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안종범 등 공소장…檢 박 대통령 공범 지목
최순실·안종범 등 공소장…檢 박 대통령 공범 지목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6.11.21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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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르재단·K-스포츠재단 설립 직접 지시
최 씨 사업에 관여한 정황도 쏙쏙 포착

【에너지타임즈】검찰이 구속기소한 최순실·안종범·정호성 공소장에 박 대통령이 미르재단 설립을 계획하고 대기업에 자금출연을 직접 지시했다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20일 검찰이 법원에 제출한 공소장에 따르면 지난해 7월 박 대통령은 안종범 前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게 대기업 회장들과의 단독면담을 할 수 있도록 일정을 잡으라고 지시했다. 안 前 수석은 박 대통령의 승인을 거쳐 모두 7개 대기업 회장과의 단독면담을 최종적으로 선정했다.

박 대통령은 대기업 회장들과 만나 문화·체육 관련 재단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라고 언급하면서 적극적으로 지원해 달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박 대통령은 안 前 수석을 통해 전국경제인연합회를 통해 재단법인을 설립하라고 지시했고, 안 前 수석은 지난해 7월부터 8월까지 이 같은 내용을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에게 전달했다.

이 과정에서 박 대통령은 최순실 씨에게 재단법인을 만들 것이라고 말하면서 이 재단법인의 운영을 살펴봐줄 것을 요청했다. 최 씨는 이사장 등 임원진을 지정했고, 재단법인과 관련된 업무지시를 내리고 보고받는 등 재단법인의 인사·운영을 장악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최 씨는 지난해 12월 스포츠재단에 대한 사업계획서를 작성했으며, K-스포츠재단에서 일할 임직원을 선정한 뒤 명단은 정호성 前 청와대 부속비서관에게 보냈다.

이와 관련 안 前 수석은 이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에게 미르재단 때처럼 진행하라는 취지로 지시했다.
이렇게 대기업은 미르재단에 486억 원, K-스포츠재단에 288억 원의 출연금을 각각 납부했다.

박 대통령이 최 씨의 사업에 관여한 정황도 쏙쏙 포착됐다.

최 씨는 자신의 지인으로부터 KD코퍼레이션이 해외기업과 대기업에 납품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고 정 前 비서관을 통해 박 대통령에게 관련 자료를 요청했다.

박 대통령은 2014년 11월 안 前 수석에게 현대자동차그룹에서 KD코퍼레이션의 제품을 공급받을 수 있도록 지시를 내렸고, 안 前 수석은 현대자동차그룹에서 납품계약을 추진토록 했고 진행상황을 점검하면서 박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현대자동차그룹 등은 지난해 2월 KD코퍼레이션과 납품계약을 체결하고 10억 원 상당의 제품을 납품받았다. 최 씨는 대가명목으로 KD코퍼레이션 대표로부터 시가 1100만 원 상당의 명품맥과 현금 5100만 원 상당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최 씨는 지난해 10월 자신이 사실상 운영하는 광고회사인 플레이그라운드를 설립한데 이어 박 대통령은 지난 2월 안 前 수석에게 플레이그라운드 회사소개 자료를 건넸다. 이 자료를 건네받은 안 前 수석은 현대자동차그룹에 이 회사가 광고를 할 수 있도록 잘 살펴줄 것을 요구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이후 플레이그라운드가 70억6000만 원 상당의 광고 5건을 수주 받을 수 있도록 조치했고 플레이그라운드는 9억1800만 원 상당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또 최 씨는 지난 1월 K-스포츠재단 사무실 인근에 더-블루케이를 설립했다. 지난 2월 ‘5대 거점 체육인재 육성사업’이란 제목의 사업안을 정 前 비서관을 통해 박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박 대통령은 안 前 수석에게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단독면담을 할 수 있도록 지시를 내렸고, 지난 3월 면담을 한 후 안 前 수석에게 롯데그룹이 75억 원을 부담키로 했으니 진행상황을 챙겨보라는 지시를 내렸다. 롯데그룹은 6개 계열사를 동원해 K-스포츠재단에 70억 원을 송금했다.

이와 함께 최 씨는 지난 2월 K-스포츠재단 직원에게 포스코그룹을 상대로 배드민턴 팀을 창단하도록 하고 더-블루케이가 선수단의 매지니먼트를 담당하는 내용의 기획(안)을 마련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2월 권오준 포스코그룹 회장과 면담하는 자리에서 포스코그룹에서 여자배드민턴 팀을 창단해 주면 좋겠다고 언급하면서 더-블루케이가 자문을 해 줄 수 있다는 취지에서 발언했다.

포스코그룹 측은 어려운 경영여건 등을 이유로 들면서 배드민턴 팀 창단은 부담스럽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이를 보고받은 최 씨는 K-스포츠재단 직원들에게 안 前 수석과 만나 이 같은 내용을 전달토록 했다. 안 前 수석은 포스코그룹 측에 연락해 청와대 관심사항이니 잘 협의하고 포스코그룹에 있는 여러 종목을 모아서 스포츠단을 창단하는 대안도 생각해 보라고 말했다.

그러나 포스코그룹 측은 과도한 비용이 소요돼 수용하기 어렵다고 결정하는 대신 16억 원 상당의 펜싱 팀을 창단한 뒤 더-블루케이에서 매니지먼트를 맡겼다.

박 대통령은 최 씨 측 홍보 전문가가 KT에 채용될 수 있도록 연락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 씨는 지난해 10월 플레이그라운드를 설립하는 한편 대기업들로부터 광고계약의 원활한 수주를 위해 자신의 측근을 대기업 광고업무책임자로 채용될 수 있도록 지난해 1월부터 7월까지 차은택 前 창조경제추진단장 등으로부터 대기업 채용대상자로 차 前 단장의 지인 등을 추천받았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1월과 8월 안 前 수석에게 이 모 씨라는 홍보전문가가 있으니 KT에 채용될 수 있도록 회장에게 연락하라며 신 모 씨도 이 씨와 호흡을 맞출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는 지시를 내렸다.

이와 함께 박 대통령은 지난 2월 안 前 수석에게 플레이그라운드가 KT의 광고대행사로 선정될 수 있도록 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안 前 수석은 이에 KT 측에 전화를 걸어 VIP 관심사항이라며 플레이그라운드가 KT의 신규 광고대행사로 선정해달란 취지로 요구했다.

광고제작 실적이 부족하고, 심사결격 사유가 발견되기도 한 플레이그라운드는 지난해 3월 KT의 신규광고대행사로 최종 선정됐다.

박 대통령은 정 前 비서관에게 지시해 최 씨에게 문건 47건을 전달했다.

박 대통령은 2013년 1월부터 지난 4월까지 정 前 비서관에게 지시해 모두 47회에 걸쳐 공무상 비밀내용을 담고 있는 문건 47건을 최 씨에게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검찰은 20일 박 대통령을 공범으로 명시한 최순실·안종범·정호성 등을 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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