자 여러분이 이 점을 각별히 유념해 주시기 바랍니다.

제가 국무총리의 중책을 맡은 것도 탕평의 결과입니다. 저 또한 앞장서서 탕평을 실천함으로써 '가장 공정한 총리'가 되고 싶습니다.

사랑하는 공직자 여러분,

촛불혁명은 문재인 정부의 출범으로 끝난 것이 아닙니다. 촛불혁명은 아직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촛불혁명의 종점이 아니라 통로입니다. 문재인 정부의 공직자들은 촛불혁명의 명령을 받드는 국정과제의 도구들입니다.

국정과제의 수행과정에 정부 각 부처는 최소한 세 가지의 어긋남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국정과제의 방향과 각 부처 업무의 방향이 어긋나서는 안 됩니다.

둘째, 국정과제의 수행의 바람직한 속도와 각 부처 업무 수행의 실제 속도가 어긋나면 안 됩니다.

셋째, 국정과제를 수행하는 유관 부처의 업무 사이에 어긋남이 생겨서는 안 됩니다.

오늘은 공직자 여러분을 처음 뵙는 자리여서 당부의 말씀을 많이 드렸습니다.

저는 공직사회의 역량을 믿습니다.

저는 언론인 21년, 국회의원 14년, 도지사 3년의 경험을 통해 공직자들이 얼마나 유능하고 헌신적인지를 잘 알게 됐습니다.

역대 어느 정부 못지않게 무거운 역사적 책무를 안고 출범한 문재인 정부를 공직자 여러분과 함께 운영하게 된 것은 저에게 다시없는 행운입니다.

함께 노력하십시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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