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울산…신고리원전 #5·6 건설 생명수 될까
추락하는 울산…신고리원전 #5·6 건설 생명수 될까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6.06.24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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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안전위원회, 건설허가 신청 47개월 만 최종적으로 의결
한수원, 기초굴착공사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건설프로젝트 착수
울산지역 불황의 늪 탈출 기대…조선업계의 인력 흡수 가능해

【고리=에너지타임즈 김진철 기자】신고리원전 5·6호기 건설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수원이 건설허가를 신청한지 47개월 만에 마무리됐기 때문이다. 특히 조선업계 구조조정으로 불황의 늪에 빠져들고 있는 울산지역의 고리를 끊어줄 것으로 점쳐지면서 지역에서는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그 동안 원전의 건설을 반대하는 플랜카드는 서둘러 착공하자는 문구로 이미 바뀌었다.

한국수력원자력(주)은 2012년 9월 신고리원전 5·6호기에 대한 건설허가를 규제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 신청했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은 관련 법령과 규정에 의거 예비안전성분석보고서·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품질보증계획서·해체계획서 등에 따른 안전성을 2016년 4월까지 심사했고, 한수원이 원전설치에 필요한 기술능력을 확보하고 있고 원자로와 관계시설이 기술기준에 적합하게 설계됐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한국원자력안전위원회는 ‘신고리원전 5·6호기 건설허가(안)’을 두 차례에 걸쳐 상정했으나 원전해체계획서에 대한 심사결과 등 추가적인 심의를 위해 연기한 바 있다. 이어 지난 23일 열린 회의에서 세 번째로 이 안건을 상정했고, 8시간 동안의 마라톤 심의를 진행한 결과 과반이상의 찬성으로 이 안건을 의결했다.

신고리원전 5·6호기 건설허가(안)가 의결됨에 따라 한수원은 본격적인 건설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한수원 측은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신고리원전 5·6호기 건설허가(안) 의결 관련 부지 적정성과 구조물·계통·기기 등의 설계 적절성 등 건설에 필요한 기술능력을 확보하고 관련 기술기준에 부합하게 설계됐음을 확인 받은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 발전용 원자로와 관계시설의 건설로 발생되는 방사선물질 등에 의한 국민의 건강과 환경상의 위해방지에 지장이 없음을 규제기관이 보장하는 것으로 건설허가를 취득하면 본관 기초굴착공사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건설허가를 받은 신고리원전 5·6호기 건설프로젝트는 울산시 울주군 서생면 신암리 일원에 140만kW급 신형가압경수로(APR1400) 2기를 건설하는 것으로 5호기는 2021년, 6호기는 2022년에 각각 준공될 예정이다.

이 원전의 설계는 한국전력기술, 주기기는 두산중공업, 시공은 삼성물산컨소시엄(삼성물산·두산중공업·한화건설)에서 각각 맡는다.

특히 신고리원전 5·6호기는 선행호기인 신한울원전 1·2호기 설계를 기본으로 부지특성과 국내외 선행원전의 경험, 후쿠시마원전사고 경험, 규제기관의 인허가 요구사항 등 대폭적인 안전성 관련 개선사항을 설계에 반영하고 있다.

해당부지는 광역부지반경 320km와 부지반경 8km의 정밀지질조사와 예정부지에 대한 정밀트렌치조사 등을 통해 가장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구조물은 항공기 충돌대처를 위해 격납건물과 보조건물 등의 콘크리트 두께를 높임으로써 대형 민간항공기 충돌에 대한 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뿐만 아니라 한수원은 ▲호기별 대체교류전원인 디젤발전기 ▲축전지용량 증대 ▲비상원자로감압밸브 등을 설계에 반영함으로써 중대사고 예방과 완화의 능력을 강화하고, 또 정전사고 대처설비인 대체교류전원 디젤발전기 호기별 1대씩 설치함으로써 정전사고 대처능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지진·해일 등 자연재해에 대비해 설치높이를 3미터나 높게 설계했다.

신고리원전 5·6호기 건설에 따른 다양한 효과가 창출될 것으로 보인다.

총 공사비는 인천공항공사비 6조2000억 원보다 훨씬 웃도는 8조 원가량이며, 하루 최대 3000명에 달하는 인력이 투입되는 등 620만 명의 연인원이 필요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또 주기기·보조기기·시공·협력업체 등 모두 300개에 달하는 기업이 참여한다.

이번 공사에 레미콘 트럭 10만 대 분량에 해당하는 콘크리트, 10만 톤에 달하는 철근, 2013년 기준 우리나라 고속도로 총 연장 4112km보다 훨씬 많은 5000km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김태석 한수원 차장은 “세계경기불황으로 조선업계 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울산지역의 경기도 많이 위축됐다면서 신고리원전 5·6호기 건설프로젝트는 용접기술 등 조선업계에서 필요로 하는 전문적인 기술을 요하기 때문에 흡수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김 차장은 “설계·제작·시공·운영 등 우리나라 기자재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후쿠시마원전사고 후 최신 안전기술과 첨단과학기술 적용함으로써 원전건설 경쟁력을 높이고 기술력을 확보하는 등 세계원전시장을 우선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또 “우라늄은 화석연료와 달리 연료공급의 다양성과 저장의 용이성으로 글로벌 에너지환경변화에 크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신고리원전 5·6호기 건설프로젝트가 완료되면 연간 1만424GWh의 전력을 생산하고, 유연탄 기준 연간 화석연료 수입대체효과는 418만 톤에 달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또 연간 온실가스 절감효과는 858만 톤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제3세대 원전은 신고리원전 3·4호기 노형인 신형가압경수로(APR1400)를 비롯해 미국의 AP1000, 프랑스의 EPR 등으로 대표된다. 현재 미국·중국·프랑스·핀란드 등에서 건설이 진행되고 있으나 시공불량과 설계문제 등의 이유로 최대 10년 이상 공사가 지연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수원은 지난 1992년부터 2001년까지 10년에 걸쳐 2346억 원을 투입해 안전성·경제성·편의성 등을 대폭 향상시킨 신형가압경수로를 개발한는데 성공한 바 있다. 이 노형은 기존 한국표준형원전(OPR1000) 대비 내진성능 5.6배 향상, 설계수명 40년에서 60년 연장, 용량 100만kW에서 140만kW 확대, 디지털제어설비 전면 적용으로 운전편의성 향상 등의 장점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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