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자원시장에 ‘빨대’ 꽂은 중국
세계 자원시장에 ‘빨대’ 꽂은 중국
  • 윤병효 기자
  • ybh15@energytimes.kr
  • 승인 2009.01.07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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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접한 신흥자원부국 중심으로 자원개발 적극 투자
자원價 하락 틈타 M&A 활발… 우리나라 대책필요



세계 자원 수요의 블랙홀이라 불리는 중국이 최근 자원 가격의 하락세를 틈타 석유·가스와 광물자원의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중국은 신흥자원부국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앙아·동남아와 인접국이라는 지리적 이점과 친분을 활용해 적극적인 자원개발 협력을 이끌어 내고 있으며 아프리카, 러시아, 중동, 북한 등 자원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진출해 캐내고 있다.

최근에는 세계 경기 침체로 자원가격이 하락하자 풍부한 외화보유고를 바탕으로 비축유와 유망광구 매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중국, 자원 있으면 어디든지 진출=1990년대 이후 중국과 중앙아 국가들은 서로를 안정적인 석유·가스의 수급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로 인식하고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카자흐스탄 원유 생산량의 20%인 28만b/d를 생산하고 이를 파이프라인을 통해 11만2000b/d의 원유를 도입하고 있는 중국은 지난해 9월 국영석유회사인 CNPC, CNOOC와 카자흐스탄의 KazMunaiGaz와 함께 카자흐스탄 다칸 유전지역의 탐사와 개발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등 꾸준한 자원개발 교류를 진행하고 있다.

2007년 투르크메니스탄과 향후 30년 동안 연간 30Bcm의 천연가스를 수입하기로 계약한 중국은 올해 말부터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영토를 거치는 3636km의 파이프라인을 통해 신장지역으로 수입할 계획이다.

동남아 진출도 활발한 중국은 지난해 11월 미얀마와 인도양에서 미얀마 내륙을 종단, 중국 운남성에 이르는 파이프라인 건설에 합의하고 올해 상반기부터 착공할 계획이다.

이 프로젝트에 중국 CNPC는 50.9%의 지분을 갖고 있다. 중국은 이 수송관을 통해 중동으로부터 수송된 원유와 미얀마 남부 벵골만에 위치한 A-1, A-3 광구에서 채굴한 천연가스를 자국 쿤밍지역까지 수송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 10월 중국 CNPC와 러시아 Transneft는 동시베리아 송유관의 중국 지선 건설에 합의했다. 중국은 러시아 송유관 건설을 위해 250억달러 규모의 차관지원을 검토 중이며 Rosneft는 CNPC에 향후 20년간 연간 30만b/d의 원유를 공급하기로 했다. 또한 두 나라의 국영회사들은 합작회사를 설립해 서로의 상하류 부문에 진출하는 계획도 세웠다.

유엔 상임이사국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1960년대부터 ‘제3세계’로 불리는 아프리카에 진출한 중국은 원조공여, 차관제공(앙골라 40억달러), 부채탕감, 관세혜택 부여(29개국 190개 상품), FTA 체결 등 포괄적 경제협력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아프리카의 최대 자원개발국으로 떠오른 중국은 수단, 앙골라, 콩코에서만 자국 원유수입량의 22%이상(2005년 기준)을 수입하고 있으며 광물분야에서도 짐바브웨의 백금, 잠비아의 구리, 콩코의 목재, 남아공의 철광석 등을 수입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쿠웨이트에서 중국 총리와 쿠웨이트 총리가 만나 양국의 에너지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쿠웨이트의 국영석유회사인 KPC는 대중국 원유 수출량을 현재 11만b/d에서 2015년까지 50만b/d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지난 30년 동안 외국에 유전개발권을 내주지 않던 이라크는 이달 초 중국 CNPC와 30억달러 상당의 아흐다브 유전의 공동 개발사업에 합의했다. 아흐다브 유전은 6년내에 11만5000b/d 생산이 가능한 규모이며 CNPC는 20년간 채굴권을 보유했다.

중국의 이마 석탄그룹은 최근 북한의 안주 석탄공사와 대규모 유연탄 채광 프로젝트 개발의향서(LOI)를 체결했다. 이마 그룹은 향후 2~3년간 1000만톤/년 규모의 채광 프로젝트와 120만톤/년 규모의 석탄 화학공업 프로젝트를 개발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북한에 종합화력발전소와 석탄 선탄장 등을 건설할 계획이다. 

◇자원가격 하락을 이용한 자원비축=2조달러의 풍부한 외환보유고를 갖춘 중국은 최근 유가하락과 위엔화 가치의 상승이라는 호기를 이용해 자원 비축에 열을 올리고 있다.

중국은 칭다오와 다롄 등 동부 연해지구에 새로 건설한 1400만톤 규모의 4대 전략 석유비축기지에 지난달부터 비축하기 시작했으며 자국에서 3번째 규모의 아연생산업체인 중진社는 호주 아연채굴업체인 페릴야 지분의 50.1%를 3200만달러에 사들였다.

또한 알루미늄공사인 차이날코는 호주의 세계적인 다국적 광산업체인 리오틴토의 지분을 15% 매입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호주 마운트 깁슨 철광석 광산 지분 매입과 금융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쿠바와 코스타리카의 유전광구 사업 진출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자원빈국인 일본 역시 풍부한 외환보유고를 바탕으로 자원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일본은 올해 석유개발 사업에 10억달러의 예산을 책정했으며 현재 19%의 자원 자주개발률을 40%로 끌어 올린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처럼 중국과 일본이 공격적으로 자원확보 정책을 실행하자 우리나라도 시급히 자원확보를 위한 본격적인 행보를 보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를 선도적으로 실행할 석유공사와 광물자원공사에 대한 정부 자금지원이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유망광구 매입에 필요한 전문인력도 덜 갖춰진 상태여서 자칫 자원확보 적기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지경부 관계자는 “이 같은 우려에 대해 정부도 인지하고 있다”며 “석유공사와 광물자원공사의 증가된 출자금을 상반기에 조기 집행하고 국민연금 등 다양한 금융기법으로 충분한 자금을 확보하는 한편 자원보유국이 원하는 패키지 전략이나 드릴쉽 등을 이용한 현물거래 방식 등 여러 자원개발 전략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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