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원자력 반세기를 되돌아보며
<칼럼> 원자력 반세기를 되돌아보며
  • 에너지타임즈
  • webmaster@energytimes.kr
  • 승인 2009.02.06 17:5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군철 서울대학교 원자핵공학과 교수
6.25 동란 직후인 1954년, 우리나라 국민 1인당 GDP는 60달러 수준이었다. 현재 캄보디아의 1/10수준이었던 우리 경제가 지난해 1인당 GDP 2만달러를 넘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24위를 차지했다. 이 한강의 기적에 에너지의 자립이 무엇보다도 큰 힘이 되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원자력의 도입은 100달러 수준의 국민 소득에 비춰볼 때 엄청난 도박이었지만 결국 우리 경제의 성장을 이끄는 원동력이 되었다. 에너지 소비량의 96.6%(950억 달러)를 수입하는 에너지 수입국인 우리나라에서 원자력 발전은 95%의 기술 자립도를 자랑하는 준국산 에너지로 기능한다. 또한 1억1000만톤의 CO₂를 감소시켜 약 12조4000억의 환경세를 절약하는 역할을 맡는 청정에너지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의 원자력이용은 1955년 제네바에서 열린 원자력 평화이용을 위한 국제회의에 대표를 파견함으로써 첫 걸음을 내딛었다. 이승만 대통령은 원자력 에너지의 이용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였고 이는 향후 우리나라의 원자력 연구개발에 큰 힘이 되었다. 그 후 문교부에 원자력과가 신설됐으며 1958년 원자력법이 공표됐다.

뒤이어 1959년 원자력원이 개원하여 우리나라 원자력 연구개발을 주도하는 원자력연구소가 발족하였다. 마침내 1962년 3월 19일 우리나라 최초의 원자로 TRIGA MarkⅡ가 임계에 도달해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하는 역사적 순간을 맞이했다.

한편 국내 에너지 자원이 빈약한 우리나라는 빠른 산업발달을 위해 적극적인 에너지 정책이 요구되었다. 박정희 대통령의 경제 발전에 대한 강한 의지가 크게 작용해 1960년대 후반 조사와 준비를 거쳐 1970년대에는 본격적으로 원자력 발전소 건설이 시작되었다. 1978년 고리 1호기가 처음으로 상업운전을 시작함으로써 1960년 37만kW에 불과하던 우리나라 발전 설비가 18년 만에 18배(700만 kW)이상으로 증가하였다.

그 후 현재 우리나라는 총 20기의 원전을 보유하고 있는 세계 원전 6위국으로 눈부신 성장을 이룩하였다. 이에 힘입어 1982년부터 2006년까지 소비자 물가가 207% 성장하는 동안 전기료는 5.5% 밖에 오르지 않을 수 있었다. 이는 원자력의 발전이 우리 경제성장의 원동력이 되었음을 무엇보다도 잘 말해 주고 있다.

반세기동안 이루어진 세계 유래에 없는 원자력의 발전과 한강의 기적은 에너지 확보에 대한 국가적 욕구와 지도자의 강력한 의지, 높은 국민적 교육열에 힘입은 고급인력의 확보와 우리 젊은 기술인들의 새로운 기술습득에 대한 열망이 어우러진 결과이다.

현재 세계는 에너지 전쟁의 시대에 돌입했다고 볼 수 있다. 이를 대비하여 2008년, 우리나라의 원자력이 또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되었다. 정부는 ‘저탄소 녹색성장 구현’을 위해 원자력 설비 비중을 현재 26%에서 2030년 41%까지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국가에너지기본계획을 확정 발표하였다.

또한 올해와 내년에는 우리 원자력계의 중요한 기념행사 및 의미가 집중되어 있다. 원자력법 제정 50주년, 고리 가동 30주년, 한국원자력연구소 개소 50주년, 서울대 및 한양대 원자핵공학과 개설 50주년, 그리고 한국원자력학회 40주년 등이다.

따라서 원자력계에서는 상기 국가계획의 성공적 이행과 국정 중점과제인 원자력플랜트 해외수출 달성을 위한, 관산학연이 함께 하는 장으로 원자력 반세기 기념연합행사를 개최하여 국가 녹생성장의 견인차로서의 각오를 새롭게 다짐하고자 한다. 이번 관산학연이 공동 주최하는 원자력 반세기 기념연합행사는 지나온 원자력의 반세기를 되돌아보고 다가올 백 년을 준비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믿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