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발전 허위출장비 논란…전직 사장들 명예회복?
남부발전 허위출장비 논란…전직 사장들 명예회복?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6.07.22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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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법, 1심서 관행적이고 공모정황이 없다면서 '무죄' 선고
결국 표적수사였나?…총선 앞두고 벌어진 석연찮은 뒷맛 남겨
【에너지타임즈】4.13 총선을 1년가량 앞두고 허위출장 등의 논란에 휩싸였던 남부발전 전직 사장들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들이 재판에 넘겨지면서 전직 사장은 4.13 총선에 출마하지 못했고, 당시 현직 사장은 취임한지 1년 되지 않아 도덕성에 치명상을 받으면서 불명예로 자리에서 물러나야만 했다. 이 사건은 총선을 앞두고 벌어진 만큼 석연찮은 뒷맛을 남기고 있다.

대구지법은 22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과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된 한국남부발전(주)의 이상호·김태우 前 사장과 심야섭 前 기술본부장에 대한 1심에서 각각 무죄를 선고했다.

제20대 국회의원 선거를 1년가량 앞둔 지난해 3월 대구지검은 남부발전 본사를 대상으로 법인카드사용내역·직원근태상황 등의 고강도 압수수색을 벌여 2008년 1월부터 2015년 3월까지 7년 동안 허위로 출장비를 청구하거나 출장인원과 기간을 부풀리는 수법으로 20억6000만 원에 달하는 자금을 조성한 사실을 확인했고, 지난해 7월 이들을 불구속기소했다.

검찰조사결과 허위출장비 청구로 조성된 이 자금은 회식비·접대비·운영비 등으로 사용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재판부는 1심에서 관행적으로 이뤄졌고 피고인들이 직접 공모를 한 정황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무죄를 선고한 이유를 설명했다.

검찰의 항소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가운데 이 사건은 씁쓸한 뒷맛을 남기고 있다. 당시 전·현직 사장들은 되돌릴 수 없는 큰 불명예만 안은 꼴이 됐기 때문이다.

이 前 사장은 당시 총선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언론들은 이 前 사장의 출마를 기정사실화하는 것으로 보도한 바 있다.

특히 이 사건은 개인의 비리가 아니라 과거부터 이어져온 관행이란 점을 감안할 때 경영진 개인의 비리로 치부하기 어려운데다 해당기간 사장이었던 남호기 前 사장이 포함되지 않은 것도 석연찮은 뒷맛을 남기고 있다.

이 같은 것을 근거로 당시 이 前 사장에 대한 표적수사란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당시 이 前 사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재판을 앞두고 총선에 출마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면서 망연자실한 바 있다. 그 결과 이 前 사장은 끝내 총선에 출마하지 못했다.

게다가 김 前 사장은 불구속기소 됐을 당시 사직서를 내지 않았으나 2개월가량 지나서야 사직서를 냈다는 것도 또 다른 의혹으로 남아 있다.

실제로 개인의 비리가 아니라 관행에서 시작된 것임을 감안할 때 사장에 취임한지 1년도 되지 않은 김 前 사장이 모든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났다는 것인데 통상 1심 재판결과까지 지켜보던 것과 달리 사직서를 냈다는 점도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 중 하나다.

남부발전 관계자는 "모든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난 전임 사장이 무죄를 받아 그나마 명예를 회복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안도의 한숨의 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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