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청춘 3번째 이야기…민낯탐구 열정 불 태워
원전-청춘 3번째 이야기…민낯탐구 열정 불 태워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6.09.02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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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제3기 대학생 원자력 아카데미>
원전현장에서 잔뼈 굵은 원전종사자들 그 동안 쌓은 노하우 쏟아내
현장이야기와 견학 등으로 청춘들은 원전에 대한 새로운 가치 정립
올해도 경상권 소재 대학생 40여명이 원전(원자력) 탐구에 나섰다. 이곳 경상도에 한빛원전을 제외한 나머지 고리·월성·한울원전이 위치하고 있다. 게다가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원전운영회사인 한수원이 경주에 위치하고 있고, 원전을 설계하는 한국전력기술이 김천에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곳에서 젊음의 불꽃을 지피고 있는, 미래의 주인이자 여론을 주도하는 청춘들이 원전(원자력)을 바라봤다. 원전업계 종사자들은 궁금했다고 한다.

에너지경제연구원과 본지는 한국수력원자력(주)·한국전력기술(주)·한전원자력연료(주)·두산중공업 등의 도움을 얻어 지난달 25일부터 26일까지 울산과 경주에서 ‘제3기 대학생 원자력 아카데미’를 운영했다.

이 프로그램은 미래 원전종사자가 될 젊은이들에게 원전찬반을 떠나 이들에게 보다 정확한 원전의 정보를 전달함으로써 보다 객관적으로 원전을 평가받을 수 있도록 짜여졌다.

원전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종사자들은 이들 청춘 앞에서 그 동안 하지 못한 옛 이야기들을 쏟아냈다.

주최 측은 장기적인 측면에서 원전과 국민의 소통이란 대의를 이끌어내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울산=에너지타임즈 김진철 기자】지난달 25일 08시 10분경 울산역, 집합장소에 경상권 소재 대학생들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개성이 넘치는 복장으로 만난 이들은 잠깐의 어색함을 뒤로하고 교육장인 에너지경제연구원으로 이동했다.

우리나라 에너지정책을 결정하는 브레인 역할을 하는 곳이 바로 에너지경제연구원이다.

먼저 최봉석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이 ‘원전정책 현안’이란 주제로 강의에 나섰다.

최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원전정책을 비롯해 미국·일본·독일·프랑스·영국 등 국가별 원전정책의 동향을 살펴보면서 경제학 측면에서 원전을 접근했다. 그러면서 원전비중 1% 증가할 때 전기요금은 0.3%가량 하락함을 감안할 때 제조업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 입장에서 원전을 포기할 수 없는 당위성을 설명했다.

그는 우리나라 원전정책의 낙관요인으로 ▲글로벌 원전시장 ▲기후변화대응 대안 ▲에너지안보 ▲경쟁전원대비 경제적인 전원 ▲수출산업으로의 육성 가능, 장애요인으로 ▲정치의제 ▲안전성 우려 ▲수용성 악화 ▲전력수요 부진에 따른 전원별 경쟁 격화 ▲사후관리 기반 조성 ▲계속운전 기준 모호 ▲송전선로 신설에 대한 저항 등을 손꼽았다.


김영호 한국전력기술(주) 상무는 그 동안 현장에서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원전설계의 발전가능성을 내다봤다.

김 상무는 “원전을 설계하는 사람들은 원자력전공자만 있는 것이 아니라 토목·건설·기계·전기 등 다양한 공학을 전공한 인재”라고 언급한 뒤 “그 동안 한국전력기술은 원전기술자립이란 큰 목표를 갖고 성장한 기업으로 최근 이 목표를 달성한데 이어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는 엔지니어링은 물건을 조립하거나 만들어내는 단순한 플랜트사업이 아니라 고부가가치의 창조물을 만들어낼 수 있는 창조의 영역이라면서 자부심을 가져줄 것을 거듭 당부했다.

정선교 한전원자력연료(주) 前 기술본부장은 현장에서 쌓아온 경험을 쏟아냈다.

정 前 본부장은 원전과 핵연료의 관계를 경험을 바탕으로 소개한 뒤 핵연료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놨다. 또 핵연료 제작 프로세스를 조목조목 설명하면서 앞으로의 개발방향에 대한 이야기를 곁들이기도 했다.

최한식 한전KPS(주) 팀장은 ‘원전정비기술의 어제, 오늘 그리고 미래’란 주제로 강연에 나섰으며, 케케묵은 옛 이야기를 꺼내 청춘들의 관심을 끌어냈다. 그는 원전정비현장에서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기술자립과정을 소개했다.

