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유보금 50조원 쌓아둬…대규모 투자재원 반박
공기업 유보금 50조원 쌓아둬…대규모 투자재원 반박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5.02.07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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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연구원, 공기업 유보금 쌓아두고 배당엔 소극적 주장
대형 투자재원 필요 국가기간산업 특성상 유보금 필요성 반박

【에너지타임즈】최근 정부가 기업에 대한 배당의 확대를 요구함에도 불구하고 정부출자기관(일명 공기업)들이 유보금을 쌓아두고 배당에 소극적이란 보고서가 나왔다. 이에 대해 이들 공기업은 대규모 투자재원이 필요한 국가기간산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을 제외한 보고서라고 반박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5일 ‘유보금과 배당 : 정부출자기관을 중심으로’란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비 금융 정부출자기관의 유보금이 50조 원에 달한다면서 이들은 유보금을 쌓아두고 배당에 나서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최근 정부가 민간기업의 배당확대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재무안정성이 비교적 높은 정부출자기관이 적자보전과 경영악화대비 등을 이유로 배당보다는 유보를 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비(非)금융 정부출자기관 유보금은 2013년 기준 47조1415억 원, 현재는 5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금융업을 제외한 유가증권 상장회사 유보금 547조 원의 8.6% 수준.

한국경제연구원 측은 정부출자기관이 많은 유보금을 보유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법률상 내부유보가 허용되는 범위가 민간에 비해 넓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민간은 이익금 처리순서와 이익금 적립 의무 등에 대해 상법에 적용받고 있다. 반면 정부출자기관은 일부기관을 제외하고 대부분 특별법에 준용되고 있으며, 그로 인해 상법에 따르는 민간은 이익준비금의 의무적립한도가 자본금의 50%로 제한되나 일부 정부출자기관은 특별법에 의거 자본금의 100%까지 이익준비금을 적립할 수 있다고 연구원 측은 설명했다.

이와 관련 이 보고서는 정부출자기관 배당수입은 점차 감소하는 추세에 있다고 지적한 뒤 지난해 정부출자기관 배당수입은 3256억 원으로 지난 2008년 9339억 원과 비교해 7년간 1/3 수준으로 하락했다고 근거자료를 제시했다.

특히 전기가스업종인 한국가스공사·한국전력공사·한국지역난방공사 등과 동종업계 민간기업 8곳의 배당현황을 비교한 결과 이들 정부출자기관은 민간에 비해 배당성향이 1.5배 낮고 부채비율은 2배 가까이 높다고 이 보고서는 분석했다. 또 이들의 유보금은 31조 원으로 비 금융 정부출자기관 유보금 2/3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김윤경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정부출자기관은 정부위탁사업을 수행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이익창출이 가능해 민간기업보다 재무제약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인데도 불구하고 적자보전과 경영악화대비, 공공사업투자를 위해 배당보다 유보를 선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정부출자기관도 수익성과 투자계획을 고려해 배당정책을 견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이에 대해 이들은 국가기간산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투자재원과 시기적절성 등을 고려할 때 유보금의 필요성이 있다고 이 보고서에 대해 반박했다.

에너지부문 정부출자기관 한 관계자는 유보금은 당기이익금 중 세금·배당 등으로 지출된 금액을 제외한 뒤 사내에 쌓아놓은 재원이며, 사업 확장이나 영업 활동을 위해 기계·설비·건물·현금성자산 등의 형태로 재투자되는 재원을 포함한 개념이라고 설명한 뒤 국책사업이자 장치산업이 사업성격상 대규모 재원이 필요하기 때문에 유보금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현재 대부분의 에너지사업은 일부 유보금과 함께 차입으로 신규 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안정적인 에너지공급 측면에서 투자는 적기에 이뤄져야 하고 계획된 사업이 제대로 추진되는데 유보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유보금은 직원들의 복지 등에 필요한 것이 아니라 반드시 필요한 투자를 위한 밑천”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에너지부문 노조 한 관계자는 “이들 공기업이 특별법 등에 의해 적용받는 것도 국가기간산업의 중요성이 강조되기 때문이며, 안정적인 투자기반을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투자재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유보금은 에너지의 안정적인 공급에 있어 최소한의 투자재원”이라고 밝혔다.

☞ 정부출자기관은 정부에서 자본금 50%미만을 출자한 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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