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 돌린 사우디-이란 외면한 ‘유가’…20불대 진입
등 돌린 사우디-이란 외면한 ‘유가’…20불대 진입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6.01.10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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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기준 두바이 현물유가 30불대 붕괴
양국대립 공급 차질 현실화 낮게 점쳐져

【에너지타임즈】30여년 만에 국교단절이란 극단의 카드로 등을 돌리게 된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간 긴장고조가 석유공급에 차질을 주지 못할 것으로 조심스럽게 점쳐지면서 국제유가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게다가 중국 경제둔화에 따른 우려마저 반영되면서 배럴당 30달러대가 무너졌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두바이(Dubai) 현물유가는 2016년 첫날인 지난 4일 배럴당 32.5달러에서 5일 31.7달러, 6일 30.8달러, 7일 28.0달러, 8일 29.11달러로 30달러대가 붕괴되면서 마감됐다.

뉴욕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텍사스(WTI) 선물유가는 4일 배럴당 36.8달러, 5일 36.0달러, 6일 34.2달러, 7일 33.3달러, 8일 33.16달러로 하락세를 유지했다. 런던거래소(ICE)에서 거래된 브렌트(Brent) 선물유가도 4일 배럴당 37.2달러, 5일 36.4달러, 6일 34.2달러, 7일 33.8달러, 8일 33.55달러를 기록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간의 갈등으로 인한 중동지역 지정학적 위기가 불거졌음에도 불구하고 단기적으로 석유공급에 대한 불안이 초래될 수 있겠으나 석유시장의 양대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이 석유생산량을 조절하는 것에 거부하고 있어 국제유가는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현재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은 석유수출국기구(OECD)에서 첫 번째와 다섯 번째로 많은 석유를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 사우디아라비아는 하루 평균 1025만 배럴의 석유를 생산하고 있으며, 석유수출국기구 전체 회원국가에서 생산한 3200만 배럴의 1/3을 차지하고 있다. 그 동안 석유수출국기구 일부 회원국가의 감산요구에 대해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란도 하루 평균 270만 배럴을 생산하며, 경제제재 해제에 대비해왔다. 이에 앞서 경제제재가 풀리면 하루 평균 200만 배럴을 수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전문가들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간 긴장고조로 국제유가가 일시적으로 상승했으나 양국의 대립이 실제로 석유공급 차질로 현실화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전망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중동지역 정세전문가들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간 갈등상황이 무력충돌 등 극단적인 상황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다만 지역 내 종파갈등과 패권경쟁 등이 심화될 경우 국지적인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도 계속 존재하는 것으로 내다봤다.

석유시장전문가들은 세계석유재고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간 갈등으로 석유수출국기구 내 석유공급경쟁이 심화될 가능성이 있어 앞으로 국제유가가 약세를 지속할 것이란 전망을 조심스럽게 내놨다.

문재도 산업부 제2차관은 지난 8일 열린 석유시장 긴급 점검회의에서 “우리 경제의 석유의존도가 높고 원유수입을 중동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원유수급과 국제유가 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만에 하나 중동정세 불안이 급격하게 가속화될 경우를 대비해 비상시 원유수급대책 등을 선제적으로 점검하고 국제사회와의 공조, 산유국과의 협력관계를 긴밀히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대체 원유도입 경로 확보 등 자체적인 대응책을 점검하고 유사 시 긴밀하고 신속한 대응체계를 유지해 줄 것”을 당부했다. 또 “중동정세 불안이 장기화될 가능성 등에 대비해 원유도입선 다변화 등 중장기적인 대응방안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우리나라는 수입원유의 82%를 중동으로부터 도입하고 있다. 원유점유율은 사우디아라비아 30%, 이란 4%.

한편 수니파 맹주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 2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시아파 지도자인 님르 바르크 알-님르(Nimr Bakr Al-Nimr)를 포함한 테러혐의로 사형이 내려진 47명에 대해 국제사회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사형을 집행했다.

이에 시아파 종주국인 이란의 시위대는 지난 2일과 3일 두 차례에서 걸쳐 자국 내 대사관과 총영사관에 방화 등 공격을 감행했고,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 3일 이란 시위대의 대사관과 총영사관의 공격을 빌미로 외교관계를 끊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30여년 만에 최악의 갈등을 겪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간의 관계가 이슬람 양대 세력인 수니파와 시아파 간의 대결구도로 급격히 확대되고 있으며, 이슬람 수니파 맹주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바레인·수단·아랍에미리트가 집결하고 있는 반면 이라크·시리아·예멘·레바논의 반군세력이 시아파 종주국인 이란과 손을 잡고 있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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