최 팀장은 “원전정비는 단순한 기계정비의 개념을 뛰어넘는 하이테크기술”이라고 언급하면서 “원전은 위험하지만 이 원전을 관리하는 기술은 최고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이지훈 두산중공업 차장은 원전기기의 현재와 미래란 주제의 강의에서 “4세대 원자로에 대해 효율·안전성·핵비확산 등의 측면에서 혁신적일 기술을 사용해 차별화한 원전”이라고 언급하면서 고온가스로·고속증식로 등을 비롯해 핵융합원자로와 소형모듈형원자로 등을 소개했다.

이어 이 차장은 앞으로 미래세대의 주인인 청춘들에게 더 넓은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는 희망을 문을 열어줬다.

이철구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실장은 최근 우리나라 최초로 수립된 고준위방사성폐기물관리 기본계획에 대한 소개와 함께 고준위방사성폐기물의 필요성 등을 강하게 어필했다.

올해 아카데미의 마지막 강연은 조석진 한수원 팀장이 맡았다. 그는 원전운영자 입장에서 원전을 바라봤다.

조 팀장은 과거의 자동차와 현재의 자동차를 비교하면서 세계 최초의 원전과 지금의 원전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진보했음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 동안의 원전사고는 인재가 많았다”면서 “인간의 손이 닿지 않을 때 가장 안전하게 원전을 운영할 수 있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기술개발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장의 목소리를 들은 청춘들은 한수원 경주본사를 방문했다. 본사 1층에 마련된 홍보관을 매의 눈으로 둘러봤다.

서경석 한수원 차장은 원전에 대한 청춘들의 높은 수준과 관심을 잃고 직접 설명에 나섰다. 실제 원전기기를 축소시킨 전시물 앞에서 한 동안 설명이 이어졌다.

청춘들은 강의에서 소개됐던 원전기기 전시물을 유심히 살펴본 뒤 머리에 차곡차곡 넣었다.

그리고 이들은 마지막 일정으로 월성원전을 방문해 주요 원전시설과 건식저장장치 등 견학이 허용되는 곳까지 둘러봤다. 이 자리에서 이들은 큰 꿈을 꾸었다고 했다.

1박 2일 간의 일정을 소화한 학생들은 어땠을까.

전혜선 학생(대구가톨릭대학교 2년)은 “2학년이다 보니 원전에 대한 구체적인 공부를 하지 않았으나 이번 아카데미에 참가함으로써 원전을 알아가는 소중한 첫발을 내딛었다”고 짧은 소감을 밝혔다.

김진성 학생(대구가톨릭대학교 4년)은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실제로 보고 몸으로 느끼는 등 경험으로 원전을 이해할 수 있게 됐다”면서 “이 경험을 토대로 편견에 휩싸였던 원전에 대한 인식이 개선됐다”고 말했다.

서우석 학생(부경대학교 3년)은 “이번 아카데미를 통해 원전을 알게 됐고,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분야가 폭넓어졌다”면서 “단순하게 원전하면 한수원만 생각했는데 이번 기회에 우리나라 원전산업에 큰 기여를 하고 있는 다양한 기관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가장 흥미로웠던 주제는 고준위방사성폐기물이었고 원전산업에 핵심이 될 고준위방사성폐기물 처리에 관해 더 깊게 생각하고 공부를 할 수 있게 된 동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박지애 학생(영남대학교 2년)은 “이번 아카데미에서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종사자들의 강의를 들으면서 왜 이런 것에 관심을 가지지 못했을까, 왜 이분들을 이제야 알았을까 등 원전에 대해 바르게 알게 된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고동현 학생(경북대학교 4년)은 “원전이란 참된 가치를 진실 된 마음으로 공유하기 위해 이번 아카데미에 참여하게 됐다”고 언급한 뒤 “원전은 선택이 아닌 필수란 생각을 하게 됐다”고 짧은 소감을 밝혔다.

김태우 학생(경북대학교 2년)은 “원전이 친환경적이고 효율적이란 것을 알게 됐다”면서 “많은 사람들이 원전은 위험한 에너지라는 편견을 갖고 있는데 이번 아카데미를 통해 원전은 안전하고 꼭 필요한 에너지임을 느끼게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환민 학생(경북대학교 2년)은 “이번 아카데미를 통해 우리가 원전을 왜 가져야만 하는지에 대한 보다 깊은 답변을 얻을 수 있었다”면서 “신재생에너지로 이어지도록 하는 브리지에너지로 원전은 꼭 필요한 자원이란 생각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 아카데미에서 배운 정보들이 시민들에게 제대로 알려질 수 있도록 하는데 작게나마 도움이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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