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소비자들도 휘발유價를 의심하고 싶지 않다.
<기자의눈>소비자들도 휘발유價를 의심하고 싶지 않다.
  • 윤병효 기자
  • ybh15@energytimes.kr
  • 승인 2009.03.13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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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발유 소비자들이 뿔났다. 경기불황으로 주머니 사정은 얇아지는데 휘발유 가격은 계속 상승해 현재 전국평균 리터당 1530원대를 넘어섰으며 서울지역은 1600원선이 무너졌다.

소비자들이 화가 난 건 단순히 휘발유가의 상승에 있지 않다. 휘발유의 원료인 국제원유 가격은 상대적으로 저가를 형성하고 있는데 왜 유독 휘발유가격만 계속 오르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정유사들은 휘발유가격의 책정 기준이 되는 싱가폴현물시장의 가격과 환율의 상승 때문이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화는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런 와중에 지난 12일 공정거래위원회에서 국내 휘발유가격의 적정성과 관련한 전문가 토론회가 열려 국민들의 관심을 끌었다. 더욱이 이날 발제자로 나온 남재현, 오선아 교수는 토론회 전날 국내 휘발유가격이 국제 휘발유가격(싱가폴현물시장)과 정확히 연동되지 않고 있다는 자료를 발표해 현재 휘발유가의 적정성에 대한 논란까지 일어 토론회에 대한 관심은 고조된 상태였다.

결론적으로 남재현·오선아 교수가 발표한 자료는 여러 전문가들로부터 미흡한 점이 많다는 지적을 받았다. 우선 조사방법으로 사용한 비대칭분석모형부터 선정시기, 데이터 등이 적절치 못했으며 여러 중요한 변수들도 고려치 않아 도출된 결론을 일반화하기엔 무리라는 의견이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토론 참석자들은 이번 연구에 남다른 의미를 부여했다. 연구결과가 미흡하긴 했지만 현재 정유사들의 제품가격 결정방식을 한번쯤 파헤쳐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정유사들이 적정가격을 책정했다고 공표하더라도 그것을 확인할 제도적 장치는 마련돼 있지 않으며, 국내 정유시장은 과점형태이기 때문에 정유사들이 언제든지 담합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유사들의 담합행위는 1997년 이후 21건이나 적발돼 정유사 스스로 의심의 여지를 만들고 있다.
토론참석자들은 남, 오 교수의 연구에 활용된 데이터나 시기 등을 적절한 것으로 대체하고 중요 변수들을 모두 고려한다면 정유사들이 책정하는 석유제품가격의 적절성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유용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에 대한 연구를 꾸준히 이어가 달라고 격려했다.

참석자들은 또 휘발유는 단순히 자동차 연료를 넘어 일상생활에 꼭 필요한 공공재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에 이번 연구를 비롯한 사회적 감시활동과 정부의 제도적 장치가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유사 스스로도 공정시장을 위한 자정노력을 갖는다면 더 이상 소비자들의 불신은 정유사로 향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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