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한국전력기술 신사옥! 왜 이렇게 웅장하게 짓나했더니…
<르포> 한국전력기술 신사옥! 왜 이렇게 웅장하게 짓나했더니…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5.03.14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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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층 김천 최고 고층건물…5월 준공 예정
공공기관 최대 규모인 2500여명이상 이전
지방이전 성공사례 최대 이점 갖추고 있어
지역사회 융합 초점 맞춰 일자리까지 챙겨

【김천=에너지타임즈 김진철 기자】백사장 모래알만큼이나 많은 과학기술로 원전을 설계하는 사람이 만드는 사옥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이 궁금증을 갖고 김천혁신도시(경북 김천시 소재)로 먼 여정을 시작했다.

한국전력기술(주)의 새로운 보금자리는 김천혁신도시에 조성되고 있다. 현재 90%가 넘는 종합공정률을 보이고 있으며 기본골격을 모두 갖췄고 내장재 등 마무리공사를 한창 진행 중이란 얘기를 듣고 건설현장으로 떠났다.

중부내륙고속도로를 타고 한참을 달려 김천분기점에서 경부고속도로로 옮겨 탄 뒤 20여분. 동김천IC로 고속도로를 빠져나왔다. 이 IC는 김천혁신도시 조성과 함께 만들어졌다. 그리고 혁신도시로 통하는 신작로도 새롭게 조성됐다. 가장 먼저 반긴 것은 이미 입주한 한국도로공사 신사옥. 도로공사(?). 한국전력기술은 이웃을 잘 만난 덕에 사통팔달(四通八達)의 입지조건에 자리할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한국전력기술 신사옥 건설현장. 아직 간판이 세워지지 않아 찾는데 애를 먹었다. 인부들은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현재 내장재 등 마무리공사가 한창 진행 중임을 짐작할 수 있다.

신사옥 바로 밑에서 본 신사옥은 끝이 보이지 않았고, 꼭대기에서 보면 김천의 자랑인 직지사(直指寺)도 볼 수 있을 만큼 하늘로 뻗어 있었다.



한때 경북 김천은 교통의 요충지로 우리나라 첫 번째 고속도로인 경부고속도로가 지나가는 곳이다. 이 고속도로를 따라 남쪽으로 운전하다보면 김천을 지나게 되는데 이때 김천을 바라보면 늘 한적한 시골 분위기였다. 딱히 눈에 띄는 것이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교통의 요충지답게 김천구미KTX역이 개통되더니 이 역과 마주하고 김천혁신도시가 들어섰다. 이곳에 한국전력기술을 비롯해 한국도로공사 등 크고 작은 10개 공공기관이 자리하게 된다. 유독 한국전력기술 신사옥이 멀리서 보일만큼 크고 웅대하게 짓는다는 것은 방만한 경영 탓(?).

자칫 매출 등 자산규모 등에서 한국전력기술이 상대적으로 뒤처지지만 사실 따지고 보면 공공기관 지방이전의 성공적인 대표사례가 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 중 하나다. 이번에 지방으로 이전한 공공기관이나 이전하게 될 공공기관 중 이전하는 인력이 가장 많기 때문이다. 한전보다도 훨씬 많은 2500명에 이른다고 한다. 협력회사까지 합치면 그 수는 헤아릴 수조차 없을 정도라고 한다.

이전하게 될 인구가 많다는 의미는 그만큼 지역에서 소비할 수 있는 여력이 많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는 곧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으로 풀이될 수 있다.

게다가 한국전력기술 이전이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손꼽히는 이유는 다른 공공기관처럼 지사나 본사를 두지 않기 때문인데 이 회사에 입사한 직원은 퇴직할 때까지 본사에서 근무하게 된다. 따라서 이곳으로 이전한 직원들이 세대이전을 할 가능성이 그만큼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미 건설현장에 세대이전을 한 직원이 다수 있고, 이곳 현장소장도 조만간 세대이전을 할 계획이라고 한다.

도대체 한국전력기술 신사옥은 얼마나 웅대하게 지어지고 있나.

신사옥은 대지면적 12만1934㎡, 연면적 14만4802㎡에 지하 2층과 지상 28층 규모로 건설되고 있다. 신사옥 높이만도 141m다. 지난 2012년 10월 본격적인 공사를 시작했으며, 오는 5월 준공된다. 또 한국전력기술은 경기도 용인본사에서 오는 7월부터 8월까지 순차적으로 이곳으로 이전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한다.

