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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사설
[사설] 용량가격(CP) 찔끔 올려주고 손 털면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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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0.30  19: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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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타임즈】우리나라는 변동비를 기준으로 가격을 결정하는 변동비반영시장(CBP)을 운영하고 있다. 발전사업자는 이 시장에서 변동비인 계통한계가격(SMP)과 고정비인 용량가격(CP)으로 투자비를 회수하고 수익을 보장받고 있다. 그러나 2010년대 들어서면서 전력예비율이 위험수위까지 떨어졌고, 계통한계가격이 높은 수준에 형성됐다. 이때부터 정부는 용량가격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았고, 용량가격은 사실상 무용지물(無用之物)로 전락했다. 그에 따른 부작용이 일찍이 속출했으나 정부는 아직까지도 그 심각성을 인지 못하는 눈치다. 자칫 보다 혹독한 대가를 치를 수 있음을 정부는 간과하고 있다.

저평가된 용량가격, 전력예비율이 낮을 때는 계통한계가격이 높게 형성되기 때문에 문제의 본질이 드러나지 않지만 반대로 전력예비율이 높아지면 발전기 가동률이 떨어지면서 문제의 본질이 드러나게 된다. 발전단가가 낮은 순서대로 급전지시를 받는 환경에서 발전단가가 기저부하인 원전이나 석탄발전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첨두부하인 가스발전의 가동이 눈에 띄게 줄어드는 것은 피할 수 없다. 그렇다보니 가스발전이란 단일 사업포트폴리오를 가진 민간발전사업자는 구조적으로 적자의 늪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다.

용량가격은 발전사업자에게 최소한의 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기본으로 설계됐지만 또 다른 의미로 건전한 투자생태계를 조성하는 측면을 무시할 수 없다. 한두 푼도 아닌 조 단위의 투자가 이뤄지는 프로젝트인 만큼 투자자 입장에서 투자비 회수는 절대 간과할 수 없는 조건 중 하나다.

그럼에도 정부는 투자자에게 저평가된 용량가격과 관련 신뢰를 주지 못했다. 왜냐하면 한때 발전사업자가 과도할 정도로 수익을 거둔 것은 용량가격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계통한계가격에서 촉발됐지만 해법을 용량가격에서 찾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하나는 계통한계가격이 낮게 형성되면서 발전사업자 수익이 꺾이자 정부는 그 동안 많은 수익을 거뒀다는 이유로 저평가된 용량가격을 다시 외면했다. 그러면서 용량가격의 현재와 현실화 사이의 괴리는 더 벌어졌다.

이러한 일련을 과정을 살펴보면 정부와 발전사업자 간 신뢰를 먼저 무너뜨린 쪽은 정부다. 발전사업자가 용량가격을 현실화해 달라는 것은 수익이 높을 때나 수익을 내지 못하는 때나 요구할 수 있는 당연한 행위다. 주고받는 것이 정확하지 않다보니 서로의 입장만 내세우는 불필요한 갈등이 발생할 수밖에.

통상 발전프로젝트는 대규모 투자를 기반으로 추진된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으나 전력수요가 소폭이나마 계속 늘어나고 있는데다 노후화 된 발전설비가 폐쇄됨으로써 발전프로젝트는 계속 추진돼야 한다. 따라서 이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가 계속 이어져야 한다는 뜻이다. 현명한 정부라면 이 문제를 먼저 고민했어야 옳다.

용량가격이 얼마나 저평가 돼 있느냐를 살펴보면 문제의 심각성이 그대로 드러난다.

현재 발전업계는 2001년 전력시장 개설 당시와 견줘 건설투자비가 2배 이상 늘어난 점과 전력거래소 용역보고서와 제도개선 테스트포스(T/F) 결과 등을 인용해 기준용량가격을 12.12원으로 현실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력시장 개설 후 관련법에 의거 매년 조정됐어야 했으나 무시됐다. 무려 15년 동안이다. 그러다 최근 정부는 용량가격을 단일가격체계에서 차등가격체계로 전환한 뒤 현재 7.60원인 용량가격을 최소 1.55원에서 최대 2.44원까지 인상시키기로 했다.

언 발에 오줌 누는 겪이지만 용량가격 현실화에 첫 발을 내딛은 차원에서만큼은 의미가 크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논란이 매듭된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아직 이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파악하지 못한 눈치다. 용량가격을 찔끔 올리기 전, 용량가격 현실화가 심각한 문제라고 인식했다면 정부는 로드맵 하나 정도는 내놔야 하지 않았을까. 그게 순서였다. 일이 있을 때마다 쏟아내던 그 흔한 로드맵 하나 내놓지 않고 거지에게 동냥하는 것 마냥 용량가격을 찔끔 올려주고 할 일을 다 했다는 식은 정말 정부가 해서는 안 될 일이다.

다시 말하지만 용량가격은 단순히 투자비를 회수하는 차원이 아니다. 그 이상의 의미가 있음을 잊으면 절대 안 된다. 아직도 어정쩡한 우리 전력시장이 이 문제로 어떤 큰 혼란에 휩싸일지 누구도 알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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