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기후변화대응방안 원전…안전성·재원 걸림돌
선진국 기후변화대응방안 원전…안전성·재원 걸림돌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6.09.02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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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EA 사무총장, 에너지경제硏 개원 30주년 기념세미나서 언급
신재생 판다지가 아닌 주요 에너지원…지금도 투자적기 진단

【에너지타임즈】파티 비롤(Fatih Birol)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이 원전과 관련 신(新)기후체제 출범으로 독일을 제외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소속 국가들의 기후변화대응방안 중 하나로 원전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안전성과 재원조달, 운영측면 신뢰도 등에서 걸림돌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비롤 사무총장은 2일 리츠칼튼호텔(서울 강남구 소재)에서 열린 에너지경제연구원 개원 30주년 기념세미나 기조발표에서 이 같은 의견을 내놨다.

이 자리에서 비롤 사무총장은 주요 선진국에서 운영되는 원전과 관련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경우 설계수명이 만료돼 새로운 원전으로 대체되고 있고 독일 등은 정치적 결단으로 설계수명보다 앞서 원전을 폐쇄하고 있다고 글로벌 원전시장의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미국과 중국, 한국, 러시아, 인도, 터키 등에서의 원전건설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 뒤 다만 원전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게 늘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점쳤다. 그러면서 중국의 경우 자국 내 원전건설과 함께 국제무대에서 원전 관련 메인플레이어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신규로 가동에 들어간 원전의 발전설비용량은 10GW에 달하고 이중 상당수가 중국의 원전이라고 언급하면서 2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났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비롤 사무총장은 “원전은 기후변화 둔화와 에너지안보를 확립할 수 있지만 원전을 운영하는 많은 국가들이 원전과 관련된 안전성 문제를 갖고 있는데다 재원조달 측면에서도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또 원전운영 측면에서의 신뢰도 문제도 있다고 밝혔다.

특히 비롤 사무총장은 신재생에너지 관련 최근 5년 간 풍력발전 비용은 20%, 태양광발전은 80%로 각각 줄었다고 언급한 뒤 에너지안보 측면과 원전에 견줘 주류를 이루는 에너지원으로 자리 잡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어 그는 “신재생에너지는 판타지가 아니라 실제로 가능한 사업이 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신재생에너지 투자와 관련 “신재생에너지산업이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도 적기”라면서 “신재생에너지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뿐만 아니라 이 자리에서 비롤 사무총장은 미국산 셰일오일과 이라크·이란 등의 증산에도 불구하고 중국과 개발도상국 등의 성장둔화로 세계석유수요가 약세를 보이면서 국제원유시장 재고가 늘어나 올해 말 이후 국제원유시장 수급균형이 맞춰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전망의 배경에 대해 그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60달러 이상으로 올라갈 경우 미국이나 캐나다에서 대규모 셰일오일 생산이 재개되면서 일시적인 급등현상은 있겠지만 국제유가 상승은 상당한 제한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비롤 사무총장은 원유수급균형은 원유수요측면에서 미국 등의 경제회복세와 함께 유럽연합(EU)과 신흥국의 경제가 생각보다 나쁘지 않아 원유수요가 늘어나고 있는데다 원유공급측면에서 저유가 지속으로 미국 내 셰일오일 생산이 줄어들고 석유수출국기구(OPEC) 국가 간 이해관계대립으로 원유생산량 증가가 제한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비롤 사무총장은 천연가스 관련 앞으로 5년간 생산증가량 대부분은 호주·미국 등에서 이뤄질 것으로 내다본 뒤 세계경제회복 지연과 낮은 국제석탄가격, 신재생에너지 확대 등으로 천연가스수요가 약세여서 천연가스가격은 하락세를 유지할 것으로 점쳤다. 또 액화천연가스(LNG)가 지속적으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불합리한 ‘LNG 도착지조항’의 폐지가 매우 중요한 이슈가 되고, 소비국들은 물론 생산국들도 이 문제에 대해 보다 전향적인 판단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한편 에너지경제연구원 개원 30주년 기념세미나는 ‘신(新)기후체제 대응을 위한 미래에너지시스템 구축방향’이란 주제로 350명에 달하는 국내외 귀빈과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날 세미나는 급변하는 국내외 에너지정책과 에너지시장의 여건 하에서의 세계에너지정책변화를 조망하고 저탄소경제구현을 위한 미래에너지시스템 구축전략방안을 모색하는 장으로 꾸며졌다.

특히 ▲신(新)기후체제 대응 글로벌 저탄소 에너지정책 변화 전망 ▲신(新)기후체제 대응 한·중·일 저탄소에너지시스템 구축 방향과 전략 ▲신(新)기후체제 대응 미래에너지산업 발전방향 등의 세션에서 국내외 전문가들의 발표와 토론이 이어졌다.

박주헌 에너지경제연구원 원장은 “에너지시장은 셰일혁명과 기후변화대응이란 두 축으로 움직이고 있다”면서 이중 파리협약은 각국이 저탄소경제로의 이행을 선언한 것이라고 의미를 뒀다.

이어 박 원장은 “우리나라가 부존자원시대에서는 에너지빈곤국가로 서러움을 많이 받았으나 신(新)기후체제에서는 기술이 곧 에너지”라면서 “우리나라도 기술로 에너지 강국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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