양재영 한국전력기술 상무는 “현재 한국전력기술은 세부이전계획 수립에 한창”이라면서 “이전 시기는 올해 7월부터 8월 사이로 예정하고 있으며, 대규모 인원이 이전하는 만큼 해당기간 동안 순차적으로 이전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이 신사옥은 다른 공공기관 신사옥과 같이 기준에 적합한 친환경에너지절약형 건물로 건설됐다. 신재생에너지설비 등은 따로 언급하지 않기로 한다. 다만 한국전력기술 신사옥은 진공삼중유리와 트리플로이삼중유리를 적용한데 이어 옥상에 조경을 함으로써 단열성능을 크게 향상시켰다. 특히 시공회사에서 제안한 에너지절약기술을 추가로 적용함으로써 건축물에너지효율부문 1등급 기준보다 50%가량이나 감축된 녹색청사로 지어졌다.

지방이전 공공기관 중 최대 규모의 인력이 이전하게 될 한국전력기술이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지역사회와의 융합. 준비 없는 이전은 지역사회와 또 다른 불협화음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한국전력기술은 공공기관 지방이전지로 김천혁신도시가 선정된 후 지난 2007년부터 이곳 지역사회와 소통에 힘을 쏟고 있다. 사장을 비롯한 직원들이 지역주민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프로그램인 포도 따기 체험행사, 직지사 템플스테이, 생태체험 등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지역사회와의 문화교류를 통한 소통의 길을 열어보자는 취지로 풀이된다. 또 지난 2005년부터 사회봉사단을 통해 이곳에서 지속적으로 봉사활동을 펼치는 등 다양한 지원에 나서고 있다.

박구원 한국전력기술 사장도 시시때때로 이곳으로 내려와 다양한 프로그램에 직접 참여하거나 건설현장을 진두지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 한 직원은 내부출신의 최고경영자로 신사옥에 대한 남다른 열의를 갖고 있고, 이곳을 방문할 때마다 건설현장이 어수선해질까봐 현장소장만 잠깐 만나 점검한 뒤 올라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라 한국전력기술은 신사옥 담장을 처음부터 설계에 반영하지 않았다. 지역주민과의 벽을 만들지 말자는 차원이라고 한다. 지역주민뿐만 아니라 누구나 이곳을 방문할 수 있다. 이들은 지원들과 함께 도서관과 체육시설, 다양한 편의시설 등을 함께 공유하며 사용하게 된다. 복지공간을 지역주민과 공유함으로써 소통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어찌 보면 이 정도는 지방이전을 한 공공기관이라면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의례적으로 하는 부분이라면서 ‘웬 유난이냐’는 핀잔을 줄 수 있다. 여기서 끝날 것이라면 얘기도 꺼내지 않았다. 한국전력기술의 강력한 무기는 기관의 특성을 살린 지역협력.

한국전력기술은 과학기술의 결정체란 인공위성만큼이나 복잡하고 까다로운 원전을 설계하는 회사다. 한전과 발전회사의 재산이 전력설비와 발전설비라면 이 회사의 재산은 전문 인력이다. 지난 2월 기준 675명에 달하는 석·박사를 보유하고 있다. 또 기술사 251명, PE·PMP 659명 등 전문 기술·연구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먼저 경북·김천·대구지역 전력기술인재양성을 위해 지난 2012년 2월 ‘발전설계CAD 인력양성사업’을 산업통상자원부에 제안함으로써 산업부 사업으로 선정을 주도했다.

한국전력기술은 산업부·경상북도·김천과학대학교를 비롯해 한국전력기술 협력기업 5곳과 업무협약을 체결한데 이어 교육기관으로 지정된 김천과학대학교 주관으로 총 19억2000만 원을 지원해 오는 2017년 6월까지 매년 200명, 총 600명을 대상으로 교육을 시행할 방침이다.

교육을 받은 지역주민은 한국전력기술 협력기업 등에 취업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돼 또 하나의 동반성장 모델이자 지역주민과 함께 숨 쉬는 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이들은 경북·김천·대구지역 소재 고등학교·대학교와 산학협력을 통해 우수한 지역인재를 양성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미 경북대학교·영남대학교·금오공과대학교·김천과학대학교 등과 협력을 약속한데 이어 앞으로도 이를 대폭 확대시켜 나갈 방침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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