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광촌이 문화촌으로…잇따르는 관광객 발길
탄광촌이 문화촌으로…잇따르는 관광객 발길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5.02.14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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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타임즈】최근 영화 ‘국제시장’이 선풍적인 인기를 끈 이유는 누구에게나 추억은 아름답기 때문이다. 추억은 어떤 이에게 아픔이었고, 어떤 이에게 기쁨이었다. 그렇지만 절대 지울 수 없는 우리 삶의 뒤안길이다.

한때 우리나라 산업의 심장이었던 탄광촌. 이곳에서 광물자원을 캐 수출하고 이 재원으로 산업기반을 조성하는 밑천으로 사용됐다. 또 이곳에서 캐낸 석탄은 산업연료로 공급됐고, 서민들의 따뜻한 겨울나기를 도왔다.

이제 연탄은 흔히 볼 수 없는 추억이 돼 버렸다. 강아지도 만 원짜리 돈을 물고 다닌다는 말이 나돌 만큼 활기가 넘쳤던 강원도 태백시 철암동. 검은 노다지로 불리던 석탄을 찾아 전국에서 몰려든 사람으로 북새통을 이루던 것이 1960~1970년대 이곳의 풍경이다. 도시가스 등이 서민연료를 대신하기 시작하면서 이곳도 곧 쇄락의 길을 걸었다. 그러면서 이곳을 찾는 발길은 뚝 끊겼다.

현재 이곳은 3000여명에 불과한 주민들이 마을을 지키고 있다. 하천변에 까치발처럼 생긴 기둥을 세워 부족한 주거공간을 넓혀 만들었던 까치발건물만이 당시의 번성했던 시절을 기억하는 추억으로 남아 있다.

옛 탄광촌의 모습을 간직한 이곳은 관광문화가 융합되면서 새로운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중부내륙관광열차와 백두대간협곡열차가 철암역에 정차하면서 관광객의 발길이 부쩍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주말에 예약을 하지 않으면 백두대간협곡열차를 이용하는 것조차 힘들 정도다. 이 열차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백호를 닮았다.

철암역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하루 이용객이 10여명에 불과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 열차가 운행되면서 주말에만 2000여명의 관광객이 철암역을 이용하고 있다. 철암역에 이처럼 관광객이 모여드는 이유는 뭘까. 바로 관광산업이었다.

한국광해관리공단은 주변의 관광자원과 연계해 이곳 철암동에 위치한 남동마을에 벽화를 조성했다. 이 프로젝트는 옛 추억을 되새겨보는 공간을 만들어 이곳에 새로운 발걸음이 이어지도록 하자는 작은 바람에서 시작됐다. 광해관리공단이 전국 폐광에 벽화마을을 조성할 수 있게 된 배경이 된 셈이다.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이 크게 늘면서 상권이 형성됐고, 주민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수익사업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그 결과 지역경제는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다양한 투자가 이뤄지기도 했다. 강아지가 만 원까지 돈을 물고 다닐 정도의 번성했던 시절은 아니지만 그에 부응하는 관광산업이 꿈틀거리는 기회의 땅이 됐다.

광해관리공단의 1호 벽화마을은 남동마을 연립상가와 뒷골목 주택가에 그려진 벽화 22점과 조형물 8점으로 꾸며졌다. ▲광부의 손 ▲한 개 피의 휴식 ▲바람의 언덕을 찾아 ▲만원 든 강아지 ▲월급날 막걸리 한 잔 ▲광부 목욕 ▲연탄 나르는 아이들 등 작품 제목만으로 당시 탄광촌 사람들의 일상이 뇌리에 스친다.

시나리오로 만들어보면 한 광부가 작업을 마치고 바람이 많은 언덕에 앉아 하루의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지친 손으로 한 개 피 담배를 피우며 휴식을 취하고 있다. 그리고 이 광부는 목욕을 한 뒤 월급을 받아 퇴근길에 선술집에 들린다. 이곳에서 동료와 막걸리 한 잔을 마시며 피로를 푼다. 이 정도가 아닐까싶다. 이는 광부의 삶이 아니라 가난하고 먹을 게 없던 우리 부모세대의 일상이 아닌가싶다. 이는 곧 우리의 추억이다. 이 추억이 관광산업으로 이어진 셈이다.

김춘자 남동마을 통장은 “벽화마을 조성을 통해 철암동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됐다”고 말하고 있다.

광해관리공단은 1호 벽화마을 프로젝트를 추진한 결과 주민만족도가 높고 사업효과가 우수한 것으로 판단하고 전국의 폐광지역으로 이 프로젝트를 확대키로 하고 4곳을 선정한데 이어 올해 완료된다고 밝혔다.

새롭게 조성되는 벽화마을은 ▲경북 문경시 전통시장 일원 ▲강원 영월군 오무개마을 ▲강원 삼척시 흥전국민주택지구 ▲강원 정선군 동강장터 일원 등 4곳이다.

광해관리공단 측은 이번에 선정된 4곳은 다른 관광 상품과의 연계성이 좋아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은 곳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르면 내달부터 벽화 그리기가 시작돼 오는 6월경 마무리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종만 광해관리공단 지역사업팀장은 “벽화마을과 연계한 관광객 수가 늘고 있는 추세”라면서 “과거 탄광촌의 분위기를 살려 다양한 테마사업을 개발하면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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